캐리커처 클래스에 가다

기사 요약글

어디 중년들이 즐길 만한 재미있는 곳 없을까?

기사 내용

도심 속 놀이터를 찾고 있다면 이곳을 주목할 것.

 

“캐릭터들의 표정이 다 밝고 재미있네요. 제 얼굴도 이렇게 표현되나요?”

다양한 캐리커처 작품을 신기한 듯 바라보던 서승만이 자신은 어떤 느낌으로 그려질지 궁금해한다. 이날 서승만이 찾은 곳은 충무로에 있는 복합 갤러리 ‘시간을 담다’. 캐리커처 숍으로 캐리커처는 물론 수채화, 민화 클래스가 열리는 공간이다. “직접 그리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전문 강좌도 있고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일일 체험도 진행합니다.”

 

캐리커처 배워서 재능 기부하는 중년들 많아

최근 캐리커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20~30대 직장인은 물론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이곳을 찾는다. 특히 중년들의 발걸음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본인의 캐리커처를 본 중년들의 반응이 무척 재미있어요. 캐리커처는 작가가 한번 재해석해서 그리는데 평소 볼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니 많이 어색해하지요.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요. 그런데 며칠 뒤 친구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주위 반응이 좋기도 하고 계속 볼수록 마음에 든다면서 좋아해요.”

호기심에, 몰랐던 자신의 캐릭터를 발견하기 위해 찾아오는 중년도 많지만, 재능 기부에 활용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경우도 많다.

“봉사활동을 할 때 캐리커처를 그려주면 받는 사람이 무척 좋아하더래요. 그래서인지 많은 분이 배우려고 하시더군요.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6개월이면 충분히 재능 기부를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캐리커처 체험은 두 종류다. 작가가 그려주는 라이브 체험과 본인이 채색하는 일일 체험이다. 서승만은 일일 체험을 선택했다. 체험은 서승만이 자리에 앉자 작가가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시작됐다.

“일일 체험이라도 처음부터 본인 얼굴을 그리긴 어려워요. 그래서 제가 윤곽을 따고 특징을 그려드리면 본인이 거기에 컬러를 넣어 완성하는 것이죠. 다만 선택해야 할 것이 있어요. 캐릭터가 재미있게 생기기를 원하는지, 점잖게 생기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작가에게 맡길지 결정해야 하는데, 되도록 작가에게 맡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잘 몰랐던 자신을 발견할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서승만은 개그맨답게 재미있게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작가는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표정을 분석하더니 5분 만에 작품을 내놓았다.

“내가 이렇게 못생겼다고?(웃음) 재치 있게 나왔는데요. 활짝 웃으면 이 모습과 똑같겠어요.”

 

파스텔로 화장하듯 색칠

캐리커처의 밑그림이 완성되자, 작가가 서승만에게 채색 방법을 알려줬다. 물감이 아니라 파스텔을 사용하는데, 방법은 간단했다. 칠하고 손으로 문지르면서 캐리커처에 색을 입혔다.

“색을 살색부터 칠하는데 초보자들에겐 명암 작업이 조금 힘들어요. 기본은 빛이 얼굴에 비친다고 생각하면서 코밑, 눈밑, 콧대 옆 등을 어둡게 칠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실수에 대한 부담은 덜어도 됩니다. 번지거나 잘못 칠하면 지우개로 지우면 되니까 편안하게 칠하면 됩니다.”

다만 어두운색을 칠한 뒤 밝은색을 칠할 때 손에 파스텔 색이 겹치지 않도록 손을 깨끗이 닦아야 하는 점은 주의할 것. 파스텔을 처음 사용해본 서승만도 어렵지 않게 작업했다.

“화장하듯 손으로 살살 문지르는 것이 방법이네요. 물감이 아니라 파스텔로 칠하니까 더 수월한 것 같아요. 명암을 넣기 어려운 부분이나 다소 칠하기 어려운 부분은 작가가 곁에서 도와주며 설명해주니 어렵지 않고요. 무엇보다 내 얼굴을 칠하는 것이 재미있고 색다른 기분이에요.”

채색한 지 30분 정도 지나자 드디어 서승만의 캐리커처가 완성됐다. 서승만의 표정에서 뿌듯함이 엿보였다.

“내 캐릭터에 대해 생각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제대로 배워서 친구들, 가족들을 그려주고 싶어요. 캐리커처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매력 있는 취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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