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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근한 팀원에게 “네가 없어 일이 안 돌아가니 얼른 나으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상사, 퇴사를 고민하는 자녀에게 “원래 직장 생활이 힘든 건 당연하니 버티라”고 조언하는 부모까지, 우리를 둘러싼 대부분의 위로는 이처럼 맥 빠지는 공허한 울림이거나 화를 돋우는 것들이다.
하지만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만큼 값진 선물이 또 있으랴. 다만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진심을 담는 건 물론 방법 또한 중요하다.
함께 있어주기 "같이 차 한잔할래?"
위로의 첫 단계는 함께 있어주기다.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이때 차 한잔은 필수다. 어색함을 깰 뿐 아니라 따스한 온기 그 자체로 지친 기분을 달래준다.
특별히 우울해 보이는 상대라면 달콤한 코코아가 특효약. 초콜릿에 함유된 항우울 성분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단맛을 통해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일시적으로나마 명랑한 기분을 만들어준다.
열린 질문하기 "기분은 좀 어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려운 분위기. 하지만 “지금 기분은 어때?”라는 단순한 질문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괜찮아”라며 넘어가려 한다면“음, 내 눈에는 슬퍼 보이는데 혹시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라고 대응하면 좋다. 재차 질문했음에도 상대방이 거절한다면, 아직 말할 준비가 안 되었거나 혼자 있고 싶다는 표시일 수 있다. 이럴 때에는“난 항상 기다릴 테니 기분 바뀌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라고 대답하고, 기다릴 것.
경청하기 "그래서 슬펐던 거구나?"
가장 중요한 단계는 들어주기다. 섣불리 감정을 이입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지 말고 오직 상대의 경험에만 집중하는 게 핵심. 감정을 실컷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반 이상은 해결된다. 단, 너무 무반응으로 일관할 경우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대화 사이마다 “남편이 정말 심한 말을 했구나. 그래서 지금은 대화를 안 하고 있는 상태고. 그렇지?”라는 식의 확인이 꼭 필요하다.
공감하기 "힘든 게 당연하지"
입을 열어도 좋을 타이밍이다. “네가 화나는 게 당연하지”, “정말 속상했겠다” 등의 멘트를 적극 표현하도록. 사실 상대방이 늘 옳은 말만 하는 건 아닐 테니, 공감하는 게 망설여지거나 충고하고 싶은 마음에 입이 간질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위로가 주목적이니 조언은 좀 미뤄도 괜찮다. 누구나 경험하듯, 스스로 얼마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 속으로 깨닫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격려하기 "충분히 잘하고 있어!"
지금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상대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해주면 좋다.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좋은 의도가 포함된 긍정의 말이 의도 없이 전달한 긍정의 말보다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 칭찬할 게 없다면 “최대한 돕고 싶은데 혹시 내가 했으면 하는 게 있어?” 정도로 마무리하면 되겠다.
행동으로 표현하기 "손 잡아줄까?"
대화로도 좀처럼 부정적인 기분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포옹이나 손 잡기 등 신체적 접촉이 답이 될 수 있다. 쑥스럽다면 스마일 표시와 함께 힘내라는 메시지를 쓴 메모를 상대가 볼 수 있는 곳마다 붙여놓자. 차분한 음악 듣기, 맛있는 음식 먹기, 행복한 영화 보기, 산책하기 등도 국면 전환을 위한 좋은 활동이다.
내가 여섯 살에 뇌종양에 걸려서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 내가 바란 건 위로였어. 그런데 사람들은 위로는커녕 여섯 살 아이한테 용기를 강요했어.
괜찮아 영이야. 수술은 안 무서울 거야. 넌 이길 수 있어. 사람들이 그 말밖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냐고? 안 괜찮아도 돼 영이야. 무서워해도 돼. 울어도 돼.
그랬다면 난 하루이틀 울다가 괜찮아졌을 거야. 근데 그때 못 울어서 그런가 지금도 난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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