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전성기재단

50대 건강 - 36.5도 체온을 지켜라
건강∙간병 15,011

얼마 전 대한한의원 선재광 원장이 케이블TV에 나와 ‘체온을 1도 높이면 병원에 갈 일이 없다’고 주장해 큰 관심을 끌었다. 체온이 1도만 낮아져도 암세포가 번식하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문제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저체온인데 자신이 저체온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저체온 상태를 방치할 경우 소화 기능 저하, 두통, 변비와 복부 비만은 물론, 더 나아가 당뇨나 고혈압까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체온 건강법의 원조는 일본이다. ‘체온을 1도 높이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는 이시하라 유우미 박사의 이론이 대표적인데, 최근 50년 동안 인간의 평균 체온이 약 1도 이상 떨어졌으며, 이렇게 체온이 떨어진 원인으로는 각종 생활의 이기와 오염 물질, 현대인의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등을 꼽았다.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에 관여하는 림프구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면역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일본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체온이 1~2도 낮은데, 이는 암세포들이 면역 세포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물질을 대량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체의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각종 효소들은 체온이 36.7~37도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체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효소가 제대로 일을 못해서 신진대사가 떨어진다. 결국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소화 장애와 비만 등의 문제가 생기기 쉽다. 여기에 혈관들도 추워 수축해버리기 때문에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각종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체온 면역학에서는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약해지고, 반대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5~6배 강해진다고 하는 것이다. 아직 의학적으로 완전하게 검증이 끝난 이론은 아니지만 일견 일리가 있다. 무엇이든 차가워지면 딱딱해지지 않는가. 삼겹살도 불판 위에서 내려가면 딱딱해지고 고깃국에 뜬 기름도 식으면 하얗게 굳는다. 우리 몸속도 마찬가지다. 체온이 떨어지면 몸속 장기와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다.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체내 노폐물도 잘 빠져나가지 않아 질병에 취약한 몸이 된다.

 

내 체온은 정상일까?

 

 

사실 체온 건강법에서 말하는 ‘저체온’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이보다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냉증’이라는 표현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전체적으로 체온이 저하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몸 어딘가에 냉기가 몰려 그 부위의 체온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적합하다. 요즘 병원에서 많이 하는 ‘적외선 체열 검사’도 마찬가지다.
적외선 체열 검사란 인체 표면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미세한 적외선으로 체온 변화를 감지해 통증이나 질병 부위를 진단하는 방법인데, 통증이나 질병이 있는 부위에 파랗게 냉기가 돌거나 빨갛게 열기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딱히 아픈 곳이 없어서 자기 체온이 정상이라고 짐작하지만, 사람에 따라, 체질에 따라, 환경에 따라 체온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럼, 부위별 체온이나 체열을 측정하지 않고도 저체온 상태인지 알 수는 없을까?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겨드랑이 밑에 손을 넣고 곧바로 그 손을 배 위에 올려본다. 이때 배가 겨드랑이보다 차갑다면 저체온을 의심해봐야 한다.

 

체온이 떨어지면 이런 질환이 악화된다

 

 

체온이 떨어지면 단순히 ‘병이 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질환이 있다면 이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다리의 혈액이 순환되지 못하고 종아리에 고여 혈관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면 혈액순환이 떨어져 늘어난 혈관 부위로 피가 더 잘 고인다. 특히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생기기 쉬운 질환으로 겨울철에는 다리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 써야한다.

 

자궁근종

자궁 건강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아랫배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 특히 아랫배가 차가워지기 쉬워 자궁 건강에 이상이 올 수 있다. 혈액순환 저하로 생리 후 찌꺼기나 노폐물 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난소낭종이나 자궁근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갑작스러운 기온의 변화는 전립선의 요도 괄약근을 자극해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킨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겨울철 실내·외 온도차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갑작스런 체온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항상 따뜻하게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치질

일반적으로 치질이라 부르는 치핵은 항문안쪽의 점막이 덩어리를 이뤄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치핵이 더 쉽게 돌출된다. 평소 치질이 자주 재발했다면 특히 겨울철 체온 관리에 주의하고, 케겔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고혈압

갑자기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벽이 수축돼 혈압이 치솟는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사망률은 여름철보다 30% 정도 높다. 추운 날씨는 고혈압뿐 아니라 협심증, 뇌출혈 등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높으므로, 밖에 나갈 때는 옷을 충분히 껴입고 목도리나 머플러 등을 이용해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과민성 방광

겨울이 오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고, 그 결과 대사의 산물인 소변도 증가하게 된다. 증가된 소변량은 방광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방광이 예민해 평소 소변을 자주 보는 과민성 방광이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우울증

우울증 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체온이 낮은 새벽과 오전에 증상이 심해지고 오후가 되면 나아진다. 가을에 시작해 겨울까지 이어지는‘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낮아진 데 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나 호르몬 분비가 변해 우울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체온조절을 관장하는 시상하부의 기능이 약한 사람이 우울증에 더 쉽게 빠진다.

 

요통

기온이 떨어지면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 허리 통증이다. 체온이 떨어지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고 뻣뻣해져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에 허리에 통증이 생기거나,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

 

두통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대부분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해 생기는 일시적 두통으로,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평소 두통이 잦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갑자기 찬 공기를 쐬지 않는 것이 좋다. 과도한 난방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따뜻한 곳과 추운 곳을 오가면서 뇌혈관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이완되면서 뇌 혈류량이 급격히 변하기 때문이다.

 

체온 저하, 날씨가 전부는 아니다

 

날씨가 추워서 체온이 떨어졌다면 든든하게 껴입으면 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이 우리의 체온을 떨어뜨린 주범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사시사철 음식을 차갑게 보관해주는 냉장고, 한겨울에도 바깥 기온과 30도 이상 차이 나는 난방, 매일 하는 샤워, 편리한 자동차, 만성적인 스트레스, 넘쳐나는 먹거리 등 이 모든 것이 체온 저하를 불러오고, 한의학에서 말하는 냉기를 몸속에 쌓아두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원인을 나열해보니 체온을 올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우선 옷을 따뜻하게 입는다. 따뜻하게 옷을 입으면 실내 난방 온도를 낮출 수 있고, 우리 몸이 36.5도를 유지하기 위해 쏟는 에너지를 조금 줄일 수 있다. 음식도 적당히 먹는다. 과식을 하면 소화기로 혈액이 몰려 다른 부위의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쉽게 체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운동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저체온증의 원인 중 하나로 근육량 저하를 꼽는다.


근육은 몸에서 열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부족하면 체온이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을 해서 근육량을 늘려주면 체내 열 생산이 많아져 체온이 올라가 추위도 덜 느낀다. 저체온증의 또 다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유발해 체온조절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따뜻한 음식이나 차, 따뜻한 물로 하는 족욕이나 반신욕, 핫팩과 같은 보조 기구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 속 체온 올리는 10가지 방법

 

  1.  추운 밖에서 실내로 들어갈 때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 온도 차를 완화한다.
  2.  잠에서 깼을 때 누운 상태로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다리에 힘을 줬다 뺐다, 엉덩이에 힘을 줬다 뺐다 하면서 밤사이 떨어진 체온을 올린다.
  3.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자연스럽게 흔들면서 걷는다.
  4.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므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5.  평소 발이 찬 사람은 발가락 양말을 신는다. 발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막을 수 있다.
  6.  핫팩은 꼬리뼈 위쪽에 붙이는 것이 좋다. 혈액 흐름이 가장 많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7.  하루 5번 정도 50회 이상씩 손뼉치기를 한다. 손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면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8.  음식을 오래 씹고 복식호흡을 하면 체온이 올라간다.
  9.  생강차를 마신다. 몸을 따뜻하게 해서 체온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몸속 냉기를 몰아낸다.
  10.  따뜻한 물에 입욕하면 면역 체계가 활성화된다. 특히 감기 초기라면 체온이 올라가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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