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과학적으로 살펴봐도 소위 말하는 '멍때리기'는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뇌가 휴식을 취할 때 이제까지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하면서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뇌가 처리할 게 많은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멍때리기'가 필요하지만, 자극 없이 무료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멍때리기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뇌세포의 노화만 촉진한다. 따라서 무료한 뇌를 깨울 수 있도록 새로운 정보들을 입력해주자. 가장 좋은 것은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하는 것이다.

첫째. 하루 한 번 왼손 사용하기

전문가들이 뇌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꼽는 것이 손 쓰기다. 손에는 우리 몸의 어느 부위보다 치밀하게 신경망이 분포하고 있어 손을 움직일 때 뇌의 중추신경이 크게 활성화된다. 키보드를 치는 단순한 움직임보다는 손 글씨 쓰기, 바느질, 악기 연주, 종이접기 등 정교하게 손을 쓰는 동작이 좋다. 이왕이면 평소에 주로 쓰지 않는 손을 사용해보자. 뇌에 새로운 신경망이 생긴다. 오른손잡이라면 하루 한 번 왼손으로 양치를 하거나 단추를 끼워본다. 왼손으로 물잔을 잡거나 현관 비밀번호를 왼손으로 눌러도 좋다.

둘째. 소리 내어 책 읽기

독서처럼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활동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책 만 펴면 졸려서 한 장을 넘기기 힘들다면 큰 소리를 내어 책을 읽어보자. 치매 예방에는 조용히 속으로 읽는 것보다 오히려 소리 내어 읽는 게 더 좋다. 속으로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뇌 부위에 자극을 준다. 스마트폰보다는 종이책을 손으로 넘기며 읽는 게 좋다. 손의 촉감과 움직임으로 뇌가 더 많이 활성화된다. 책장을 넘길 때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

셋째. 안 가던 길 가보기

뇌에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라는 부위가 있는데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점차 위축이 된다. 해마와 관련해 영국의 신경과학자들이 런던 택시 운전기사들의 뇌를 검사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 택시 운전기사들의 해마가 매우 컸던 것. 런던의 복잡한 도로와 골목, 상점들을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늘 다니던 길에서 벗어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 길 저 길 돌아서 가보자. 운전을 할 때도 가끔 내비게이션을 끄고 스스로 찾아가보자.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

넷째.약간 숨차게 걷기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은 운동이다.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일주일에 5회, 1번에 30분 이상씩,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40% 정도 감소한다. 특히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이 좋다. 뇌의 미세한 혈관까지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뇌도 자극한다.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하체 근력이 약한 노인의 경우 인지기능이 떨어지는데, 빨리 걷는 운동만 해도 하체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슬렁슬렁 마실을 다니는 정도로 걷는 것으로‘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 번씩‘숨이 약간 찰 정도’로 걸음 속도를 올려보자. 그래야 운동도 되고 치매 예방도 된다.

사진 셔터스톡 출처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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