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정돈을 하면 생활이 한가해져

기사 요약글

‘어른의 생활 철학’을 담은 SNS를 운영하며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빈센트. 그는 삶에 핑계를 대지 않고 촘촘한 일상을 통해 오히려 여유를 즐긴다. 그에게 ‘쓸모 있는 어른’으로 사는 삶의 지혜를 물었다.

기사 내용

빈센트를 좀 아는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새롭게 나타난 ‘쓸모 인류’라 부른다. 쓸모 있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그는‘쓸모’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가진 인물로, 어떤 면에서 괴짜에 가깝다. 선반 하나, 서랍장 하나도 용도와 쓸모, 그리고 자신의 기준에 맞춰 제작하고 배치하면서 삶을 주도적으로 조율한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 나이 정도 되면 좀 대충 살아도 되지 않나?’라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그에게 가장 먼저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왜 정리 정돈을 열심히 하는지, 정리 정돈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빈센트의 대답은 사차원에 가까웠다. “정리 정돈을 하면 생활이 한가해져.”

 

정리 정돈을 잘하면 지구가 깨끗해져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정리 정돈의 기본은 ‘계획’입니다.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둘 것인지, 어떻게 보관해야 깔끔한지 등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제대로 세워야 오랫동안 안전하게 잘 쓸 수 있습니다. 물건은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금방 망가지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 또 새로 사야 하고요. 이런 게 바로 낭비고 반복되면 공해가 되는 거지요. 그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원을 쓰고 환경을 훼손하겠어요. 정리 정돈을 잘해서 물건을 오래오래 잘 쓰는 건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결국 지구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정리 정돈은 무조건 성공하는 투자야

나이가 들어도 하고 싶은 거, 되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걸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예를 들어 평소에 보고 싶었던 사람이 갑자기 찾아온다고 연락이 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손님을 맞을 수 있습니다.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청소도 해야 하고, 장도 봐야 하고 갑자기 바빠집니다. 정리 정돈을 하면 반가운 사람과 써야 할 시간을 다른 곳에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즉, 내가 좋아하는 걸 더 즐길 수 있어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시간 투자인 셈이지요.

 


 

있으면 몰라. 없으면 알아

사랑은 안 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아는 것처럼 세상에는 없지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지가 쌓여 있으면 오히려 잘 몰라요. 그런데 없으면 알지요. 왜? 반짝반짝하니까.

 

정리정돈은 지적인 운동이야

사람은 나이 들수록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들 배우지요.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누구나 어설프고 둔하지만 점점 잘하게 되는 것처럼 정리 정돈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느는 게 정리 정돈이에요. 그리고 다른 취미는 무릎이나 손, 발이 나빠지면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리 정돈은 영원히 가져갈 수 있는 취미예요. 심지어 나이를 먹을수록 가장 쓸모 있는 취미랍니다.

 

정리 정돈 잘하려면

빈센트가 알려주는 정리 정돈의 비법은 그야말로 엉뚱했다. 요리조리 물건을 배치하고 청소하라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많습니다. 그만큼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 뜻입니다. 정리 정돈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정리 정돈을 잘하려면 하기 싫은 걸 해봐야 해요. 손해 볼 것이 없는 일로.”

 

 

못을 100개쯤 박아보세요

못과 좋은 망치를 사서 하루에 열 개씩 나무에 박아보자. 꾸준히 못을 박다 보면 능숙해지면서 재미도 느껴질 것이다. 정리 정돈은 누구를 시키면 시간이 걸리고 쉽지도 않다. 못을 박는 것처럼 스스로 조금씩 꾸준히 해봐야 잘할 수 있다. 좋은 망치를 사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돈을 들인 만큼 쓰기 때문.

 

30분 이상 집 주변을 산책하세요

일주일에 두세 번씩 30분 이상 시간을 내서 걷는 건 어렵다. 추천하는 이유는 하나. 걸으면서 만나는 주변의 모습 때문이다.
‘저 집 앞은 깨끗하네’ ‘전깃줄이 깔끔하네’ 등 걷다 보면 예쁘게 정리 정돈된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정리를 하면 좋을지에 대한 마음도 가질 수 있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세요

나이를 먹으면 이상하게 배려심이 옅어진다. 나이가 많건 적건 먼저 배려를 해야 주변도 나를 배려해준다. 정리 정돈은 스스로를 배려하는 일이다. 나와 내가 사는 환경을 배려하면서 사는 것. 문을 잡아주는 건 상황에 대한 배려이자 입구에서부터 자신의 정돈을 시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획 서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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