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입한 상조 업체가 폐업하면 어떡하지?

기사 요약글

최근 장례 준비를 위해 상조 서비스에 가입하는 이가 늘었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소비자 피해 사례도 늘고 있어 가입자의 불안도 크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함께할 제대로 된 상조 서비스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기사 내용

 

서비스는 대부분 비슷하다

대부분의 상조 서비스는 장기 가입을 요구한다. 10년에서 20년 가까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장례를 치를 때 조문객의 식비를 제외한 비용 대부분을 지원해준다. 한 상조 업체의 297만원짜리 상품(매월 1만5000원씩 198회 납부)을 살펴봤다. 장례식 때 장례지도사가 3일간 상주하고, 상가 예절 관리사와 전문 도우미를 지원하며 고인과 유족을 위한 차량을 지원한다. 수의와 관도 제공된다. 또 다른 상조 업체의 396만원짜리 상품(매월 3만3000원씩 120회 납부)도 비슷하다. 전문 장례지도사가 3일간 상주하고 입관용품과 차량이 제공되며 상복을 대여해준다. 사이버 추모 공간 조성과 문자메시지로 30년간 기일을 안내해주는 서비스, 추모 동영상 제작비 등도 포함돼 있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 업체는 전국에 150여 개가 있는데 업체가 난립하며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가입 전 살펴봐야 할 내용을 정리해봤다.

 

 

CHECK POINT 1
상조 업체 재무현황 확인

상조 서비스는 예적금이나 보험과 달라 안전성이 보장되지도 않고, 이자가 지급되지도 않는다. 다만 선불식 할부거래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에 따라 모든 상조 업체는 회원에게서 받은 납입금의 50% 이상을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예치해야 한다. 회사가 불가피하게 폐업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납입금 절반을 보상해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회비를 누락 신고하는 비양심적인 업체에 가입하면 절반은 고사하고 납입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폐업한 상조 업체는 100여 곳에 달한다. 특히 피해가 컸던 곳은 2016년 폐업한 국민상조였는데 당시 공제조합에 선수금(940억원)의 절반인 470억원을 예치해야 했으나 예치금이 90여억원에 불과해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손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상조 업체에 가입하기 전 재무 현황과 선수금 현황 등을 반드시 체크하라”라고 강조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ftc.go.kr) 정보공개 코너에서 상조 업체(선불식 할부거래사업자) 상호명을 검색하면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공정위 홈페이지의‘정보공개’→‘데이터 개방’→‘선불식 할부거래사업자’에서 확인 가능). 올해부터는 개정된 할부거래법에 따라 모든 상조 업체는 자본금을 15억원으로 증액해 재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안심 요소가 늘었다.

 

 

CHECK POINT 2
병원 상조 서비스와 비교할 것

상조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면 병원 장례식장에서 안내하는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잦다.

업계 관계자는“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경황 없는 상태에서 목돈을 지불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많은 상조 업체가 전화로 즉시 가입할 수 있으니 병원과 연계된 업체와 요금을 비교해보고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상을 당하기 전 염두에 둔 병원 상조 서비스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갑작스럽게 상을 치르더라도 병원과 상조 업체의 서비스를 꼼꼼히 비교하면‘호갱’이 될 확률이 적다. 다만 기존 상조 업체 서비스에 가입해 요금을 분납하던 중 상을 당하면 장례 이후 미납금을 일시불로 완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업체 선택 시 정규직 장례지도사가 있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때그때 장례지도사를 계약해서 쓰는 업체에서는 서비스의 질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CHECK POINT 3
상조 업체가 폐업했다면?‘내상조 그대로’ 서비스

중소 규모의 상조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공정위가 시행하는‘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기억해두자.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는 상조 업체가 폐업한 경우에 소비자가 돌려받는 피해보상금(납입금의 50%)의 2배를 인정받아 6개 참여 업체(프리드라이프, 교원라이프, 좋은라이프, 경우라이프, 휴먼라이프, 라이프온 등 선수금 규모 상위 업체와 회계지표 양호 업체) 상조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누락된 선수금의 100%가 아닌 50%만 추가로 납부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이런 내용을 쇼핑하듯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게 슬프지만 안 그러면 ‘호갱’이 되기 쉬운 것도 현실이다. 장례식장에서 마음의 상처를 두 번 받지 않도록 사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현명하게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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