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찾은 사람들, 2편

기사 요약글

작지만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행복이란 대체 무엇일까. 말은 쉽지만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신기루처럼 가깝지만 멀고, 쉽지만 어려운 행복을 얻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기사 내용

 

70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올해 72세가 되는 박막례 할머니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튜버(유튜브에 동영상을 제작해서 올리는 사람) 가운데 최고령에 속할 것이다. 손녀와 함께 떠난 호주 여행을 계기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소녀 같은 면모와 솔직한 입담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맞춤법은 틀리지만 소리 나는 대로 눈치 보지 않고 쓴 박막례 할머니의 코멘트가 특히 매력적. 가령 “즐검개살아, 그개최고야” 같은 식이다.

“초림아 고맙다엇저면나를요로케잘그려니똑가구나 (초림아, 고맙다. 어쩌면 나를 이렇게 잘 그렸니. 똑같구나) 너무신기애안고사진찌겉다새상에이련일도있구나(너무 신기해서 사진 찍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자신의 얼굴을 편(팬을 박막례 할머니는 이렇게 부른다)이 그려준 그림에 감동해 쓴 인사는 띄어쓰기도 맞춤법도 무시했지만 읽는 데 무리가 없다. 그리고 어설픈 한글이 더욱 진심을 드러내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심지어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패턴의 옷을 즐겨 입고 더 화려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박 할머니의 패션 센스는 미국의 패션 잡지인 <보그(VOGUE)>에서 소개할 정도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운 방향으로 입은 옷이 가져다준 결과다.

 

 

방송작가 송정연, 송정림 자매


박막례 할머니가 특별해 보이는 것은 보통 우리는 나이가 들고 경험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것이 줄어들고 즐거움도 덩달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삶에서 설렘을 잃어가는 5060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소확행을 추구하는 일상이다. 이런 일상의 중요함을 깨닫고 그 방법을 나누려고 책을 쓴 사람도 있다. <설렘의 습관>을 쓴 송정연, 송정림 자매. SBS FM <이숙영의 러브FM>의 메인 작가로 활동하는 언니 송정연 씨와 <여자의 비밀>, <미쓰 아줌마> 같은 드라마를 쓴 드라마작가 동생 송정림 씨가 인생에서 맞이한 역경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설렘을 찾는 방식을 팁으로 제안한다. 아파트를 넓히고 차를 바꿔도 오래가지 않는 행복감의 정체는 바로 설렘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감성 버킷리스트’를 쓰고 이 설렘도 알고 보면 습관이니 몸에 익히자는 것이다. 심지어 피하고 싶고 슬프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 죽음조차도 설렘의 영역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 때문에 의미 있다고 얘기한다.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행복을 찾아내는 지혜는 나이나 연륜과 동행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인 세계 최고령 패션 디자이너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패션쇼를 연 유학파 디자이너 노라노 선생은 매일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스트레칭과 산책을 하며 스스로를 관리하는 이유로 ‘일’을 꼽았다. 한 인터뷰에서 “내 행복은 일하는 것이고 일해야 행복하고 일을 안 하면 봉사라도 해야 하고 무용지물로 살면 자기 가치를 잃기 쉽다”고 얘기했다. 그는 보통의 경우처럼 여행이나 취미 등 일과 분리된 활동에서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지 않고 일에서 행복을 얻는 것이 자신에게 맞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은 것이다.

 

 

최고령 보디빌더 서영갑 씨

우리나라 현역 최고령 보디빌더로 이름을 올린 서영갑 선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40대에 찾아온 허리와 무릎 통증을 아령 운동으로 이겨내고, 64세에 첫 출전한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을 한 뒤로 65세 이상에서는 맞수가 없을 정도다. 지난해에도 팔순이 넘은 나이에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그에게 운동은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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