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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을에 변비 환자가 가장 많을까? 여름에 비해 식욕은 왕성하고 수분 섭취는 줄어드는 것이 원인! 가을에는 운동 중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2~3배 많아진다. 네 명 중 세 명은 무릎 부상이다.
찬 바람이 부니까 왠지 우울하고 여기저기 더 아픈 것 같다는 말이 있다. 맞다, 가을이라 그렇다. 아침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고 어제와 오늘도 기온 차가 달라지는 이 시기에는 우리 몸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러니 몸이 지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런저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독 가을에 증상이 심해지는 질병은 무엇일까?
가을에 입맛이 돈다? 건강하다는 증거
하늘은 높고 말도 살찌는 계절. 그래서 그런지 가을이면 부쩍 밥맛이 좋고 살이 찌는 것 같다. 기분 때문일까? 아니다. 밥맛 좋은 게 정상이다. 가을이 되면 식욕을 억제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 세로토닌은 햇빛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밤이 길어지면 분비량이 줄어들어 식욕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결국 입맛이 좋다는 건 세로토닌 조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변하는 외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는 체지방 축적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가을철에 잔뜩 먹어 체지방을 늘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추위에 대비해야 하고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들고 추석 명절에 한껏 먹어 위까지 늘려놓았으니 살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 오히려 걱정해야 할 것은 가을에 입맛이 없는 것.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가을 타는 남자? 햇볕이 특효약
입맛이 좋다고 무조건 건강하다는 증거는 아니다. ‘가을을 타는’ 증상일 수도 있다. 가을이면 이상하게 기분이 가라앉고 쓸쓸하고 외로운 기분이 들 때 ‘가을을 탄다’고 표현하지만, 계절성 우울증 즉 가을이나 겨울에 나타나는 우울증일 수 있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입맛이 없고 잠을 못 자는 것을 떠올리지만, 계절성 우울증은 반대로 식욕이 올라가고 수면시간이 늘어난다. 원인은 역시 햇볕 부족이다. 세로토닌은 심리적 안정과 행복감도 느끼게 해준다. 세로토닌 분비량이 적어지면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세로토닌은 비타민 D에 의해 생성이 촉진되는데, 햇볕을 덜 받으니 비타민 D가 덜 만들어지고, 비타민 D가 덜 만들어지니 세로토닌도 덜 분비된다.
비타민 D는 남성호르몬도 조절하기 때문에 남자들에게서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은 사실, 가을에는 남자들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말이다. 가을을 탈 때는 비타민 D와 세로토닌 생성을 위해 낮에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게 최고다.
가을 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갱년기
나이가 들어서 부쩍 가을을 탄다면 남성 갱년기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의 남성 10명 중 3~4명이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었으며, 이 중 10%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이유 없이 성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거나 피곤하고, 자주 우울하다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남성도 40대 중반이 넘으면 갱년기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가을을 탄다고 방치하면 복부비만의 노인형 체형이나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여성도 가을 나기는 힘겹다. 여름보다 상열감은 덜해도 손발이 시리고 저리는 증상이 심해지고, 관절이 뻑뻑하고 온몸이 뻐근해진다. 다른 계절보다 영양 섭취나 운동 등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가을철 탈모는 정상
사람에게 ‘털갈이 철’이 있다면 바로 가을이다. 여름 동안 강한 자외선과 분비물 증가로 두피가 약해진 상태라서 가을에는 일시적으로 탈모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시적인 가을철 탈모인지, 병적인 탈모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우선 정수리나 이마 라인을 살펴보자.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아니라 그쪽 부위만 계속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비어 보인다면 나아질 탈모가 아니다. 더 심해지기 전에 탈모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탈모는 조기에 치료하면 회복되므로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자.
각질? 때 밀면 더 일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장벽이 얇아져 계절에 상관없이 늘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일어난다. 거기에 가을이 되어 땀과 피지 분비가 줄어들면 피부 표면의 수분량이 줄고 보호막이 얇아져 피부건조증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는 탕에 몸을 담그는 목욕 대신 10분 이내의 샤워로 대신하고 비누칠도 자주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때수건은 사용 금물. 피부 보습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 C도 충분히 섭취한다. 가장 중요한 건 보습제를 열심히 바르는 것이다. 샤워 뒤에는 물기가 마르기 전에 꼭 보습제를 바른다. 먼저 로션을 바르고 오일을 발라 기름 막을 씌워주면 피부 수분이 덜 날아간다.
안구건조증? 눈만 깜빡거려도 좋아진다
가을에는 공기가 건조하고 자외선도 여름보다 강하다. 그래서 눈이 시리고 뻑뻑하다. 나이가 들어 호르몬이 감소하거나 당뇨병이 있어도 안구건조증이 생기는데, 가을에 더 심해진다. 눈이 건조하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한다.
또 눈이 침침하고, 충혈되거나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두통이 생기거나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각막염이나 결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눈이 피로하고 건조할 때 인공눈물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자꾸 사용하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눈 자주 깜빡거리기’. 뭔가 집중해서 쳐다보면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다. TV나 책,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 사람이 안구건조증에 잘 걸리는 이유다. 찬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고 가습기를 틀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 체온을 올리자
성인 5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감기는 열도 나고 몸도 쑤시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호흡기 증상만 있다. 특히 가을철에 시작된 알레르기성 비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겨울 내내 시달릴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콧물과 재채기만 좀 난다고 방치하면 부비동염, 흔히 말하는 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갑고 건조한 바람을 쐬면 비염 증상이 심해지므로 가장 중요한 건 보온과 보습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틀어놓는다.
기온이 내려가는 아침이나 저녁에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에 핫 팩을 붙이거나 반신욕을 해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발이 너무 차갑거나 뜨겁다? 근육을 키우자
가을이 손발에서부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수족냉증은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몸이 차가운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반대로 손발이 뜨거워 괴로운 사람도 있다. 수족냉증과 수족열증은 특히 갱년기 여성에게 익숙한 증상인데 기본적으로 수족냉증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수족열증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두 경우 모두 반신욕을 권한다. 수족열증은 라벤더와 같이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 아로마 향을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근육운동도 필수다. 근육량을 늘리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냉증과 열증 모두 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