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로 가는 옛길, 페루 잉카 트레일

기사 요약글

잉카 트레일을 걸어 나흘째 되는 날 아침, 극적으로 마추픽추의 장관과 조우한다. 비록 폐허지만 옛 도시의 섬세함과 장대함, 정교함에 감탄하며 압도된다. 잉카인의 위대함과 경외감을 실감하러 가는 길, 페루 잉카 트레일이다.

기사 내용

 

 

 

감동과 희열의 길

 

 

‘잉카 로드’라 하면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시작해 페루를 종단하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 이어지는 40,000km의 장거리 길을 말한다. 무자비한 유럽인들을 피해 남미의 인디오들이 안데스산맥을 끼고 숨어 다니던 생존길이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체 게바라가 고물 오토바이 한 대로 6개월간 달리며 세계에 눈뜨던 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잉카 트레일’은‘사라진 잉카 도시’ 마추픽추로 향하는 45km 산악길을 말한다. 그 옛날의 인디오들에게는 고난을 줬지만 오늘날의 트레커들에게는 감동과 희열을 선사하는 길이다.

 

페루를 찾는 사람들은 리마보다는 잉카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를 더 찾는다. 해발 3,400m 안데스 분지에 자리해 있으면서 유서 깊은 잉카문명의 본산이자 한때‘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던 곳이다. 트레커들에게는 잉카 트레일을 걸어 마추픽추로 가려는 사람들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여행사에 따라 몇 가지 옵션이 있으나 대개는 3박 4일 정형화된 종주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모든 일정에 숙식이 포함되기 때문에 개인은 의복과 침낭만 잘 챙기면 된다. 개별 트레킹은 금지되어 있고 반드시 여행사를 통하여 가이드를 동반한 패키지 팀을 따라야 한다. 여권 지참이 필수이고 출발점과 중간에 세 번의 체크포인트를 지나며 신상을 확인받는다. 입산 인원은 하루 500명 이내로 제한된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가이드와 짐을 드는 포터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실제 트레커 수는 하루에 300명 이하인 셈. 패키지 한 팀은 가이드와 포터를 제외하고 통상 10~20명으로 구성된다.

 

시간과 체력이 여의치 않은 이들에게는 3박 4일 트레킹이 아닌, 버스로 마추픽추에 오르는 당일치기 관광도 인기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마추픽추를 서너 시간 둘러본 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로 내려와 기차와 버스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오는 상품이다.

 

 

 

 

1 DAY

km82에서 와일라밤바까지 11km

 

 

새벽에 쿠스코에서 버스로 2시간 반 이동해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한다. 인근 피스카쿠초에서 버스를 내려‘km82’ 지점 체크포인트에서 입장 심사를 받는다. km82는 쿠스코부터 철로를 따라 82km 떨어진 지점이란 뜻이다. 입장 심사를 통과하면, 흙빛 탁류가 거세게 몰아치는 우루밤바강 위의 구름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왜소한 인디오 포터들이 3박 4일 동안 먹고 자는 데에 필요한 식자재와 텐트 등을 짊어진 채 뒤따르는데 그 모습이 익숙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성벽 유적지인 윌까라까이와 수백 미터 절벽 아래 농촌 마을인 약따빠따가 첫날 인상에 남는다. 우루밤바강과 헤어진 후 쿠시차카강을 옆에 끼고 계곡길을 두세 시간 더 오르면 오른쪽 언덕에 넓은 캠핑장이 나타난다. 잉카 트레일 첫날 숙박지인 와일라밤바다. 해발 3,000미터를 넘기 때문에 첫날부터 고산 증세에도 대비해야 한다.

 

 

 

 

2 DAY

해발 4,215m 죽은 여인의 고개 13km

 

 

가장 높이 올라가는 고난도 구간이다.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라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 전날 체크포인트에서 신고된 인원과 같은지 점검하는 제2의 체크포인트를 지난다. 세 시간쯤 오르니 점심 식사 장소인 율류차빰빠에 도착한다. 식사하며 기운을 보충한 것도 잠시, 더욱 가파른 길 때문에 풍경을 즐기기가 힘들다. 돌계단 위로 이마의 땀방울을 두어 주먹 정도 뿌려댈 즈음 정상에 도달한다.‘죽은 여인의 고개’를 뜻하는 해발 4,215m의‘와루미 와누스까 고개’다. 점심시간 두 시간을 포함하여 출발한 지 7시간 동안 해발 고도차 1,200m 이상을 올라 한라산 백록담의 두 배가 넘는 높이에 섰다. 고개 아래로 두꺼운 구름이 깔려 있어 천상의 세계에 올라선 듯한 기분에 젖는다. 30분가량 머문 뒤 하산을 시작하면 종착지인 파카이마요 캠핑장까지는 한 시간 반 거리다.

 

 

 

 

3 DAY

여러 잉카 유적을 만나며 16km

 

 

내리막이 이어지고 잉카의 여러 유적을 만나는 날이다. 첫 번째 유적지 룬꾸라까이는 요새나 쉼터, 장터 등 다목적으로 지어진 견고한 구축물이다. 두 번째 유적지 사야크마르카는 대지의 신 파차마마를 위해 만들어진 성스러운 곳이며, 세 번째 유적지 콘차마르카는 파발마들의 휴게소이자 요새 역할까지 한 곳이다.

 

이후부터는 급격한 내리막이다. 고도차 1,000m를 단숨에 내려가는 막바지에 이르러 인티파타 이정표 삼거리를 지나면 잠시 후 산골 인디오 마을이 나타나고, 이윽고 숙소가 될 위나이와이나 캠핑장과 만난다. 내리막이 많아 쉬우리라 예상했지만 도착하고 보니 10시간 넘게 걸리는 여정이라 금세 곯아떨어진다.

 

 

 

 

4 DAY

태양의 문 인티푼쿠 거쳐 마추픽추까지 5km

 

 

마지막은 새벽 5시 전후에 출발한다. 일출 시간에 맞추어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하기 위해서다. 위나이와이나 캠프 바로 아래에 잉카 트레일 세 번째 체크포인트가 있다. 체크포인트를 출발한 지 한 시간쯤 지나면 급격한 오르막 돌계단이 앞을 가로막는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오르고 나면 갑자기 시야가 확 뚫리면서 익숙한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누구나 사진으로 많이 보았을 마추픽추, 그 실제 모습과 조우하는 순간이다. 마추픽추 전체의 경치가 내려다보이는, 마추픽추의 관문 인티푼쿠에 올라서면 짜릿한 전율이 인다. 내려다보이는 마추픽추와 그 뒤에 우람하게 솟은 와이나픽추, 한결 더 가까워진 우루밤바강이 한데 어우러져 장엄의 극치를 이룬다.

 

 

찾아가는 교통편

잉카 트레일의 관문인 페루 쿠스코까지는 직항이 없다. 항공편에 따라 LA나 리마 등을 경유해야 한다. 대개 쿠스코에서 당일 새벽에 예약한 패키지 여행사의 지정 버스를 타고 트레킹 출발점까지 이동한다.

 

숙박

3박 4일 내내 가이드와 포터가 동행하며 숙식을 제공한다. 정해진 캠프에 포터들이 미리 도착해 2인용 텐트를 인원수대로 치는 게 일반적. 침낭은 개인 지참이고 수저나 취사도구, 식자재 등은 현지에서 제공한다.

 

최저 비용

3박 4일 패키지 비용은 조건에 따라 500~750달러(한화 70만원대) 수준. 해외 사이트에서 예약할 경우 외국인들과 여정을 함께하기 때문에 언어와 음식이 불편할 수도 있다. 국내 여행사의 경우 한국인들과 한 팀이 되고 음식도 보통 한식으로 준비되는 대신 비용은 20~30% 더 비싸다. 최소 3, 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여름철은 비가 많이 와서 경관의 제약 등 불편한 점이 많으므로 추워도 화창한 날이 많은 겨울이 좋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이므로 5월에서 9월까지가 겨울이다. 1월과 3월에도 장마 등 우기에는 우루밤바강이 범람해 상황에 따라 입산이 금지될 수도 있다. 매년 2월은 안식 기간이어서 자연의 휴식을 위해 입산이 금지된다.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72세 암환자가 제주올레길 48번 완주?

 

>> 걷기만 해도 선물 받는 코리아 둘레길 해파랑길 여행

 

>> 자유여행이 불가능해 더 매력적인 서티베트 호수 트레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