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브랜딩하다_창직을 코칭하는 정은상 씨

기사 요약글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1인 창업 시대가 도래했다. 1인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나다움을 찾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브랜딩 전략이다. 창직을 코칭하는 정은상 씨(64)의 사례를 참고하자.

기사 내용

 

Step 1. 브랜드 탐색
 

퇴직 이후 여러 직업을 거치며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다.

마흔여섯에 직장 생활 20년을 마감하고 인생 2막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창업도 해보고 여러 직업을 가져봤는데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9년 말 아이폰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조만간 스마트 세상이 올 것을 직감했다. 스마트폰 기능을 익혀가며 활용법을 배웠고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는 제조사의 스마트폰 서비스센터에서 하는 사용법 강의도 챙겨 들었다.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느냐 못하느냐는 '어떤 스마트폰 앱을 어떻게 잘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특히 페이스북 등 각종 SNS는 앱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컴퓨터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SNS를 익혀나갔다.


무료 코칭을 통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다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개설해 SNS 활동을 하자 '스마트폰 활용법을 가르쳐 달라'는 또래 지인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스마트폰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그들을 도우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고 자연스레 '코칭'을 떠올렸다. 어쩌면 이것이 나만의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시대적 환경도 달라지고 있었다.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활용해 개인이 곧 브랜드가 되는 퍼스널 브랜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읽으며 1인 창업에 눈을 돌렸다. 나의 관심사에서 인생 이모작과 스마트폰,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하면 기존 은퇴 코칭과 차별화된 나만의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

 

Step 2. 브랜드 구축


중년 세대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하다

콘셉트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생 이모작, 창업, 창직으로 결정했다. 가장 고심한 건 브랜드 네이밍이었다. 네이밍은 브랜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면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이름을 놓고 수없이 고민했다. 나의 글쓰기 강사와 브랜드 네이밍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화제에 올랐다. 지금 시대와는 거리감 있는 인물이지만, 맥아더의 인생 2막이 흥미로웠다. 그는 50대 중반에 퇴역하고 고향에 갔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60세가 넘은 나이에 재입대해 일본 천황의 항복문서를 받은 인물이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은퇴 이후 다시 돌아와 더 많은 업적을 남긴 그의 행보에서 은퇴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중년 세대라면 누구나 아는 친숙한 이름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중년들의 배움 공간이어서‘스쿨’이란 이름을 붙였다. 포털사이트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호가 있는지 확인한 뒤 ‘맥아더스쿨’ 로 네이밍했다. 네이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리사의 도움을 얻어 정식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나의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 1대1 코칭으로 나만의 차별화를 두다

네이밍을 한 이후 내 브랜드를 상징하는 로고를 고민했다. 로고의 전제 조건은 네이밍과 어울릴 것, 신뢰를 줄 것, 나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담길 것 세 가지였다. 내 사진을 직접 넣은 캐릭터형으로 결정했다. 코칭은 나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니 호감과 신뢰를 주는 사진을 촬영해 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로고를 명함과 SNS 채널 프로필에 활용했다.
브랜드 구축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건 시장 경쟁력 갖추기였다. 강연 업체에 소속돼 강사로 활동하는 그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1인 기업으로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일단 수업 방식은 1대1 코칭으로 잡았다. 시장을 분석해보니 인생 이모작과 창업 관련 코칭은 수십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해서 1대1 코칭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독서와 글쓰기를 활용했다. 코칭도 코칭이지만 내 브랜드를 알리려면 세상에 나의 존재를 드러내는 기본이자 콘텐츠의 깊이를 더해주는 도구로 독서와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봤다. 매월 인문학자가 진행하는 독서경영포럼에 참석해 책을 읽고 토론하며 지식의 깊이를 더했다. 그 후 무료로 진행하던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생 이모작 코칭을 유료로 전환하며 1인 기업의 출발을 알렸다.

 

Step 3. 브랜드 확산


블로그를 모태로 SNS 활동을 하며 뉴스레터를 발행하다

나만의 브랜드가 나만 아는 브랜드가 되지 않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했다. 소셜미디어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상호연결이다. 굳이 방송이나 신문에 홍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일단 블로그를 글쓰기 저장소로 만들고 여기서 확장해 네이버 포스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텀블러,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 가능한 모든 SNS 플랫폼에 나의 채널을 개설했다. 또 채널끼리 연동해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나의 브랜드를 알렸다. 여기에 하나 더. SNS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코칭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현재 약 3만2000명이 나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고 있다. 또한 SNS에 차곡차곡 쌓은 콘텐츠를 재가공해<마법의 코칭><창직이 답이다> 등 두 권의 책을 만들었다. 책은 나의 브랜드를 알리고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내 책은 내가 잠든 시간에도 전국을 돌며 나를 홍보하는 명함보다 더 강력한 브랜딩 도구였다. 실제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내가 쓴 책으로 독서 모임을 했다면서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해온 사례도 있다. 이 밖에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유튜브에 영상 칼럼을 제공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출판기념회, 포럼 등을 활용해 전문성과 관계성을 키우다

온라인 홍보는 내 브랜드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프라인 홍보는 관계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매달 4~5개의 경영 관련 포럼에 참석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최근 경영 흐름과 전략을 공부했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명함을 받으면 반드시 리멤버 명함 앱을 활용했다. 이 앱은 인맥 관리에 최적화된 앱으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기도 쉽고 나의 인력풀을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출판기념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출판기념회는 저자의 지인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나에게 우호적인 홍보 채널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수입과 상관없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SNS 홍보와 코칭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영역 확장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 분야의 인재를 구하던 공공기관과 연결된 것이다.
네트워크 시대는 연결이 또 다른 연결을 낳았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였다.

 

Step 4. 브랜드 관리


최신 정보를 제공하며 실시간 댓글로 교류한다

브랜딩은 구축, 확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 나는 무엇보다 평판 관리에 힘을 쏟았다. 이를 위해 내 일상은 SNS 채널을 통해 구독자, 팬들에게 공유된다. 1인 기업은 나 자신이 브랜드이고 나를 응원하는 구독자와 팬들은 나의 소비자가 되므로 브랜드 가치와 신뢰성을 높이는 데 일상을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내 SNS 채널을 긍정적인 메시지가 오가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쓴 모든 글에는 절대 긍정의 메시지를 담는다.
또한 인생 2막, 창업, 창직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1인 브랜드의 채널을 운영하며 느낀 것은 단순 인맥 관리용 채널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잘 운영되고 관리되는 곳은 SNS 채널 안에서 최신 정보가 교류된다. 오프라인 모임도 종종 하는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팬과 친구들이 모두 알고 있어서 거의 매일 만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때가 많다. 1인 기업을 창업한 이후 수입은 월 300만원 안팎으로 60대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남이 잘되도록 돕는다는 보람과 자부심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나의 브랜드가 나에게 준 고마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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