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아름다운 서점 기행, 책 여행자의 서점

기사 요약글

한 나라의 문화와 문학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 세계의 아름다운 서점 기행.

기사 내용

발칙한 상상력을 만나다
벨기에 쿡앤드북

벨기에 브뤼셀의 재기 발랄한 공간 쿡앤드북은 이름처럼 레스토랑이 있는 서점이다. 단순히 북 레스토랑을 상상하면 오산. 다채로운 문화예술과 라이프스타일이 1,500m²크기의 공간에 9개 섹션으로 펼쳐져 있는데 섹션마다 다른 감각적 인테리어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입구에 전시된 고전 만화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깊은 동심의 세계로 이끌고 여행 섹션에서는 한가운데 자리한 캠핑 카라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층은 아이들을 위한 책방으로 동물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문학 섹션은 이곳의 묘미 중 하나. 천장에 800여 권의 책이 매달려 있어 천장과 서가의 책을 보느라 혼이 쏙 빠진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쿡앤드북은 개점하자마자 브뤼셀의 자랑으로 떠올랐다. 그 때문에 레스토랑을 이용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수다.

Cook&Book

Tip.
구경만 하고 나오기에는 아쉬울 만큼 유명 작가, 명사들이 독자와 만나는 행사나 전시회, 콘서트, 쿠킹 레슨 등 이벤트가 다양하다.
문의 : cookandbook.be

 

물 위의 서점
이탈리아아쿠아 알타

물의 도시 베니스에는 ‘아쿠아 알타’라고 부르는, 달의 주기에 따라 물이 차오르다가 도시가 물에 잠기는 만조 현상이 정기적으로 일어난다. 아쿠아 알타 서점은 바로 거기에서 따온 이름. 아름다운 서점 리스트에 종종 이름이 오르는 것에 비해 내부는 비좁고 무질서로 가득하다.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이 현란하게 쌓여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책장이 보트, 곤돌라, 카누, 욕조다. 물이 범람할 때를 대비한 방책으로, 이것이 물 위의 서점이라는 별명을 완성시켰다. 서점의 끝으로 향하면 베니스의 수로가 보이고 찰랑이는 물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온다. 누구나 여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쿰쿰한 헌책 냄새와 물소리, 가끔씩 지나가는 곤돌라 덕분에 나도 모르게 이 서점에 매료된다.

Libreria Acqua Alta

Tip.
서점 곳곳에 있는 빈티지한 엽서나 그림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니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구입하자.
문의 : venice-tourism.com

 

오페라극장이 서점으로
아르헨티나엘 아테네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은 엘 아테네오는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다. 본래 이곳은 1903년 당시, 당대 유명한 건축가와 조각가, 화가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오페라극장이었다. 그 후 영화관으로 용도가 바뀌었다가 2000년도에 서점으로 탈바꿈했다. 엘 아테네오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극장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무대를 그대로 남겨 카페로 활용하고 객석이 있는 자리는 책장으로 대신했다. 2층과 3층의 발코니에서는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곡선의 동선을 따라 걸으며 책을 보고 역사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대의 문화와 가치를 간직한 덕분에 여전히 책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El Ateneo Grand Splendid

Tip.
카페로 변한 무대 위에서 차 한 잔 마시길 추천한다. 피아노 연주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마치 오페라 무대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문의 : yenny-elateneo.com

 

소장가의 아지트
미국 브래틀서점

1825년에 문을 연 브래틀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중 하나이자 가장 큰 헌책방이다. 25만 권이 넘는 책을 보유한 이곳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희귀 서적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절판된 책은 물론 초판, 한정판 등 소장가의 발길을 잡는 목록이 많다. 서점 안 가득 책이 쌓여 있기 때문에 마치 책 골목을 탐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내부를 둘러봤다면 브래틀 서점의 자랑인 야외 섹션을 놓칠 수 없다. 서점 옆 주차장을 야외 서점으로 활용하는데, 건물 벽면에 유명 작가의 벽화까지 그려져 있어 빈티지한 분위기가 풍긴다. 아주 작은 손바닥 소설부터 두껍고 무거운 백과사전까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책을 5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Brattle Bookshop

Tip.
문학 강의,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 스케줄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brattlebookshop.com

 

해리 포터의 책방
포르투갈렐루

<해리 포터>의 작가 J. K. 롤링은 과거 포르투갈의 항구도시 포르투에서 영어 강사로 지낸 적이 있다. 그러다 이 렐루 서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고 <해리 포터>를 집필할 때 이곳을 떠올렸다. 서점으로 들어가면 137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답게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소설 속 마법 학교가 재현된 듯한 계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높은 서고를 가득 채운 책과 나이를 알 수 없는 목조 오브제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여행자를 유혹한다. 물결치듯 양쪽으로 갈라진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이국적인 창문을 배경으로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2층에서 찬찬히 아래를 내려다보면 책을 실어 나르는 카트나 레일, 오래된 바닥과 손잡이 등 흥미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100년도 훨씬 넘은 것들로,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계단만큼이나 렐루 서점의 가치를 말해준다.

Livraria Lello

Tip.
여행객이 많이 방문해 입장료를 받지만 책을 구매하면 환불해준다.
문의 : livrarialello.pt

 

영감의 공간
그리스아틀란티스 북스

에메랄드빛 바다와 청명한 하늘, 하얀 골목, 영화 <맘마미아>.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 산토리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그러나 만약 책 여행자라면 산토리니 북쪽 끝에 위치한 작은 서점, 아틀란티스 북스가 떠오를 것이다. 아틀란티스 북스는 문학을 좋아하는 친구 두 명이 즉흥적으로 구상해 문을 연 작은 아지트에서 출발했다. 이후 아름다운 지중해와 문학의 매력적인 끌림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이면서 명소가 되었다. 관광객도 많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작가 지망생이거나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신인 작가가 많다. 그래서 때가 맞으면 낭독회나 파티 등 문화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아틀란티스 북스를 방문한다면 꼭 옥상에 올라가보자. 탁 트인 바다와 햇살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어 수많은 작가가 이곳에서 받은 영감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Atlantis Books

Tip.
<어린왕자> 초판본이나<오디세이> <노인과 바다> 등 고전의 희귀 초판이 제법 많이 소장되어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문의 : atlantisbook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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