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족 같은 사이입니다

기사 요약글

가족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만 가까워지지 않는 관계가 있다면 바로 팀장과 팀원 사이가 아닐까? 요즘은 개인생활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점점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답이 없는 직장 생활에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팀장과 팀원', 그들의 관계 비결은?

기사 내용

 

SENIOR SAY 믿음을 주는 것이 내 역할

 

옥지원 부장

"엄마처럼 팀원들을 살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하지만 자리가 높아지는 만큼 상대방의 기분을 더 헤아리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는 않네요. "

 

 

일의 특성상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부딪힐 일이 많은데, 나름 연차가 꽤 쌓인 듯한데도 관계를 잘 이끌어가는 것이 여전히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열정이 넘치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가 있는 우리 일은 맺고 끊음이 정확하지 않다. 아이가 있는 엄마로서 가정도 중요하지만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출근해 일하는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일과 생활을 분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무를 하는 팀원들의 고충을 생각해 일하기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상사가 노력하지 않으면 일에 매몰되어 소진되다가 지쳐버리는 팀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오누리 과장은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자기 색이 강한 팀원들과의 사이를 함께 조율해가면서 책임감 있게 일을 해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와 달리 감정 표현이 풍부해 내가 챙기지 못하는 부분에서까지 팀원을 다독이며 이끌 때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에게 없는 부분을 업무적으로 발휘할 때 ‘팀원 복이 많구나’ 생각한다. 정량과 정성을 따져야 할 일에서 내가 정성에 집중할 때 그녀는 정량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나는 광고 영상을 열 명이 본 것보다 한 명이 단 좋은 댓글의 영향력을 더 평가하는데, 그녀는 몇 명이 어떻게 봤는지를 중요시 여긴다. 찰떡궁합처럼 상호 보완적이랄까.

 

상사로서 회사 입장을 대변하고 팀장으로서 직원들을 헤아려야 할 때 ‘나도 이제 꼰대가 되어가는구나’ 하고 느낀다. “나는 힘들어도 군말 없이 일했는데, 그냥 넘어가주면 안 될까”란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고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들도 그 시기에 맞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원래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줘야 하는 게 역할이니 나의 불만은 사실 내 노력의 부족함이리라.

 

 

JUNIOR SAY 섬세와 배려를 배웁니다

 

오누리 과장

"워라밸, 누구나 원하지만 잡을 수 없는 거 아닐까요? 어떤 부분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직 전 일과 삶을 분리시키는게 어려워요."

 



사회생활 초년생일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힘든 게 있다면 일의 소화력이다. 초년생일 때는 멋모르고 주어진 일을 요령 없이 해서 일에 체기를 느꼈다면 지금은 더 많은 것을 더 넓게 봐야 하는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팀장님은 무한 긍정의 체력왕이다. 회사에서는 상사로서, 퇴근 후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내로서 많은 것을 신경 쓰는데도 언제나 지치는 기색 없이 ‘오늘도 맑음’이기 때문. 게다가 팀원에게 어려움이 생긴 것 같으면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방향을 제시한다. 그것이 업무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 가장 존경스럽다.

 

나는 감정 표현이 크고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팀장님을 힘들게 하는 팀원일 것이다. 게다가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참지 않고 말하는 편이라 가끔 나 같은 후배가 내 밑에 있다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팀장님은 이런 점이 내 장점이라고 오히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따뜻한 말 한마디 덕분에 일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끔 팀장님 덕분에 웃음이 난다. 온라인 홍보 업무의 특성상 인터넷 용어를 즐겨 쓸 때가 많은데 종종 팀장님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게 뭔 뜻이에요?”라고 물어본다. 장난스레 퀴즈를 내는데도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정답을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귀여움을 느낀다. 가끔 세대 차이를 느낄까 걱정하는 기색도 비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나야말로 나이에 맞는 말을 써야 하는데.

 

아직 나는 밥을 잘 사주는 선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가족들보다 오랜 시간 얼굴을 보는 후배들과 다양한 고충을 이야기 나누지만 아직 그들의 감정까지 섬세하게 어루만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도 모르게 업무적으로 뾰족하게 말할 때가 있어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경력이 쌓이면 팀장님처럼 될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SENIOR SAY 형이라는 별명이 좋습니다

 

김학규 실장

"팀원들과 잘 소통하고 싶은데 자리가 주는 어려움이 있는지 팀원들이 어려워하는 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겠죠."

 

 

사회생활을 한 지 22년째다. 어느덧 상사의 입장이 되니 과거 나의 상사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이해된다. 내가 처음 회사 생활을 했을 때는 지금보다 위계질서가 훨씬 강했다. 잘못을 하면 혼나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부장님이 사주던 술맛으로 잊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팀원을 혼내고 퇴근 후 술 한잔으로 미안함을 대신하는 것은 애정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었다.

 

가끔 초심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친구가 바로 김형문 과장이다. 함께 일한 동안 변치 않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에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하실 수 있으세요?” 하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한다. 사실 팀원이 팀장에게 식사 제안을 먼저 하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 고맙다. 잘 맞는 사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나이 차이를 실감할 때가 있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겹치는 노래가 거의 없다. 게다가 그가 또래와 이야기 나누는 걸 듣다 보면 종종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올 때가 있다. 내가 모른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는 건 비밀이다.

 

회사에서 내 별명이 ‘형’이라는 걸 알았다. 김형문 과장도 종종 일을 마친 후 ‘학규 형님’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기억을 되살려보니 서로 힘든 점을 이야기 나눈 후에 그렇게 부르게 된 것 같다. 사실 나도 그가 동생 같다. 그의 장점 중 하나가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도 이야기 나누는 것이 불편하지 않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커진다는 걸 느낀다.

 

내가 사원일 때는 사실 정시에 퇴근해본 기억이 없다. 지금은 의사결정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을 따지면 그때보다는 정시 퇴근이 늘었다. 하지만 지금 실무를 담당하는 팀원들은 현실적으로‘워라밸’을 지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종종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는 팀원을 보면 미안하고 고맙다. 그런 중에 기한 내에 일을 마치지 않았으면서도 정시에 퇴근하는 친구들이 있다. 분명 다음 날이면 머리를 긁적이면서 “시간을 더 주시면 안 될까요?”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 옛날에 그렇게 일 안 했다’란 말을 꾹 참는다. 왜? 꼰대라고 할까 봐.

 

선배로서, 상사로서 직장 생활 하는 친구들에게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 22년의 직장 생활 동안 일에 쫓기며 살았지만 결국 좋아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한 템포 쉬어도 게으르거나 나태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잘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JUNIOR SAY 책임지는 리더를 꿈꿉니다

 

김형문 과장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 누군가는 그 일을 짊어지게 됩니다. 자신의 일을 책임 있게 해내는 게 회사 생활의 기본이 아닐까요?"

 



마지막 면접을 끝내고 입사 합격 공지를 받던 날이 기억난다. 너무 기쁜 마음에 1km 달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릴 만큼 행복했다. 그렇게 들어온 회사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다고 자부한다. 처음에는 잘하고 싶은데‘열심히’밖에 할 수 없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하는 것은 물론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인지 가늠하는 시간이 생겼을 만큼 말이다.

 

실장님과 일하기 전 그에 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한번 내 새끼는 영원한 내 새끼’라는 말이 돌 정도로 팀원들을 끔찍이 아낀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일해보니 실장님은 존경받을 수밖에 없는 면모가 많은 분이었다. 일의 방향과 목적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무형의 것까지 염두에 두고 지시를 내린다. 사실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해도 의도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경우가 있어 당황할 때가 있는데, 책임지고 완벽하게 수습하는 모습은 내가 닮고 싶은 리더의 그것이었다.

 

외부 사람들과 회의할 때도 그분의 진가를 볼 수 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든 어려운 사람이든 일이기 때문에 만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붉히거나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자리에서도 그는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한다. 시간이 지나 그들에게 받는 평가가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이다. ‘인간적으로도 더 친해지고 싶은 분.’

 

결혼 후엔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일을 최대한 정시에 마치고 가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많은 사람이 워라밸에서 질보다는 물리적인 시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 후 시간을 얼마나 질적으로 잘 쓰는지가 워라밸의 취지인데, 퇴근을 몇 시에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여겨져 조금 아쉽다.

 

후배가 생기면서 선배로서 어려움을 느낀다. 문득 ‘예전에 안 그랬는데’ 같은 생각을 하며 익숙한 것을 찾으려는 내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 스스로 경계하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꼰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꼰대가 되는 거라면 새로운 것에 더 유연하고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는 멋있는 꼰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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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
가정의 행복은 건강.사랑.우애가 가장 중요하지만 경제적 여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론머스크도 인정한 무자본 프로젝트는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또는 직장에서 여유시간을 통한 투잡 또는 부업형태로도 할 수 있는 소소한 일거리가 화제입니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그저 "앱"하나 설치햇을뿐인데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죠. 앞으로는 웹3시대입니다. 웹3시대에는 주로 부업형태가 "앱"을 설치하는것만으로 소득이 되는 흐름으로 갑니다. 아래 안내된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https://cafe.daum.net/Xcelerate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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