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하기 딱 좋은 나이

기사 요약글

50대의 나이에 유튜버에 도전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들에게 물었다. “유튜버 하면 뭐가 좋은가요?”

기사 내용

 

 

전국에 아들딸이 생겼어요 :아빠 ASMR 문정호

 

아날로그에 익숙한 50대에게는 여전히 낯선 세상이지만 유튜브라는 신세계는 중년의 삶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빠 ASMR’ 채널을 운영하는 문정호 씨 역시 유튜브에서 제2의 삶을 보았다. 성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나이가 들수록 직업적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인생의 후반전을 생각하던 차 유튜브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부터 성우는 아니었습니다. 젊었을 때 떡 장사도 해보고 피트니스센터 관장도 하다가 뒤늦게 진짜 제가 잘하는 건 뭘까 고민하다가 성우의 길로 들어선 거죠. 잘하고 좋아하는 걸 누군가에게 보여줬을 때 상대방이 즐거워하면 그게 그렇게 행복하더라고요.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같은 계기예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도전이었는데 하면 할수록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이게 또 다른 내 길이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유튜브에서 1020세대의 아빠로 통한다. 처음에는 ‘소리 식객’이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 ‘우리 아빠는 이렇지 않은데’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자신의 영상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그는‘유튜브 아빠’가 됐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고민을 터놓을 곳이 정말 없구나라는 생각도 했고, 이해와 공감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알게 됐어요. 실제로 제가 아빠이기도 하고 저 역시 젊었을 때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았기 때문에 어떤 마음인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만든 게 ‘아빠가 미안해’ 영상인데 그게 많이 마음에 닿았나 봐요. 그 영상 이후로 아빠라고 부르는 아들딸들이 엄청나게 많아졌어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 반 남짓, 현재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5만 명에 달한다. 그만큼 아빠라는 무게감도 묵직해졌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영상을 보는 아들딸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유튜버로 살면서 바른 생활 사나이로 거듭났어요. 어디선가 자식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져서 매일같이 이것저것 찾아보고 공부해요. 제가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그는 유튜버의 장점으로 젊음을 꼽는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젊어져 얼굴 표정까지 바뀐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는 요즘의 문화가 제 나이를 잊게 만들어줘요. 젊어졌다는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듣는지 몰라요.”

 

그는 유튜브를 보는 중년이 많이 늘었다면서 보는 것에서 나아가 한번 영상을 만들어 올려보라고 권한다. 전문 유튜버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낯선 세상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삶에 큰 용기를 준다는 이유다.

“제 또래의 사람들은 뭘 할 때‘이걸 하면 자식들이 어떻게 볼까’, ‘친구들이 뭐라고 할까’ 눈치를 많이 봐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대단하고 멋있다고 하죠. 그럼 젊었을 때 느꼈던 열정이 치솟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겨요. 하고자 하면 어려운 일은 없어요. 아들딸, 주변 지인들, 그리고 인터넷에 수많은 스승이 있으니 물어보면 돼요. 잘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게 우리 나이예요.”

 

 

 

삶의 영역이 넓어져요 :뽀따TV 김보연

 

“살면서 경험한 모든 것들이 콘텐츠가 되었어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7만3천 명에 달하는‘뽀따TV’의 주인공 김보연 씨는 유튜버라는 인생 날개를 달고 고공비행 중이다. 그녀는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을 위한 메이크업부터 패션, 건강까지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알려주는 중년 뷰티 크리에이터다.

 

원래 옷 가게를 운영했던 그녀는 가게를 옮기면서 잠시 쉬려던 차에 언니의 권유로 유튜브를 접했다. 그녀의 언니는 책<언니의 독설>로도 유명한 스타 강사 김미경 씨다.

“언니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자매들이 다 함께 나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4050 어려 보이는 메이크업’을 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나 봐요. 젊었을 때 전문적으로 메이크업을 배웠고 실제 강사로도 활동했거든요. 언니가 우리 또래가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뷰티 팁을 알려주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한 게 시작이었어요."

 

옷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한 경험까지 탄탄하게 내공이 쌓여 있던 그녀는 진짜 중년 여성의 고민, 궁금증을 해박하게 풀어냈다.‘50대가 말하는 우리 나이에 맞는’이라는 테마는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유튜브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났다. 특히‘4050대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5가지’ 영상은 조회수가 180만이 넘을 정도. 그녀는 인기의 비결을 외모뿐 아니라 내면을 가꿀 수 있는 정보에 있다고 꼽는다.

“제 채널 슬로건이 얼굴도, 마음도 예뻐지는 뽀따TV예요. 진짜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외모를 가꾸는 것뿐 아니라 내면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에요. ‘갱년기 마음 마사지’, ‘마음 메이크업’ 같은 영상도 그런 이유에서 만들었어요.”

 

그녀의 팬들은 깊이 있는 정보와 함께 진정성에 공감을 보낸다. 80개에 달하는 영상마다 달린 댓글에는‘엄마로서,여자로서 자존감을 올려줘서 고맙다’는 말이 줄을 잇는다.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고 있어요. 제 나이 정도 되면 미모와 건강을 다 잃어버렸다는 우울감이 찾아올 때예요. 저는그렇지 않다는 걸, 이건 또 다른 기회라는 걸 다양한 콘텐츠로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면 그 진심이 전해지지 않겠죠. 그래서 생각, 행동, 태도를 바르게 하고 스스로 내면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공부도 많이 해요. 갱년기에 관한 영상을 만든다고 하면 관련 책을 열 권 정도 읽는 건 기본이에요."

 

유튜버에 도전하면서 그녀는 안에 숨겨져 있던 뜨거운 열정을 마주하고‘무조건’이라는 인생 철학까지 얻었다. 세상에 쉬운 건 없다지만 한번 부딪히면 생각보다 쉽다는 걸 체득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정신’이 필요해요. 유튜브고 영상이고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런데‘무조건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니까 다 되는 거예요. 제 또래분들이 어려워서 어떻게 하냐고 종종 물으시는데 ‘손가락 몇 번만 두드리면 끝나요’라고 말씀드려요. 카메라나 스마트폰, 컴퓨터는 어디 가서 배우고 몸을 쓰지 않아도 정말 손가락만 움직이면 다 되잖아요.”

 

그녀에게 유튜버는 삶과 생각, 마음 그리고 배움을 나누는 직업이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인 세월과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뼘 더 성장한 자신을 느낀다.

“삶의 영역이 엄청 넓어졌어요. 이전에는 관심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크게 다가오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졌어요. 그 이유는 하나예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것. 시간이 흘러 언젠가 할머니가 되면 그땐 얼마나 더 나누며 살고 있을까요? 할머니 뷰티 크리에이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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