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무작정 걷는다고 살이 빠지나요?

기사 요약글

“건강한데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약이나 심리 치료보다 하루 5마일씩 힘차게 걷는 것이 가장 좋다.”

기사 내용

미국 심장협회 설립자이자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폴 더들리 화이트의 말이다.

걷기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두 건강을 위해 걷는다. 살도 빠지고 당 수치와 혈압도 내려가고 뼈도 튼튼해진다. 여기저기 쑤시던 것도 덜하고 기분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모두 의학적으로 증명된 걷기의 효과다. 문제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다들 열심히 걷는데 제대로 걷는 사람이 없다. “운동을 하러 공원에 가면 한눈에 보기에도 살 빼려고 걷는구나 싶은 여성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걸으면 아무리 걸어도 살이 안 빠지는데 싶은 모습이 대부분이에요. 운동을 해도 왜 살이 빠지지 않냐는 하소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요.” 박현정 케어필라테스 원장은 잘못된 걸음걸이로 걷기 운동을 하면 근육을 제대로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체형 불균형이 심해질 수도 있어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자세로 반복해서 걸으면 각종 척추질환과 관절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43%:일주일에 4시간 걷기 운동을 하는 50대 이상 남성의 경우, 1시간 미만으로 걷는 남성에 비해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평균 43% 낮다.(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연구팀), 14%:폐경기 여성이 하루 1시간 걷기 운동을 하면 유방암을 14% 줄일 수 있다. (영국 맥밀란 암 지원센터와 램블러즈 연구) 2,000걸음:매일 2천 걸음을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8% 낮다. (영국,세계 40개국의 당뇨 위험군 9천3백 명 조사)

 

독이 되는 걸음걸이

 

배가 많이 나온 중년 남성을 보면 배를 앞으로 내밀고 허리를 뒤로 젖히고 걷는데, 옆에서 보면 척추의 S라인이 과도하게 꺾여 있다. 그 상태로 오래 걸으면 척추에 부담이 지속적으로 쌓인다. 허리가 뒤로 젖혀져 있으니 척추 후관절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디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
팔자걸음을 걷는 이들도 비슷한데 발이 팔자로 벌어지니 무릎도 비틀어지고, 그 상태에서 하중이 가해지니 퇴행성 변화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고개를 앞으로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도 많다. 이런 경우 머리의 하중이 목에 쏠려 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하고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걷고 나면 개운한 게 아니라 오히려 목뒤가 뻐근하고 피로감만 더해진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제대로 걷고 있을까? 자신의 걸음걸이를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이 보고 평가해주는 것이다. 엉덩이를 씰룩거린다, 왼쪽 다리를 쩔뚝거린다, 왼팔을 더 움직인다, 팔자걸음이다, 배를 너무 내밀고 걷는다 등 앞뒤에서 걷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은 신발 밑창을 살펴보는 것이다. 뒤쪽 바깥 면이 가장 많이 닳아 있고 뒤쪽에서 안쪽 앞면까지 골고루 닳았다면 제대로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부분만 많이 닳았다면 걸음걸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약이 되는 걸음걸이

 

일단 양발을 11자로 걸어야 한다. 엉덩이와 하체에 의식적으로 힘을 주고, 억지로라도 무릎을 약간 스치듯 걷는다. 팔자로 걷던 사람이 11자로 똑바로 걸으려고 하면 엉덩이 바깥쪽이 아프거나 당겨 무릎을 다 펴지 못하고 구부정한 자세가 될 수 있다. 잘못된 걸음걸이로 약해진 근육이 제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양팔도 11자로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양팔은 앞뒤로 비슷한 간격으로 흔들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팔이 앞으로만 나가고 뒤로는 잘 나가지 않는다. 팔을 앞뒤로 흔들 때도 평행하지 않고 대각선으로 흔들게 된다. 어깨관절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을 앞으로 당기는 동작보다는 뒤로 쭉 미는 동작에 신경을 쓰고, 양팔을 앞뒤로 평행하게 흔들 수 있게 노력한다. 발바닥을 디딜 때도 발뒤꿈치에서 발 바깥쪽, 엄지발가락 순으로 디딘다. 이때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밀면서 무릎을 쭉 펴줘야 걷는 추진력도 생기고 다리 뒷부분의 스트레칭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도록 복부에 힘을 주고 누가 위에서 정수리를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허리와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걷는 것이 요령이다.


처음에는 바르게 걸으려고 하면 오히려 걸음걸이가 더 이상해진다. 다리 모양에 신경 쓰다 보면 어느새 팔을 몸통에 딱 붙인 채 로봇처럼 걷고 있고, 팔을 제대로 흔들다 보면 무릎을 펴지 않고 구부정하게 걷고 있다.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몸이 여기저기 당기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올바른 걸음걸이가 어색하면 어색할수록 그만큼 잘못 걷고 있었다는 뜻이다. 안 쓰던 근육까지 골고루 사용해 바르게 걷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고, 더불어 평소 자세까지 교정되어 잘못된 자세로 인해 생겼던 통증을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약이되는 걸음걸이 방법:턱은 당기고 시선은 20m 앞을 본다, 양팔이 옆구리를 스치며 평행하게 움직인다, 가슴과 어깨를 편다, 가볍게 주먹을 쥐고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든다, 앞에서는 엄지손가락, 뒤에서는 새끼손가락이 보인다, 배에 힘을 주어 안으로 당겨 넣는다, 무릎 안쪽이 서로 스치면서 걷는다, 양쪽 발이 11자가 되도록 걷는다, 엄지발가락 부위로 땅을 밀면서 무릎을 쭉 편다, 발뒤꿈치부터 딛는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해서 걸으면 척추와 무릎에 독이 되거나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도 있다. 걷기 전에 가볍게 발목이나 무릎관절을 돌리면서 풀어주고, 천천히 걷기 시작해 몸을 워밍업한 뒤 천천히 속도를 높여 나간다. 빠르게 걸었다면 속도를 낮춰 천천히 걸으면서 체온과 심박 수를 내려주고 허벅지와 종아리근육, 어깨관절 등을 풀어준다.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 걸어라

 

겨드랑이에 땀이 날 정도, 옆 사람과 이야기하기 약간 숨이 찰 정도로 걷는다. 이 정도의 속도로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번 정도 걷기 운동을 하면 체지방 연소, 심폐지구력 향상,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 증가, 인슐린 민감성 호전, 심혈관질환 예방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걷는 속도나 시간을 무리하게 잡아서는 안 된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그만큼 척추나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운동 강도를 조금 높이고 싶다면 시간은 동일하게 하되 속도를 높이고, 여기서 더 높이고 싶다면 걷는 횟수를 늘린다. 예를 들어 30분씩 2km를 걷는 식으로 일주일에 3회를 걸었다면, 30분씩 2.5km로 속도를 높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주당 6회, 일일 2회로 횟수를 늘려가는 식이다.

 

하루 1만 보는 걸어야 한다

 

‘1만 보=건강’이라는 공식은 어떻게 나왔을까? 일반적으로 성인의 일일 섭취 열량은 2,500~3,000kcal 정도다. 그중 기초대사량으로 소비되는 열량이 1,500kcal, 일상생활에서 몸을 움직이면서 소비되는 열량이 1,200kcal이며 매일 최대 300kcal 정도가 남는다. 이 열량을 운동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체지방으로 쌓여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체중이 65㎏인 성인이 300kcal의 열량을 소모하기 위해서는 약 9천 보를 걸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하루에 1만 보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걷고 있을까? 통계적으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은 5천 보, 가정주부는 4천 보 정도를 걷는다고 한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하루 1천 보도 걷지 못한다. 즉 1만 보를 걷기 위해서는 시간을 따로 내서 하루에 최소 6천 보를 더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걷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거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다면 따로 운동복을 차려입고 나가지 않아도 하루 걷기 양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평지를 걷는 것보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지만 자신의 척추와 무릎관절 상태를 봐가면서 해야 된다. 무릎관절이나 허리에 통증이 생기거나 악화된다면 일단 통증 치료를 먼저 받고 의사와 상의한 뒤 운동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보기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에서 만보기를 검색해서 다운받은 뒤 실행하면 된다.

 

Q&A 아래 글 참고

Q&A

 

  • 걸으면서 물을 먹으면 살이 더 빠진다?

    운동 중 물을 마시면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보충해 탈수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물 보충이 필수다. 그렇다고 살이 더 빠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운동 중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위에 부담이 갈 수 있으니 한 번에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걷기 전에 물을 1~2잔 마시고, 걷고 나서 1~2잔 더 마신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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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 워킹을 하면 운동 효과가 더 있을까?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파워 워킹도 괜찮다. 팔을 직각으로 구부려 빨리 흔들며 시속 6~8km로 힘차게 걷는 것이 파워 워킹이다.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조깅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걷기법이다. 운동 강도가 센 만큼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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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킹 전용 운동화를 사는 게 좋을까?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기능을 따져 신발을 살 필요는 없다. 안 신은 것처럼 편한 운동화가 가장 좋은 신발이다. 딱딱한 지형을 걸어야 하므로 약간의 쿠션만 있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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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걸을까, 저녁에 걸을까?

    언제든 상관없다. 굳이 따지자면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아침보다는 저녁에 운동하는 편이 낫다. 아침에는 보통 혈압이 10~20 정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새벽은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다. 미세먼지 농도를 매일 예보해주니 확인한 뒤 운동 시간대를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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