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람에게 돌아온 서울역 고가, 서울로 7017 속으로

기사 요약글

인왕산과 남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고즈넉한 철길이 내려다보이는 서울역 고가. 그 길이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에게 돌아왔다.

기사 내용

 

공중정원을 걷다


1970년 개통 후 2015년 전면 폐쇄되기까지 45년간 서울의 발전을 묵묵하게 지켜봤던 서울역 고가도로. 시설이 낙후되어 더 이상 자동차는 다닐 수 없게 됐지만 철거가 아닌 재생으로, 나아가 ‘사람길’로 재탄생시킨 것은 경제적 성장과 발전 그 이상의 가치를 판단했기 때문이리라. 사람의 길로 모습을 바꾼 ‘서울로 7017’은 시작 부분인 만리동 구간부터 남대문시장까지 편도 1km에 달한다.

과거 고가도로의 회색 바닥을 그대로 살렸는데, 오히려 그 점이 더 독특하게 다가온다. 삭막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걷다 보면 이내 사라진다. 작약, 모란, 소사나무 등 총 24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은 원형 화분을 놓아 정원 느낌을 한껏 살렸기 때문. 고가도로인 만큼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눈에 담기는 점은 자랑할 만하다.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과 그 아래 펼쳐진 철길이 서울의 산업 발전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숭례문과 고층 빌딩 너머로 보이는 인왕산과 남산, 남대문시장의 전망은 산책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걸으며 만나는 의외의 재미


공중정원 곳곳에 재미가 숨어 있다. 먼저 산책로 총 세 지점에 만든 투명 바닥이다. 철길과 빠르게 달리는 도로 위 차들을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아찔함은 해외 유명 타워들에서나 볼 법한 장치다. 또 과거 고가도로 시절에 쓰인 오래된 돌난간을 그대로 살린 곳도 있다. 모르고 지나치면 그냥 허름한 난간일 뿐이지만 이것이 45년의 역사를 지닌 옛 고가도로의 흔적임을 알고 보는 난간은 왠지 모르게 애틋하다.

중간중간 설치된 휴식 공간은 서울로 7017이 앞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데 기여할 것들이다. 인형 극장 형태의 담쟁이극장은 아이들을 위한 공연 시설이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미무대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지향한다. 추억의 방방이도 있다. 두 대의 대형 트램펄린은 어른을 동심에 빠지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