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여가러 시대, 8만 시간의 여가법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란 말이 유행이다. 이미 균형(Balance)이란 말 자체가 긍정적이다. 종류 불문하고 불균형을 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하지만 워라밸은 이상한 조어다. 삶 속에 이미 일이 포함돼 있고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데, 두 가지를 각각 한 손에 놓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니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동의한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아직‘여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레라벨의 시작

‘저녁이 있는 삶’이란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다. 사람들은 거실 소파에 앉아 해 질 녘 서쪽 하늘의 노을을 바라보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평일 저녁에 쉬는 삶, 그것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문구처럼 ‘일했으니 쉬는’ 당연한 보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한동안 우리에게 죄책감을 안겨줬다. 쉬고 노는 것은 삶을 성실하게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일상이 사라지고 몸이 고장 나는 경험을 하면서‘쉼’이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전까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쉼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먹고살 만해진 것이 최근이라는 것이 첫째고, 쉬는 법을 몰랐던 것이 둘째다. 그런데 이제 쉬는 법을 알 만해지니 은퇴가 다가왔다.은퇴와 함께 매월 월급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시간은 사라진다. 통장에 찍히던 숫자가 사라지고, 전화 수신량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시간이 남고 그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비로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다른 의미에서 워라밸이 필요하다.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라 여가와 삶의 균형을 찾아야 하는 때다. ‘레라벨(Leisure and Life Balance)’이라고 불러보자.여가는 생각보다 오래된 개념이다. 그 시작은 농경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대에는 서로 품앗이하며 일을 마치고 함께 피로를 풀며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 있었다. 이것이‘여가’다. 이때 춤과 노래가 자연스럽게 생겨나 탈춤과 판소리라는 이름을 얻고 오늘까지 이어졌다. 우리는 그것을 전통문화라고 부른다. 결국 여가가 문화를 만든 것이다. 일하지 않는 것, 생산하지 않는 행위(정확히는 생산을 목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시간이지만)가 여가이자 문화였던 것.

현대로 넘어와 우리나라에 여가의 개념이 확산된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다. 근대화와 전쟁을 거치면서 붕괴됐던 사회구조가 다시 세워지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그 과실을 수확하게 된 시기다. 정치적으로는‘386’이라고 이름 붙인 세대가 등장했다. 이 세대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도시 근교로 나들이를 가거나 외식을 했다.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 배낭여행 그리고 신혼여행을 통해 선진국의 여가 문화를 직간접으로 체험한 사람들의 영향이다. 앞선 세대와 달리 이때부터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일만 하던 사람들이 비로소 놀고 쉴 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여가 개념은 최근 또다시 바뀌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는 이 여가의 개념과 바른 여가 생활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핵심은 ‘스트레스의 해소’를 여가로 여기지 않는다는 구절이다. 오히려 시간을 정해서 자신의 흥미와 수준에 맞고 소질도 계발할 수 있는 활동을 바람직하다고 권장한다. 자기 계발의 시간, 생산적인 여가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SERIOUS LEISURE
일상적 여가에서 진지한 여가로


쉬는 것까지 꼭 진지해야 하는지 피곤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나이가 들수록 점점 늘어나는 여가 시간에 마냥 놀 수만은 없지 않은가.


‘여가’란 무겁고 심각한 것은 모두 내려놓아야 할 것 같은데 이 이상한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라는 말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것도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로버트 스테빈스 교수가 이미 1970년대에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여가를 일상적 여가, 프로젝트형 여가, 진지한 여가 등 세 가지로 나눴다. TV 보기나 산책, 낮잠과 같이 특별한 준비나 지식 없이도 즉각적인 즐거움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을 일상적 여가로, 생일 파티나 여행 등 일회적이고 일시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프로젝트형 여가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진지한 여가’는 기술과 지식, 경험을 바탕으로 성취감과 즐거움 그리고 전문성이 점차 늘어나는 경우라는 것이다. 진지한 여가는 개인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예를 들어 스쿠버다이빙,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인문학 공부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스테빈스 교수에 따르면 진지한 여가는 일상적 여가나 프로젝트형 여가보다 더 강한 자기 정체성과 삶의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증명된 결과로 여가의 방향으로 제안되는 이유다.

우리가 알지 못한 것뿐이지 실은 여가란 고대부터 뭔가 배우는 것을 의미했다. 고대 그리스어로 여가나 여유를 뜻하는 말은 스콜라(schola)였는데 이는 자유 시민들이 노예노동 덕분에 갖게 된 여유로, 정치에 참여하고 철학을 논하고 연극을 감상하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후 스콜라는 학교를 뜻하는 스쿨(school)의 어원이 된다. 그러니까‘배움이 곧 여가’라는 논리가 성립한다. 옛날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현대에는 남는‘잉여 시간’의 활용으로서 여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삶을 채우기 위한 시간으로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여가를 노동으로 인한 피로의 해소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반대로 문화와 배움에 대한 욕구를 채워서 삶의 만족과 자존감을 높이는 필수적인 기회로 보게 된 것이다. 한편 20세기 이후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사회적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고 하면 30년 이상이나 남아 있는 노후 생활 동안 수면과 식사, 가사 노동처럼 생활에 소요되는 기본 시간을 빼더라도 여가 시간은 8만 시간 정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25세부터 60세까지 35년간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의 총 노동시간이 8만4,000시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긴 시간이다. 여가 시간을 진지하게, 그리고 인생 이모작이나 인생 2막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프로여가러

투자하는 여가, 프로여가러의 등장

 

과거처럼 시니어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는 50대에게 여가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시간과 기회다. 단순한 쉼을 넘어 생산적인 취미와 프로 의식으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유다.
 

Q_ 생산적인 일에 내 시간을 사용하고 싶다?

그렇다(55.6%) 보통이다(24.9%) 매우그렇다(14.5%) 그렇지않다(4.6%) 전혀 그렇지 않다(0.4$)
 

Q_ (운동을 제외하고) 무엇을 배우러 다닙니까?(중복 응답)

어학 22.9%, 소설,시,수핑,시나리오 짓기 3.1%, 노래,악기연주 25.1%, 서예 5%, 인문교양강좌 18.6%, 컴퓨터관련 19.8%, 바리스타 4.3%,기타 19.2%
 

최근<전성기>는 트렌드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연구팀과 함께 50대 이상의 여가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몇 가지 뚜렷한 변화가 눈에 띈다.
먼저, 지금의 50대는 은퇴 전후라고 해도 과거처럼 차분히 여생을 준비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사회적 관계 유지에 힘쓴다는 점이다. 각종 모임에 참여하고 학습 기회를 갖는 등 스스로 바쁘게 여가를 보내는 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참여 모임 수에 대한 조사에서 설문 대상자들은 평균 2.11개의 모임에 속해 있고 실제 참여 역시 월 2.02회였다. 적어도 2주에 한 번꼴로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는 셈이다. 응답자 가운데는 최대 12개 모임에 속해 있고 최대 월 27회까지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바쁘게 여가를 보내는 것만큼 70%에 달하는 응답자가 단순히 쉬고 노는 것보다는 생산적인 여가를 원했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여가 활동을 하기 원한다는 응답도 75%에 달했다. 이를 위해서 더 많은 여가 시간을 원한다는 답도 60%를 넘었다. 진지하고 생산적인 여가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듯 특별한 경험에 대한 욕구와 도전 의식에 맞춘 시니어 어학연수 프로그램이나 중국어 회화, 스마트폰으로 영화 찍기 등 평생학습 강좌 등에 50대 이상의 참여 비율이 늘었고 서울 근교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도슨트 프로그램 참여자 비율 역시 시니어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한편 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연구소는 직장 생활 10년 차부터‘진지한 여가’를 하나씩 개발하면 정년퇴직을 할 때에는 적어도 2종의 진지한 여가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INTERVIEW

배우는 여가로 여는 인생 2막

 

생산적인 여가로 삶이 변화한 사람들.

50대 후반에 시작한 영어 공부로
새로운 일을 얻은 윤중한 씨


 

65세인 윤중한 씨가 여가를 보내는 법은 바로‘영어 공부’다. 매일 서울 염창동에서 의정부까지 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동안, 그리고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면 영어 공부를 한다. 의정부의 대학병원 건축 현장에서 만난 윤 씨는 여전히 현역으로 일하는 토목 전문가다. 그는 예순을 넘긴 나이에 왜 영어를 배웠을까?

“지금 다니는 회사로 오기 전에 현대건설에서 오래 일했어요. 30대 중반에 중동의 건설 현장에 파견되었는데, 그때 의사소통에 곤란을 겪으면서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지요.” 윤 씨의 영어 공부 역사는 제법 길다. 학원에도 다녀보고, 온갖 영어 학습법 책을 사서 독학하고, 인터넷 학습도 따라 하고, 유명 학습 프로그램도 1년 가까이 해봤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은 것이 불과 7년 전이다.

“50대가 넘어가면 역시나 암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외국어 공부에 가장 큰 벽인 것 같아요. 잘 외워지지도 않고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우선 원어민이 말하는 소리부터 알아듣는 학습법을 시도했는데 그게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
 



“영어를 공부해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귀가 트이기 시작하면서 영어 뉴스와 영화를 챙겨 봤고 요즘에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가입해서‘미드’도 챙겨 본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쓰는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가십걸> 같은 드라마를 본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영어 관련 앱이 가득 깔려 있다.

온라인 강의에 이어 오프라인 강의에도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관계가 생기고 늦은 나이에 시작한 영어임에도 실력이 늘자 다른 회원들에게‘간증’을 부탁받아 자신의 영어 학습기를 강연하는 기회도 가졌다. 지금도 매월 한 차례 분당에 있는 강의실에 가서 70~80명의 회원들 앞에서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미국 패키지여행에서는 40명 정도가 함께 이동하는 여행 기간 내내 다른 여행객들을 대신해서 의사소통을 해주자 옆에서 아내가 아주 뿌듯해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온라인 사이트와 스마트폰으로 혼자 공부한 성과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여행에서 큰 소득이 됐다.

이런 자신감 덕에 같은 교회에 다니는 미국인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주한미군 소속의 공무원 앤드루 뉴튼 씨와 매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넘어 주중에도 메신저를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워져서 이제는 뉴튼 씨가 은퇴 후 계획하는 사업의 파트너를 제안받고 함께 준비 중이다. 여가 시간이 새 인생으로 인도한 것이다.

 

 

취미로 공예를 배워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된 신선이 씨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가 된 신선이 씨(47세)의 경기도 퇴촌 주택의 절반은 작업실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퇴촌으로 왔다가 지난해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다.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2층 단독주택 한편에 커다란 주차장이 있었기 때문. 지금 그 자리에 그녀의 금속 작업실이 근사하게 자리 잡았다. 시작은 2009년이니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아이를 둘 낳고 나서 뭘 하면서 남은 평생을 즐겁게 살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내가 뭘 잘하는지, 내 강점은 뭘까 생각했는데 어려서부터 뭔가 만드는 걸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고 옛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공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전통공예학교를 찾았고 무엇을 배울까 하다가‘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금속공예의 일종인 ‘입사’에 입문했다. 6개월 고민의 결과다.

“금속이라는 물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하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강의도 폐강 직전이었고요.”

입사란 금속의 면을 망치와 정으로 가공해 홈을 내고 여기에 바탕 금속과는 다른 금속을 넣어 무늬를 내는 기법이다. 쉽게 생각하면 도자기의 상감기법과 비슷하다. “처음엔 도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망치로 제 손가락을 쳐서 시퍼렇게 멍들면 일주일 걸려서 낫고 또 가서 멍이 들어 오고를 반복했어요(웃음).”


 

2년이 정규과정이었지만 지금도 학교에는 매주 나간다. 5년쯤 지났을 때 서울시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되면서 그때부터 입사장 선생님의 강의를 돕게 된 것. 육아와 병행하느라고 작품은 1년에 1~2개 정도만 만들 수 있었다. 재료비만 3~4백만원씩 소요되었지만 시작한 일이니 끝을 내고 싶었다고.

“지금도 남편은 취미로만 하라고 해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작업실 꾸미는 것까지 다 도와줬지만요.”

아이를 키우느라 1주일에 한 번 작업할 때는 작품 하나에 1년이 걸렸다. 이제는 기술이 쌓이고 온전히 작업에 전념할 공간과 시간이 있으니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되면서부터는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도 직업으로 인정한다. 이제는 입사를 이용한 작품의 상품화도 고민하고 금속공예의 범위를 더 넓히려고 시도 중이다.

“배움에 더 욕심이 생겨서 올해부터는 대학원(국민대)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10년째 배우고 있고 여전히 배울 게 많지만 제가 한 가지를 하면 꾸준히 하는 편이거든요.”

‘평생 즐겁게 할 일’을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지치지 않고 꾸준히 배울 수 있는 것. 그것은 취미라서, 여가라서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모일수록 프로여가러가 될 수 있다
프랑스자수공예 작가가 된 김근영 씨


 

김근영 씨(54세)는 지난봄 서울여성공예센터의 공모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프랑스자수공예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9월에 서울50플러스재단에서 프랑스자수 강좌를 처음 수강했으니 불과 3년 만의 성취인 셈. 결혼해서 아이를 갖기 전까지 한복 바느질을 배워‘개량한복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지만, 특별히 프랑스자수를 통해 인생의 다음 단계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결혼 전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인테리어와 윈도 디스플레이 관련 일을 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전부터 꿈꾸던 패션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모색할 즈음에 아이를 갖게 되면서 한동안 육아와 가정일에 집중해야 했죠.”

성격이 외향적인 편인데도 의외로 차분하게 작업하는 프랑스자수가 잘 맞아서 본격적으로 프랑스자수 지도자 자격과 토탈공예 지도사 같은 민간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공예 공모전에도 도전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는 처음에 프랑스자수를 함께 배운 사람들과‘도도공방’이라는 프랑스자수 모임을 만들어, 매주 월요일마다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제는 프랑스자수 강좌를 진행하지만 독보적인 기술을 전수한다기보다는 프랑스자수를 먼저 접한‘선배’로서 이끌어준다는 생각으로 가르친다. 지금에 이르기까지‘모임’이 큰 도움이 됐다. 배운 것을 익히는 것 외에도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마다 서로 판단의 기준이 되거나 동료로서 기운을 북돋워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경험과 연륜에서 오는 지혜를 나누고 직접 할 수 없는 부분은 서로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작업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회원들과 함께 프랑스자수를 하면서 사회 공헌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호박 브로치를 만들어 기부도 하고 해마다 여름이면 치마를 입는 여학생들이 쓸 수 있도록 ‘무릎수건’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지요.”

요즘은 전성기재단이 운영하는 전성기캠퍼스에서 프랑스자수 강사로 활동하며 각종 마켓에 출점하기도 하고 작품의 판로도 함께 찾는 등 공예작가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여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낸 것만으로 새로운 직업을 얻고 인생 2막을 연 셈이다.

 

 

INFORMATION

프로여가러를 위한 단기강좌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나가 아니라 이 나이에 배워야 하는 것들을 배워보자.
언제라도 신청할 수 있는 것 말고 지금만 가능한 강좌 정보.
 

소셜 살롱, 문토


 

트레바리 같은 모임이 유행하면서 다양한 독서 모임이 생겨나고, 좀 더 범위를 넓혀 취향 기반의 모임 공동체를 지향하는 모임도 등장했다. 공연, 연극, 영화, 요리, 글쓰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함께 즐기는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문토’다. 특정 주제를 발제한 리더가 모임 방을 열고 참여자를 모집하고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모이는 모임이 3개월 단위 시즌제로 운영된다. 모임 성격과 운영 방식에 따라 참가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주제가 마음에 들면 자격에 제한도 없다.

신청 munto.kr

 

예올재단의 교육 프로그램


우리 전통문화의 바른 이해를 돕고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등 문화재 보호 운동을 후원하는 예올재단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03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한 영어 강좌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잘 설명하고자 하는 민간외교관, 우리 문화를 더욱 알고자 하는 직장인, 학생, 주부 등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 밖에 서울의 구석구석을 걸으며 서울에 쌓인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와 문화의 단층을 보고 느끼는 역사 문화 탐방 프로그램도 인기다.

신청 yeol.org

 

코오롱등산학교


등산화와 등산복 매출에 기여하는 이들이 50대이지만 정작 등산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코오롱등산학교에서는 체온과 에너지 관리, 걷기, 입기, 스틱과 장비 사용법 등 건강을 위한 올바른 등산의 기초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좀 더 전문적인 등산 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지도와 나침반 사용법 등이 포함된 독도법 과정을 수강해도 된다.

신청 www.kolonschool.com

 

정림건축문화재단 건축학교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고 싶다는 로망을 가진 사람이 많다.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는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건축가와 함께 얘기하며 작업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강좌가 있다. 스케치에서부터 모형제작, 건축가의 조언까지 이뤄진다.

신청 www.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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