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이성 친구가 생겼습니다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FATHER’S SAY

딸에겐 쿨하지만

남자 친구에겐 깐깐한 아빠

 

“딸아, 아빠는 너의 연애를 언제나 응원하고 잘되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남자 친구와 어떤 문제가 생겼다면, 아빠는 항상 열려 있으니 대화를 하도록 하자. 그리고 아들아, 연애를 많이 해봐야 결혼을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연애와 다르게 결혼은 한 번이 좋은 것 같아. 이혼해봐야 거기서 거기다. 다행히 나는 한 번밖에 안 했으니 너희도 그러길 바란다. 이상!”

-지성현(60세)


집 앞에서 키스를 했을 거라는 예상은 해요. 분위기, 옷차림새, 표정에서 알 수 있죠. 하지만 티는 내지 않아요. 알고 있지만 내색하지 않는 게 프로죠(웃음). 만약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면?‘계속 즐겨라!’라고 말할 거예요. 나도 그랬는데 뭐. 요즘 아빠들은 이런 문제에‘쿨’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내 딸의 남자 친구가 마음에 안 든 적이 있냐고요?자식의 이성 친구를 100% 마음에 들어 하는 부모는 찾기 힘들 거예요. 평소 아이들에게‘난 너희 의견을 존중해’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진짜 속마음은 꺼내지도 못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도 이야기는 안 한다니까. 그냥 두는 거지. 잘되든 안되든 지켜보는 수밖에. 하지만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헤어지도록 옆에서 자극을 주겠지요(웃음).

딸은 남자 친구가 생길 때마다말을 해서 알고 있지만 막내아들은 그런 적이 없어요. 하지만 머지않아 우리에게 소개해줄 날이 올 거라 생각해요. 가령 서로의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싶은데 그게 안 될 때라든가.‘이유가 있으면 소개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티 내지 않고 기다리는데 그래도 속으론 엄청 궁금하죠. 가장 궁금한 건‘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거예요. 생김새만 보면 어떤 사람인지 딱 알 수 있으니까요.

딸이 남자 친구와 찍은 사진을 카톡 프로필로 올려도관심 없어요. 자기 프로필사진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여서 우리 딸이 사진을 올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사진을 보게 된다? 그러면 그때도 한마디 하겠죠.‘그놈 실물 좀 보게 언제 한번 데리고 와봐라.’


일찍 집에 들어오던 딸의 귀가 시간이 늦어졌지요. 안 보이던 물건이 생기고, 시끄럽다고 영화관에 가기 싫어하더니 영화광이 되었는지 보지 않은 영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외출을 하려면 옷을 수십 번 갈아입더군요. 혹시 내 아이가 연애를 시작한 걸까요? 나는 생각이 트인 부모니까, 쿨한 부모이고 싶으니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데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연애하는 딸의 마음은 어떤지 너무 궁금합니다. 다른 부모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인지 궁금하고요.

 

 

DAUGHTER’S SAY

연애도 하고 싶고 부모님 마음도 이해되는 딸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 내 연애에 관심도 많고 걱정도 많은 거 아는데 나 정말 괜찮아. 그냥 자유롭게 연애하면서 나름대로 배우는 것도 있고 알아가는 것도 많아.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도 좋게 봐줬으면 해. 아빠만큼 좋은 남자 친구 만나서 이쁜 연애할게.”


서하영(22세)


집 앞에서 몇 번 키스를 한 적은 있지만 들킨 적은 없어요(웃음). 만약 엄마에게 들켰다면, 당황하지 않고 모르는 척 넘어갈 생각이에요. 하지만 아빠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 자리에서 손에 불이 나도록 잘못했다고 빌 거예요. 아빠는 이해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요.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며.

부모님께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말씀드리면 우선 표정이 굳죠. 그러곤 심문이 시작됩니다.‘어디가 좋아서 만나니?’‘많이 좋아하니?’ 이런 질문들은 제 입에서‘대단한 사이’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걔는 어디 사니?’를 꼭 물어봅니다. 어디 사는지가 왜 궁금할까요?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암튼 질문은 엄청 하면서, 제 연애에‘관심 없는 척’‘쿨한 척’은 엄청나게 하세요. 하지만 전 알죠. 엄마 아빠가 쿨하지 않다는 걸. 하고 싶은 말과 실제 하는 말이 다르다는 게 눈빛에 드러나거든요.

처음 남자 친구가 생겼을 땐 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쑥스럽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혼날까 봐 두렵기도 하고요. 그런데 숨기기에는 이미 엄마한테 들킨 것 같아서 엄마에게 먼저 말씀드렸더니 대뜸 사진 좀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보시고는‘괜찮네, 잘 만나봐’라는 말 대신‘착하게 생기긴 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리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반기지 않아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엄마에겐 말할 수 있는데 아빠에게는 좀… 그냥 무조건 반대할 것 같아서 두려워요.

남자 친구와 찍은 사진을 카톡 프로필로 안 하냐고요?사실 아직까지 제가 연애하는 걸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성격 자체가 워낙 조심스럽고 신중한 편이어서 남자 친구를 사귀자마자 말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무엇보다 부모님이 정말 싫어하세요. 하지만 남자 친구와 오래 만나게 되면 프로필사진으로 올릴 생각이에요. 그때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으니까. 제 프로필사진에 남자 친구와 찍은 사진이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부모님의 응원만 바랄게요.

 

 

MOTHER’S SAY

설렘과 걱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


“사랑하는 딸아,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단다. 지금은 연애를 많이 해보면서 나중에 결혼할 때 정말 너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재밌게 연애도 하고 다양한 사람도 만나면서 널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찾길 바란다.”


김영미(50세)


밀당이요? 우리 때 밀당이라는 말이 있었던가?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인 만큼 밀당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죠. 밀당이라는거, 사실 귀찮지 않을까요? 마음이 있어도 없는 척, 계속 눈치 봐야 하는 것도 그렇고. 저도 솔직한 편이라서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확실하게 얘기하지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밀당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부모 입장에서는 왠지 상대방한테 끌려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싫더라고요.

엄마 마음과 딸 마음은 다른 것 같아요.저도 통금 시간이 있었고 일찍 들어가기 싫었지만 엄마가 되니까 똑같이 딸에게 통금 시간을 만들게 되더라고요. 통금 시간은 12시예요. 그 시간이 넘어가면 그때부터 문자를 하고 전화를 하지요. 아무래도 통금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 부모들은 딸이 밖에 있다고 하면 걱정되잖아요. 그러면서도 내가 연애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이해가 되기는 해요. 하지만 통금 시간이 있어야 통금 시간을 지키려고 하면서 시간 관리도 하고 신경 쓸 테니 통금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연애할 때 부모님께 드릴 선물보다남자 친구에게 훨씬 비싼 고가의 코트를 사준 적이 있어요. 사랑하니까 그게 아깝지가 않더라고요. 내로남불이라고 딸이 그렇게 한다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부모를 더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은 어느 부모나 똑같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죠.저도 연애할 때 여행을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그때는 통금도 있고 어려웠지요. 그래도 몰래 가기도 했어요. 알리바이 다 맞추고 친구 한 명 더 끼워서 가는 거예요. 들킬까 봐 불안한 마음이었죠.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잘 다녀오라고 말하면서 주의할 것들을 얘기해줘요. 잘못해서 아기라도 생기면 어떡해요(웃음). 여행을 같이 가겠다고 한다면 서로 어느 정도 믿음이 있으니까 가는 거 아니겠어요? 자식을 믿는 거죠.

 

 

SON’S SAY

솔직하게 말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아들

 

“엄마가 항상 좋은 여자 친구 만나야 내가 잘된다고 말씀하셨던 거 기억하고 있어요. 저도 그 말씀이 맞다는 거 잘 알고 있고요. 부모님 걱정 안 하시게 예쁜 연애하고 좋은 배우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할게요.”


이태영(25세)


제 또래는 다들 밀당을 할 거라고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근데 막상 밀당하는 친구는 많지 않아요. 저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솔직한 마음을 직접 얘기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거든요. 아, 상대가 밀당하는 걸 눈치챈 적은 있어요. 일부러 연락을 안 하는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는 고민이 되긴 해요. 나도 밀당을 해야 하나? 밀당하는 걸 원하나? 그래도 밀당하는 것보단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더 좋아요. 부모님은 가끔 제가 여자에게 끌려다니는 것 같다며 싫은 내색을 하세요. 그런데 끌려다니는 거 아니랍니다. 그게 바로 요즘 다들 말하는‘밀당’이란 것이지요.

연애를 하면 집에 늦게 들어가게 되는 건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들이라 그런지 통금은 없어요. 부모님에게 늦는다고 미리 이야기만 하면 크게 뭐라고 안 하세요. 물론 많이 늦어지면 신경을 쓰시죠. 기다리지 말고 주무시라고 말씀드리지만 제 말을 안 들으세요. 여자 친구도 공식적으로는 통금 시간이 없어요. 하지만 시간이 늦어지면 부모님께서 신경 쓰실 테니까 남자 친구 입장에서 더 의식하게 돼요. 같이 더 있고 싶지만 어쩔 수 없죠.

솔직히 부모님 선물보다 비싼 걸여자 친구에게 선물로 사준 적이 있어요(웃음).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선물할 때 보통 부모님께는 옷 선물을 해드리고, 여자 친구한테는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보고 사줘요. 평소 여자 친구가 특히 좋아했던 거, 사고 싶다고 말했던 걸 기억했다가 사주기도 하지요. 엄마한테도 그러냐고요? 엄마는 갖고 싶다는 말 안 하시던데요(웃음)? 마음은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자주 해드리고 싶은데 막상 상황이 되면 저도 모르게 여자 친구를 더 챙겨주게 되더라고요. 부모님께서도 제 마음을 아실 거라 믿지만 그래도 제가 먼저 부모님 생각하고 챙겨드려야죠.

여자 친구와 여행 가는 걸처음 허락받을 땐 걱정이 많았어요. 반대하실 줄 알았거든요. 근데 부모님께서 잘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숨기기보단 부모님께 먼저 허락을 받고 여행을 가고 있어요. 주변에선 다른 걸로 걱정을 해요. 여자 친구랑 여행을 가면 많이 싸운다고요. 그런데 막상 가니까 여행 스타일도 잘 맞고, 재미있어서 지금은 자주 가려고 해요. 부모님과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