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기사 요약글

대자연의 신비와 마주하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기사 내용

발 밑에서 크렁크렁하며 생생한 진동이 느껴지고 대지가 숨을 몰아쉬듯 역동적으로 흔들리는 신비로운 땅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신비의 땅으로

미국 3대 국립공원 중 그랜드캐니언과 요세미티는 LA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는 반면 옐로스톤은 큰 도시와 거리가 너무 멀어 비행기로 가야 한다. 그럼에도 그곳까지 가야 할 이유는 많다. 세계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며 150년 전과 똑같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간헐천(Geyser Basin)은 뜨거운 물과 수증기, 여러 종류의 가스를 일정한 간격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뿜는 온천을 말한다. 전 세계 간헐천 중 3분의 2가 옐로스톤에 몰려 있다. 특히 남쪽 지역에 있는 올드페이스풀은 이 공원의 상징이자 하이라이트다. 주변을 걷던 이들이 정해진 시간만 되면 이곳으로 모여 50미터 넘게 솟구쳐 오르는 물줄기가 5분 가까이 굉음을 일으키는 광경을 구경한다. 여행객들이 질러대는 환호성과 어우러진 멋진 화음이 압권이다. 옐로스톤의 또 다른 매력은 순간순간 조우하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서식 동물 중에서도 아메리카 들소인 바이슨, 사슴의 일종인 엘크와 곰이 옐로스톤을 대표한다. 누군가 멀리서 곰 한 마리라도 발견하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난다. 주변에 있던 모두가 곰 쪽을 향해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워낙 멀어 보일락 말락 한데도‘나 드디어 곰 봤다!’는 듯 모두가 즐겁고 흡족한 표정들이다.

 

관광용으로 개발된 일부 핵심 지역이 아라비아 숫자‘8’ 모양의 도로로 잘 연결되어 있어 정해진 구간을 백패킹으로 트레킹할 수도 있겠지만 때때로 출현하는 곰에 대비해야 하는 등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공원을 대표하는 십여 군데 명소를 다 둘러보려면 차량을 이용하는 게 정석이다. 구간 거리를 렌터카로 이동해 주차해둔 다음 해당 명소를 트레킹하는 방식이다. 빨리 돌면 이틀, 다소 여유롭게는 나흘 정도 걸린다. 생명체가 태동하던 때 같은 원시 지구의 한쪽에서,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DAY 1공원 동남부

동문으로 입장한 후 만년설 고개인 실번패스를 넘어 야생동물 서식지인 펠리컨 크리크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산책한다. 야생동물 사진을 몇 컷 찍고, 다시 차를 몰아 해발고도 2400미터에 있는 옐로스톤 호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지난다. 여러 군데 조그마한 간헐천들이 밀집되어 있는 머드 볼케이노에서 간헐천과 들소들을 처음으로 만난다. 여러 광물 성분이 용해돼 있는 열수(熱水)와 수증기를 주기적으로 뿜어내는 크고 작은 온천들을 바라보며 1시간 정도 트레킹한다. 이어서 지나는 헤이든밸리는 광활한 경관을 보여준다. 미리 위치를 알아두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다. 이어서 로어 폭포와 어퍼 폭포를 포함하는 그랜드캐니언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아티스트 포인트 등에서 광활한 풍광을 감상하다가 계곡 아래로 내려가 한두 시간 트레킹을 즐기고 올라온다.

 

DAY 2공원 북부

하트오브칼데라에 차를 세우고 마운틴 워시번 트레일을 두 시간 정도 트레킹한다.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적당히 섞인 5킬로미터 거리다. 다음 코스인 타워 폭포는 주차장 옆 전망대도 좋지만 아래로 800미터 정도만 내려가면 훨씬 더 좋은 정경과 만날 수 있다. 북쪽 상단 루트는 차량으로 지나가고 북문 가까이 있는 매머드 핫스프링에 차를 세우고 두 시간 정도 머문다. 온천수가 지상으로 솟아오르면서 탄산칼슘으로 굳어버려 계단식 테라스 형태를 띠게 된 독특한 지형으로 이날의 하이라이트 코스라 할 수 있다. 북서 루트 중간에 자리 잡은 골든게이트는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 몇 컷을 찍을 만한 경관이다. 이어서 도착하는 노리스 간헐천도 둘러보는 데 두 시간 정도 걸린다.

 

DAY 3공원 남부

마지막 날 남서 구간의 중간 지점에는 파운틴 페인트포트와 미드웨이 간헐천이 있다. 두 곳 다 온천수가 펄펄 끓는 진흙이 있는 지점으로 각각 한 시간가량 트레킹한다. 옐로스톤에 오면 반드시 올드페이스풀에 들러야 한다. 공원 내 크고 작은 간헐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하다. 폭발 굉음과 함께 뜨거운 온천수를 40여 미터 높이까지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5분간 분출한다. 바로 옆에 있는 올드페이스풀 인(Inn)도 꼭 내부를 둘러봐야 할 명소다. 통나무로만 지은 호텔로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드넓은 옐로스톤 호수의 서쪽 한 구역은 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엄지손가락(thumb)을 닮아서 웨스트섬(West Thumb)이라 부른다. 웨스트섬 간헐천은 마지막으로 한 시간 정도 느긋이 산책하기에는 최상의 코스다.

 

찾아가는 교통편

직항 비행기가 없어 인근에 있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내려 소형 비행기로 갈아타고 옐로스톤 소공항에 내린다. 이후 렌터카로 와이오밍주 코디(Cody) 지역으로 이동하면 공원 동문(East Entrance)에 이른다. 공원 입구는 동서남북 총 5개인데 동문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입장료는 일주일권 5만원대.

숙박

공원 안에 있는 호텔과 펜션은 비싸고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공원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숙소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

여행하기 좋은 시기

매년 5월부터 9월까지만 개방한다.

 

도보 여행가 이영철

퇴직 후 5년 동안 자신이 선정한‘세계 10대 트레일’을 모두 종주했다.
<안나푸르나에서 산티아고까지><동해안 해파랑길><영국을 걷다><투르드 몽블랑> 4권의 여행서를 출간했다. 그의 여행 기록은 블로그 누들스 라이브러리(blog.naver.com/noodles819)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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