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가족 키워드! 같이 살면 가족이지

기사 요약글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기사 내용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에서는 연예인이 낯선 집에 찾아가 저녁밥을 청한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에게 최종 확정을 위해 건네는 말이 있다. “저와 식구가 되어주시겠습니까?” ‘식구’란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같은 조직에 속해 함께 일하는 사람을 부를 때도 사용한다. 보통 식구를 가족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국어사전에 나오는 가족은‘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뜻한다. 가족이 형성되는 것은 조직보다는 혼인, 혈연, 입양 등의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직장 동료를 한솥밥 먹는 식구라고 쉽게 부르지만 가족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다.

최근 이 가족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족구성원 간의 결속이 느슨해지는 한편 해체가 진행 중이다. 이는 경쟁이 심화되고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미래를 불안하게 느낀 젊은 세대가 연애와 혼인을 기피하고 출산율 저하가 이어지면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이런 분위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연합 공식 통계 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최근 출산율도 낮아졌지만 부모가 정식으로 결혼한 관계가 아닌 동거 상태 등에서 태어난 아이가 더 많았다. 유럽 젊은이들 역시 결혼을 꺼린 결과라는 분석이자 동시에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혼밥이나 혼술로 상징되는 ‘1인 가족’이나 ‘비혼’, ‘졸혼’과 같은 용어의 일반화도 가족의 해체와 축소를 보여준다. 이혼 등으로 인한 한 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같은 형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의 가족은 이 같은 외형적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부모의 권위가 낮아지며 일찍부터 심리적,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자녀들과의 거리 역시 멀어져서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물론 가족에 대해 모두가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혈연관계에 기반한 가족 개념이 옅어진 반면 더 넓은 의미에서 가족을 찾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주거 공간의 공유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말 그대로‘이웃사촌’을 현실화하는 공동체 주거를 실현하거나 자녀를 낳지 않는 대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선택하는 이른바 팻팸(petfam: pet+family)의 경우다. 이런 우리 사회의 가족과 관련한 변화를 공유 키워드로 살펴보고자 한다.

 


 

Part 1
가족 확장의 키워드 ‘공유’
공간을 공유하고 새 가족을 얻다

혈연 중심의 가족은 축소되는 반면 더 긴밀한 관계를 공유하는 가족도 생겨나고 있다. 핵심은 주거 공간의 변화에 있다.

 

  1. 1 공간 공유에서 가족관계로
    코하우징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모색과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 많은 사람이 코하우징(Co-Housing) 혹은 공동체 주택에서 답을 찾고 있다.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했는데 획일적 주거 문화에 대한 반발에서였다. 공간을 공유하면서 임대료를 나눠 내는 셰어하우스와는 다르다. 공유 공간이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공동체 생활’을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이 코하우징이 고령화사회에 맞춰 진화된 형태가 코펜하겐의 노인 주거 공동체인‘삼보 이 하우네스타덴(Sambo I Havnestaden)’이다. 입주자의 사생활을 보장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협동 주거 형태로 15세대 17명이 함께 살며 입주자의 평균연령은 74세. 개별 주거 공간이 아닌 복도와 식당, 테라스, 세미나실을 공유한다. 일주일에 한 번 공동 식사에 참여하고 한 달에 한 번 정기 모임에 참여하고 공동생활을 위한 그룹에 참여하는 등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입주 대기자들과 사전 모임을 갖는 것도 함께 사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2. 2 세대 공존을 통한 가족관계 확장
    세대 공존형 주택

    코하우징은 네덜란드와 영국, 독일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다(이후 우리나라로 넘어온다). 일본에서는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라고 불리는데 일본 최초의 컬렉티브 하우스인 도쿄의‘칸칸모리’에는 26세대 49명이 입주해 있다. 고령의 독신 남녀, 맞벌이 부부 등 구성원도 다양하고 연령대 역시 갓난아이부터 80대 노인까지 폭이 넓다. 일본의 주거 문화에 맞춰 주방이나 리빙룸, 다이닝룸 등 공용공간이 더 많다. 주택 관리나 수리용 도구, 레저 용품, 아이 장난감까지 공동 소유 물품의 폭도 넓다. 여기에 고령자들과 젊은 세대가 함께 거주하도록 하고, 교류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젊은이들에게 월세를 깎아주기도 하는 세대 공존형으로 발전했다.
    세대 공존형 주거는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코로카시옹(colocation)’이라는 이름으로 1인 노년세대의 거주 공간에 주거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1인 청년세대를 입주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3. 3 공동체 주택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발전
    소행주와 여백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시도된 공동체 주택은‘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이 대표적이다. 소행주는 공동육아를 지향하며 실제 가족처럼 함께 식사를 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함께 처리하기도 하는 등 공간 공유를 넘어선 관계의 확장, 가족의 확장에 대한 긍정적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주방· 옥상· 물품 보관소 등 공용공간을 갖추고 서로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
    경기도 성남에는 종교를 기반으로 한‘태평동락’이라는 이름의 커뮤니티 주택도 있다. 예배당으로 쓰이는 공용공간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한 것이 특징이다. 태평동락은 지역의 기업이나 활동가, 예술가 등이 뿌리내릴 수 있는 터전을 꿈꾼다. 일종의‘사회적 가족’으로서의 확장까지 기대하는 것.
    그 밖에도 은퇴자나 은퇴 예정자들이 모여 세운 은퇴자 협동조합 주택‘구름정원사람들’이나 이를 벤치마킹해 세운‘여백’ 모두 주거 공유를 넘어서 가족으로의 확장을 위해 함께 모여 사는 경우다.

     

 

collective house


 

26세대 49명이 함께 산다. 고령의 독신 남녀, 맞벌이 부부 등 구성원도 다양하고 연령대도 갓난아이부터 80대 노인까지 폭이 넓다.

 

 

Sambo I Havnestaden


15세대 17명이 함께 사는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공동 식사, 한 달에 한 번 정기 모임, 공동생활을 위한 그룹 활동에 참석하는 등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Colocation


노년세대와 청년세대가 함께 사는 구조다. 세대 공존을 통해 경제적 보완관계는 물론, 사회적 관계의 확장을 모색하는 실험 모델이다.

 

 

Part 2
가족을 직접 선택하다
공동체 주거에서 만난 새 가족

 

이웃을 찾아 한 지붕 아래 모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얻은 것은 가족이다.


공동체 주택을 표방하는 ‘여백’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한 지붕 아래에 살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전혀 모르는 사이로 만나서 이제는 서로에게서 가족에게 느끼던 것과는 다른‘가족애’를 발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대안 주거의 한 형태인 이곳은 셰어하우스가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지만 그야말로 공동체 주택이다. 20대 비혼의 독신 세대부터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합류한 60대 부부까지 이들은 바뀐 주거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크지만 함께 사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만족도가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전부터 SNS를 통해서 ‘구름정원’에 대해 알고 있었고 언론에 소개된 기사도 눈여겨봤기에 셰어하우스와 다르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아내 민은홍 씨(53세)와 함께 여백에 살고 있는 차익종 씨(56세)는 이전부터 공동체 주택에 관심이 있었고 모집 공고를 본 뒤 하루 만에 결심하고 합류한 경우다.


“아파트에서 10년 사는 동안 앞집 할머니 할아버지와 김치도 나누면서 잘 지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그 이상의 관계를 시도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상대의 생각을 알기도 어렵고요. 특히 저희 부부는 자녀가 없어서 노후를 생각하면 길게 함께 갈 이웃이 필요했어요.”(민은홍)


이처럼 여백에 모인 사람들은 주택보다는 공동체에 방점을 찍는다.

“옆집 사람과 알고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가게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함께 걸어올 수 있는 그런 이웃이요. 옛날 이웃 사이처럼요.”

정은수 씨(50세) 역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과 소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어도 공동체 주택에서는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소통이 훨씬 편하고 자연스럽다고. 여백에서 가장 연장자인 민병권(65세), 이종선(64세) 부부는 30년 넘게 살던 아파트 생활을 접고 마지막에 합류했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진력이 나기도 했지만 자녀들이 독립해 나가면서 큰 집이 필요 없어지기도 했다.

“앞으로는 둘만 살아야 하는데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 있으면, 그래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라면 덜 외롭게 늙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있는 이웃들이라면 좀 더 나이가 들어도 우리를 불편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거죠.”(이종선)

실제로 여백에 함께 모여 살면서 이웃이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체감한 일도 있었다. 민은홍 씨가 지난가을 결석으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는데 심한 통증으로 119에 연락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종선 씨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처음에 모였던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모두 함께한 것은 아니다. 사전 모임 등을 통해서 서로의 취향과 성격 등에 대해서‘염탐’하는 기회가 있었고, 모두들 동의하는 것처럼‘운 좋게’ 큰 어려움이나 갈등 없이 지금의 공동체 주택을 만들어서 생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두가 집을 투자수단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쭉 계속 같이 산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엔 커뮤니티도 굉장히 강조하고 규칙을 엄격하게 세우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걸러진 것 같아요.”(김수동)

여백에 모여 사는 이들은‘이제 더 이상 가족이 모여 사는 시대가 끝났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 대신 모여 살면서 가족을 이루는 방식을 찾은 것이다. 여백에 사는 사람들이 이웃사촌을 넘어서는 가족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다.

“우렁 각시가 많아요. 쓰레기나 눈을 함께 치워야 할 때‘나옵시다’라고 해도 안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누가 이미 해놨거나 하고 있어요. 티를 내지 않지요. 그럴 때 정말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차익종)

 



Part 3
더 이상 예전의 그 가족이 아니다
50대가 겪는 가족의 문제

오랫동안 가족 문제에 천착해온 상담심리 전문가 한기연 박사를 만났다.

흔히 문제없는 가족은 없다고 말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족 간의 갈등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심화됐다. 자녀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을 해석하는 관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반면 부모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해체는 여러 갈등 상황을 야기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에너지 낭비이자 손해가 된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미 젊은 세대는 부모와의 심리적 단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은 서른 살을 넘겨서도 자립이 힘들고 또 그 어려움을 인정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이지요. 그래서인지 경제적인 면에서는 독립하고자 하지 않는 반면 심리적, 정서적으로는 부모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자녀들이 많아요. 지금 50~60대의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와 겪는 딜레마의 대부분이 이 지점에서 시작되지요.”

부모의 조언은 듣지 않으면서 경제적 지원은 당연하게 바라고 충족되지 않으면 부모를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자녀 세대를 보면서 가족에 대한 초점과 가치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상담을 오는 20~30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무래도 자유를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진 결과라고 여겨져요. 이 역시 세계적인 추세이고 사회 문화적 변화에 따른 것이겠지만요. 과거보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최근 미투운동 등에서 볼 수 있듯 여성주의적 인식의 변화도 영향이 크고요.”

개인주의와 여성주의, 쾌락주의와 자유주의가 합쳐졌을 때 가족이라는 관계가 버겁기 마련이라는 것이 한기연 박사의 해석이다. 이런 인식 변화는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위계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고 다시 가족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같은 상황을 어느 쪽에 서서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가령 요즘 젊은 세대에게 여성주의가 큰 관심인 상황에서 결혼을 앞둔 20~30대 여성들이 일종의‘시댁 포비아’를 드러내는 경우를 봐요. 어떻게 하면 시어른들과 화합하고 조화롭게 지낼까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기선을 제압할 것인가 생각하면서 전쟁을 치를 생각부터 하는 것이죠. 어느 쪽도 유쾌하고 즐거울 수 없는 전제인 셈이지요.”

이런 시대적 사고방식의 변화로 인한 요인 외에 새로 등장한 갈등 요인도 있다. 바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평균수명의 연장이 가족 문제에도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자녀들 역시 더 오랫동안 어린 자녀의 위치에 놓이게 돼요. 그래서 부모가 자녀에게 ‘너희도 이제 다 컸으니 알아서 해라’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자녀가 스스로 결정을 해버리면 썩 기분이 좋지 않다는 딜레마가 생기는 거죠.”

독립해야 할 나이인데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녀와 갈등을 겪게 되면서도 오히려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자녀에게는 묘하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부모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가족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독립을 기대하는 만큼 부모 스스로도 관계를 다시 정립하고 마음을 다 잡아야 하는 이유다.

한편, 가족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무관심하거나 방치하는 가족 문제가 있다. 바로 50~60대 본인들이 속해 있는 가족, 특히 연로한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다.

“과거에는 40~50대가 되면‘이제 얼마나 사신다고’라는 생각에 참고 넘기거나 모른 척 외면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들 장수하시잖아요. 관계의 변화나 개선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가도 그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힘든 것이죠.”

연로한 부모에게서 평생 받아온 스트레스를 계속 견디거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만큼 자아가 건강한 사람은 흔치 않다. 한 귀로 듣고 흘린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마음에 쌓여서 내 삶과 내가 이룬 가족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런 스스로를, 그리고 그 관계를 모른 척 참고 지내는 것에 대해서 한기연 박사는 일종의‘직무유기’라고 표현한다.

“내 부모가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남은 40~50년간 쭉 견디면서 살 수 있다면 그대로 하면 돼요. 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어떻게든 지금과는 다른 방식을 취해야죠. 현실을 부정하고 내 부모가 금방 돌아가실 것으로 생각해서 스스로를 속이면 안 돼요.”

해결책은 개인의 상황과 사례에 따라 모두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괄적으로는 가족과 거리를 두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말을 걸어야 한다. 이 경우 부모에게서 ‘네가 그럴 줄 몰랐다’거나 ‘내가 헛살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시끄러운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시끄럽기 마련이다. 그러는 와중에 관계가 회복되지 않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후회할 수도 있지만 변화를 꾀하고 시도했다는 노력을 하늘에서라도 부모가 아실 것이라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가깝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고 믿는 ‘가족’은 그 기대만큼이나 지내기 어려운 관계다. 이 관계에 대한 해법으로 한기연 박사는‘가족관계는 대인관계에 준한다’라는 다소 냉소적인 조언을 건넨다. 우리가 가족 외에 다른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적용하는 방식과 규칙을 가족에게도 적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조절하는 것처럼 가족 간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익히면 돼요. 게다가 20~30년씩 같이 부대끼며 산 사이인데 서로 간에 가져다 쓸‘재료’가 얼마나 많겠어요.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가족 간의 관계가 수월해질 수 있어요.”
 

 


 

한기연 박사
호연심리상담클리닉 운영하고 있으며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분노 스스로 해결하기><슬럼프 심리학>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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