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CLINIC 역시 내 결혼 생활 30년은 잘못됐다?

기사 요약글

노벨 문학상까지 거머쥔 이 문학인은 아마 세상의 모든 결혼 생활이 불행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기사 내용

그의 말이 잘못이라 주장하기엔 세상에 불행한 부부가 너무 많다.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 주고, 심지어 저주까지 한다. 그러나 그런 부부라도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남은 인생을 위해, 서로 변호사를 대동하고 법정에서 재산 분할과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하라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역할도 없어지는데 배우자와 함께하지 않은 채 어떻게 100세 시대를 살아가겠는가?
조금만 생각을 바꾼다면 이들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단,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골프 공 대신
가족의 머리통을 후려치는 분, 불륜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결혼이라는 판 자체를 깨버린 분 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건 공권력이 관여할 문제니까.

 

 

레임덕형 -‘나는 ATM이로소이다’

레임덕형 -‘나는 ATM이로소이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예뻐해 주니까.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 어느 한 초등학생의 동시에서

 

  • 증상 :왕년에 잘 나가던 남편. 집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신 아버지지만, 퇴직 후 집엔
    아버지의 자리가 없다. 순종적이라 생각했던 아내는 마가렛 대처도 울고 갈 철의 여인이었다.
    은퇴 후 아내의 눈치를 보게 된 남편은 자신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고, 그대로 방치되면 점차 괴팍하고 성질만 남은 늙은이로 진화하겠지.
  • 왜 이렇게 된 거지? :남편은 풍족하게 살게 해주면 나중에 가족과의 관계는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돈을 벌어온다는 이유로 가족을 무시하면, 집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은퇴까지 하면 우리 ‘가장’님은 친밀함도 없고 권위도 없으며 그저 부인에게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이 된다. 그럼 은퇴하기 전엔? 권위 있는 ATM이지.
  • 간단 처방전 :아내의 태도 변화는 남편의 은퇴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남편으로부터 받은 무시와
    무관심 때문이다. 즉, 부부간의 친밀감 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권위를 되찾으려 성질만 부리지 말고 부인과 친해질 궁리를 해보자. 아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라도
    공유하면서 말이다. 아내도 과거의 실망을 털어버리고 남은 결혼생활을 생각하는 게 좋다. 부부관계가 지배와 종속, 권위와 복종 관계가 되면 긴장과 갈등의 날들이 이어진다. 이미 몇 십 년을 그렇게 살아왔지 않은가? 이제 그만 남편에대한 애정도를 애완견보다는 높게 평가해주자.

 

 

돌직구형 -‘칼보다 날카로운 말’

돌직구형 -‘칼보다 날카로운 말’

장난으로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맞아 죽는 법이다. 그런데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돌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 증상 :비판도 습관이다. 일종의 갈등이 습관화된 관계. 이들 부부는 상당수의 일에서 견해 차이가 있어 함께 있는 것만으로 싸움의 이유가 된다. 하지만 그간 다툼으로 쌓아온 정이 있고, 그리고 서로 속내를 숨기지 않아 큰 싸움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싸움이 결혼을 해체할 도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즉, 매일같이 지지고 볶으며 싸우는데 이혼은 하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부부.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그런 부부 말이다.
  • 왜 이렇게 된 거지? :남편이 큰마음 먹고 설거지를 도와주었다고 치자. 영 익숙하지 않은 설거지라 아내가 보기엔 시간만 많이 걸리고 깨끗하게 씻은 것 같지도 않을 거다. 그럼 한마디 던진다.
    “이걸 설거지라고 한 거야?” 그 순간 남편은 행주를 집어 던진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먹으며 마치 <마스터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 같은 표정과 말투로 “오늘은 국이 짜다”라고 말하면 당분간 아내의 정성이 담긴 음식은 못 먹게 된다. 그런 식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이 오고 가면서 잦은 싸움이 발생하고, 싸움이 싸움을 부르는 일상이 시작되는 거다.
  • 간단 처방전 :세상에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오히려 이들에겐 작은 다툼이 삶의 활력이다.
    굳이 싸움을 피하려다가 대화가 없어지고 어색해진다. 좋은 부부란 안 싸우는 부부가 아니라 싸우고도 잘 해결하는 부부다. 그러니 자신의 비판과 독설이 정말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상대방의 역린만 잘 파악하자. 그리고 가급적 싸울 땐 주먹이나 도구는 쓰지 말고 말로 하자.

 

 

돌부처형 -‘우리 부부, 으리 부부’

돌부처형 -‘우리 부부, 으리 부부’

부부생활이란 차가 있다. 큰 차도 있고 작은 차도 있고 비싼 차도 있다.
단, 어떤 차든 바퀴는 필요하다. 그 바퀴가 바로 부부의 ‘성생활’이다. 그러나 어떤 차는
‘으리’만으로 가기도 하더라.

 

  • 증상 :배우자가 서로에게 너무 편해져 전혀 성적인 긴장감을 주지 않는 관계. 가정생활은 전반적으로 원만하지만, 부부간 성생활은 전혀 없음. 물론 이들이 에로스적 사랑을 넘어 마더 테레사처럼
    상대방에게 아가페적 사랑을 느끼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가족이 된 거지. 어머니와 아들이 하지 않는 것처럼 이들도 가족이라서 하지 않는 거다.
  • 왜 이렇게 된 거지? :남편이 일과 각종 사회 활동으로 피곤해지면 자주 관계를 갖지 않게 된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편의 욕구도, 성능도 떨어진다. 아내도 평소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남편과의 관계가 즐거울 리 없다. 또한 갱년기 이후엔 남편과의 스킨십 자체가 어색하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적 매력이나 만족도도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즐거워야 할 부부의 섹스가 의무방어전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관계가 오래갈 리 없다. 차라리 안 하고 말지.
  • 간단 처방전 :섹스가 꼭 침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식탁에서 저녁을 먹다가
    폭풍 같은 관계를 맺으라는 건 아니다. 단지 평소에 하는 작고 사소한 스킨십도 섹스로 가는 한 과정이라는 것만 기억하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고, 스킨십도 해본 사람이 잘 하고, 더 하고 싶은 거다. 아침에 배우자의 볼에 키스를 해보자. 단지 그것만으로 둘 사이의 온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걸 느끼게 될 거다.

 

 

고래싸움형 -‘시월드 잔혹사– 꽃들의 전쟁’

고래싸움형 -‘시월드 잔혹사– 꽃들의 전쟁’

아무리 금슬이 좋은 부부라 해도 아내와 시어머니의 끝나지 않는 전쟁은 결국 가정을 망친다.
 

  • 증상 :결혼 초엔 시댁과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대부분의 남자는 좋은 남편과 좋은 아들 사이에서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한다. 고래싸움에 남편 등만 터지는 거다. 그 갈등이 몇 년 이상 유지되면, 대부분의 남자는 좋은 아들과 좋은 남편 모두를 포기하고 그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제 1차 우리 집 대전’이 아내가 며느리를 볼 나이가 된 지금, 17차 대전까지 이어졌다면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사이는 이미 미국과 이슬람보다 멀어진 거다
  • 왜 이렇게 된 거지? :아내들이 보기에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편들은 효자다. 단, 본인이 효도를 하기보다는 아내에게 효도를 강요한다. 그럼당연히 며느리는 최선의 노력을 할 거다. 어쨌든 시집을 왔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처가와 시댁의 차별이 확 느껴지는 순간이 오거나, 혹은 눈에 띄게 며느리를 무시하는 시어머니를 남편이 방관하는 경우 아내의 저항이 시작된다. 그리고 지구가 멸망해도 남을 것이라는 고부 갈등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 간단 처방전 :많은 남편들이 어머니로 인해 좋았던 부부 관계를 망친다. 그럼 좋은 아들과 좋은 남편을 공존시키는 방법은? 그 둘을 공존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남편이 자기 부모에게 효도하는 거다. 아내가 잘하든 말든. 그리고 아내가 시댁에 하는 만큼 남편도 처가에 잘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처음부터 노선을 확실히 해라. 아직 아내와 살날이 많다.

 

 

음소거형 -‘대화가 필요해’

음소거형 -‘대화가 필요해’

‘밥 먹자. 불 꺼라. 자자’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부부 유형의 클래식.
 

  • 증상 :서로에게 의무적인 부부 관계. 꼭 필요한 대화만 오고 간다. 아이가 있을 때는 아이와 관련된 대화를 종종 나누는 편이지만, 아이가 독립을 하면 그 빈자리는 침묵이 차지하게 된다. 그렇다고 서로 미워하는 건 아니다. 그저 서로가 익숙하고 편할 뿐이다. 특별한 불만이나 활력도 없이 하루를 살아간다. 이들은 마치 오래된 하숙생과 주인 아주머니와 같다. 꼭 해야 될 말만 하고, 밥이나 얻어먹고, 매달 돈을 주는 그런 관계 말이다.
  • 왜 이렇게 된 거지? :이들도 결혼 초기에는 남들처럼 보기만 해도 좋은 신혼 시절이 있었고, 손끝만 닿아도 만리장성을 쌓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남편은 회사 일에 치이고, 아내는 육아와 집안일에 치인다. 남편은 집에 오면 쉬고 싶고, 아내는 남편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아내는 몇 번에 걸쳐 대화를 시도하지만, 지친 남편은 그에 호응하는 게 힘들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 경험이 누적되면 점차 대화의 총량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수년이 흐르면 대화 자체가 끊어지는 거다.
  • 간단 처방전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문제의 해답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것뿐이다. 식사를 하면서 아내의 이야기에 20분간 고개를 끄덕이고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면 된다. 쓸데없어 보이는 말이야말로 부부 관계의 윤활유니까. 아내도 좀 더 현명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남편은 남편이기 전에 남자다. 그러니 절대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말하지는 마라. 그 순간, 남편의 귀에 대화는 사라지고 잔소리만 남는다.

 

 

룸메이트형 -‘바람 피기 좋은 날’

룸메이트형 -‘바람 피기 좋은 날’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만 배신이 아니다. 네 마음속에서 나를 제쳐놓는 것도
나한테는 배신이다.
– 전도연, 영화<약속> 중에서

 

  • 증상 :음소거형과 비슷해 보여도 근본부터 다른 관계다. 이들은 대화 자체를 기피하지는 않는다. 그저 결혼 초기부터 서로에 대한 몰입도가 현저히 낮을 뿐이다. 쉽게 말해서 선이나 정략결혼 같은 거 말이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에게 깊이 관여하지 않은 채 자신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갈 뿐이다. 당연히 부부 관계에서 갈등이나 분노, 좌절은 찾아볼 수가 없지. 애초에 기대가 없으니까.
  • 왜 이렇게 된 거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고 말했다. 애초에 이들은 부부가 되기 전에 다른 유형의 부부보다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다. 그 상태에서 결혼을 진행하고, 어떤 이유든 그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샘솟지 않는 한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람의 삶에서 모르는 것이 늘어가고, 점점 그 관계는 메마르게 되겠지.
  • 간단 처방전 :오랜 결혼 생활이 주는 한 가지 장점은 서로에게 보다 가까워지고 편안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메마르고 기대가 없는 관계라도 한집에서 부부로 오래도록 살면 정이 든다. 결혼 후반기는 부부 관계를 넘어서, 애정이 아닌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어차피 애정이 식었다면 아니 애초에 식을 애정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배우자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보자.‘친구 같은 아내, 아내 같은 친구’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