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홈 CCTV에 관하여.
혼자 사시는 부모님이 늘 걱정이었다.
TV를 시청하던 중 저혈당 쇼크가 와서 쓰러지시는 건 아닐까?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다치지는 않을까? 연세가 많으시니 언제 돌발상황이 터질지 몰라 늘 노심초사였다.
누군가 옆에 있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식에게 바로 연락이라도 해줄 수 있지만 만약 혼자 계시다가 이런 돌발상황이 일어난다면?
그렇다고 매번 연락하는 것도 쉽지 않아 어찌할 줄 몰라 고민하던 차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부모님 집에 가정용 CCTV'를 설치한다는 게 아닌가. 과연 가정용 CCTV가 나의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설치해봤다.
“설치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은 먹었지만, 처음엔 고민되었다. CCTV라는 단어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에 뭔가 감시하는 느낌이랄까? 혹여 부모님도 자식이 본인을 감시한다고 여길까봐 걱정되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해보니 나도, 부모님도 모두 완전 대만족. 내 입장에선 부모님 일상을 수시로 볼 수 있는 게 좋았다. CCTV로 부모님을 자주 볼수록 심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고, 예전보다 훨씬 더 살갑게 챙겨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엔 전화하려다가 망설인 적이 많았다. 혹시 곤히 주무시는데 깨우는 건 아닐까, 바쁜데 전화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다. 그런데 지금은 뭐 하시나 본 다음 전화한다. 그래서 예전보다 전화를 훨씬 자주 한다. 한번은 밥을 드셨는데 약을 안 드시더라. 그래서 약 안 드시냐고 곧바로 전화를 했다. 깜빡했다 하시면서 바로 드시더라. 그렇게 전화를 시작하면 금방 끝나지 않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덕분에 떨어져 지내면서 몰랐던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CCTV 덕분에 부모님과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다. 접점이 많아지면서 연락할 이유도 늘었다. TV 보는 아빠에게 전화해서 ‘아빠 TV 뭐 봐?’라고 종종 묻곤 한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요즘 아픈데 없지?’ ‘필요한 건 없고?’라며 상투적으로 얘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응 없지’뿐이다. 그런데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즘 어디가 콕콕 쑤시는지, 요즘 뭐가 필요한지 술술 말씀하신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것들을 챙길 수 있다. 그게 진짜 좋은 거 같다.
한번은 내가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혹시 감시당하는 생각 안 드냐고. 불편하면 꼭 말해달라고 그랬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감시’가 아니라 오히려 ‘잠시’를 선물 받았다고 하셨다. CCTV를 보면 잠시나마 내 생각을 하게 되고, 문득 불안하다가도 내가 부모님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는 것.
Q1. 어디에 설치하는 게 좋은가?
보통 부모님이 자주 계시는 거실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잘 지내시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방에서 불의의 사고가 나는 것이 걱정된다면, 홈 CCTV를 방에 설치하거나, 거실과 방에 두 대를 설치하는 것도 괜찮다.
Q2. 실시간으로 어떻게 확인해?
해당 상품과 연동되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된다. 앱을 켜면 CCTV에서 촬영하는 녹화 장면이 실시간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녹화도 가능하다. 기기에 따라 상시 녹화, 시간별 녹화, 상황별 녹화 등이 가능하다.
Q3. 기기값 외에 추가 비용은?
홈 CCTV를 구매하면 녹화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SD카드를 무료로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Q4. 어떤 상품을 사야할까?
블로그나 카페를 찾아보면 후기가 많은 상품들이 있다. 세 가지로 추려봤다.
기획 우성민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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