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하룻밤

기사 요약글

책과 하룻밤을 보내는 소란하지 않은 여행.

기사 내용

 

낭만여행
아베끄& 오 사랑

제주 한림읍의 한적한 작은 바다를 곁에 두고 있는 아베끄는 영화에 나올 법한 바닷가 마을의 작은 책방이다. 여느 서점이나 호텔처럼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책방 안에 달린 작은 방 한 칸을 ‘오 사랑’, 책장 한 칸을 ‘당신의 헌책장’이라 이름 붙인 주인장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이다. 오 사랑은 1인실이다. 제주를 홀로 여행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내어준다. 작은 독서 모임이나 낭독회, 전시도 진행하니 때가 맞으면 다양한 재미도 찾을 수 있다. 북스테이가 아니더라도 이곳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책을 구입하면 서점 밖 마당에 마련된 나무 의자와 간이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따뜻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책장을 넘기는 여유는 덤이다.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능9길 1-1
문의 010-3299-1609

 

 

 

작은 마을 서점
산책하는 고래

그림책 출판사인 ‘고래이야기’를 꾸리는 부부가 서울살이를 접고 양평으로 내려가면서 문을 연 서점 겸 북스테이다. 처음부터 북스테이를 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2층에 살던 다른 가족이 집을 비우게 되면서 시작된 공간에 대한 고심이 이곳의 탄생 배경이다. 산책하는 고래는 가정집을 활용한 아늑함이 느껴진다. 운치 있는 작은 벽난로를 기준으로, 거실은 소박한 서점이고 북스테이 방과 그림책 방, 작은 부엌으로 구성되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북스테이 손님은 한 명이든 4인 이상 가족이든 한 팀만 받는다.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는 없지만 정성 가득한 조식을 제공한다. 주인인 강이경 씨는 예약을 받기 전 방문하는 분들에게 책 한 권 정도 구입하기를 권유한다. 이곳이 관광차 들른 숙박 시설이나 카페처럼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서점이자 북스테이’라는 의미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조용히 나만의 쉼을 누리고 싶은 이라면 산책하는 고래의 공간이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다.

주소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340-18
문의 blog.naver.com/whalestory3

 

 

 

책으로 만든 숲
지지향

파주출판단지 초입에 위치한 지지향은 ‘종이예술의 고향’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각 객실에는 책이 구비되어 있는 반면 TV는 없어 온전히 책과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특정 작가를 좋아한다면 5층 작가의 방을 예약해도 좋다. 박완서, 김훈 등 국내 작가의 전집과 소장품으로 꾸며져 있다. 지지향의 매력은 무엇보다 1층에 있는 지혜의 숲이다. 3개의 공간으로 나뉜 지혜의 숲은 그야말로 책이 숲을 이룬다. 8m 높이의 책장을 가득 메운 15만여 권의 책은 가히 압도적이다.
도서관이나 서점처럼 특정 규칙에 의해 책이 꽂혀 있지는 않지만 숲속을 산책하듯 돌아보며 읽을 책을 고르는 것도 재미다. 책을 읽다가 잠시 샛강을 따라 산책로를 걷는 것을 추천한다. 김소월 시의 다리, 러브릿지 등 문학적 이름을 붙인 산책로는 봄날의 감성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소 경기 파주시 회동길 145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문의 031-955-0090

 

 

 

선물 같은 시간
완벽한 날들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과 동명인 이곳은 속초시외버스터미널 바로 뒤편에 있어 바삐 움직이는 여행객들의 모습과 느긋한 서점 풍경의 대비가 매력적이다. 1층은 책방,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며 속초를 찾는 여행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점은 언뜻 보면 북카페처럼 느껴진다. 책을 구입하지 않고 커피만 마시다 돌아가는 사람 때문에 마음이 쓰일 법도 한데 주인장은 서점의 문턱을 낮출 수만 있으면 괜찮다고 한다. 차 한 잔 마시러 들어와 책을 편하게 만져보고 경험하다 보면 언젠가 터미널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책 한 권 사서 버스에 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북스테이는 1인실, 2인실, 6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6인실은 여성 전용이다. 속초의 자연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루프톱도 있다. 게스트하우스 개념이라 욕실과 화장실은 거실에 있는 것을 함께 써야 하지만,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은 이에게‘완벽한 날들’을 선물해줄 것이다.

주소 강원 속초시 수복로259번길 7
문의 033-947-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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