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입맛 까다로운 언론인들이 추천하는 단골집.
‘가맛비’ 최고의 초밥집 서울초밥
가격 대비 맛이 좋아야 자주 찾게 되는 법이다. 서울초밥이 바로 그런 곳이다. 초밥의 맛은 생선의 신선도와 식감, 밥알과의 조화 그리고 장국의 깊이가 좌우한다. 일식집에서는 맨 먼저 장국을 내놓는데 그 장국 맛이 메인 요리의 품격을 예고한다. 서울초밥은 바로 이 장국 맛이 좋다. 국물이 깊고 그윽한 향을 안고 있다. 사장이자 요리사인 주인 한 씨는 “오랜 시간 푹 끓인 다음 된장 맛을 순화하기 위해 무와 다시마, 멸치를 넣고 다시 1시간 이상 끓여 향을 돋운다”고 말한다. 그런데 진짜 비법은 소주와 정종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다.
이 집의 초밥은 한 입에 먹기 좋을 만한 크기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보통 밥알 100개 내외로 주먹밥을 만드는 데 반해 이곳은 90개 내외로 만든다. 생선은 신선도와 육질을 살리기 위해 5시간 이상 숙성시켜 반드시 얼음 칼로 썰어 낸다. 얼음 칼이란 생선과 같은 온도로 조리하기 위해 회칼을 얼음물에 담가두는 것을 말한다. 이런 섬세함이 서울초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다. 게다가 가격도 주변의 초밥집보다 저렴하다.
초밥을 맛있게 먹는 비법이 있느냐고 주인에게 물었다. 함께 내놓은 채소와 간장소스, 생강을 곁들여 먹으란다. 단, 그냥 먹지 말고 먼저 생강을 씹어 입속을 개운하게 한 다음, 무순을 씹어 향을 유지한 채 초밥을 입에 넣으란다. _최병요(전 한국경제 편집위원)
단골의 한마디
초밥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 맛있다. 다만 이곳에서는 술을 팔지 않아 근처 편의점에서 사 와야 한다.
- 추천 메뉴 : 우동초밥 8천원
- 모듬초밥 : 6천원
-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
- 주소 : 서울 중구 삼일대로 363 장교빌딩 지하 식당가
- 문의 : 02-774-7278
촌스러워 정겨운 돈가스 에버그린
2001년 안양 인덕원역 뒷골목에 터를 잡은 돈가스집 에버그린은 그야말로 촌스럽다. 간판, 식탁, 의자, 테이블매트, 메뉴, 냅킨 등 식당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촌스럽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이 집을 자꾸 찾게 되는 건 그 촌스러움이 주는 정감 어린 분위기와 기똥찬 맛 때문이다. 처음엔 기대 안 하고 들어갔다가 엄청난 맛에 감동했으며, 몇 번을 더 찾아간 뒤에야 이 집이 ‘안양의 전설’로 통하는 ‘레전드 돈가스집’임을 알았다. 돈가스집이지만 돈가스보다 먼저 거론해야 할 음식이 있으니 수프와 빵이다. 이 집 주방에서 아침마다 직접 끓이고 굽는다.
수프는 수프 전문점의 그것만큼 묵직하고 고급스러우며, 식전 빵도 고급 베이커리 수준이다. 돈가스는 암퇘지의 등심만을 선택해 커다란 고기 망치로 두들겨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등심 가장자리의 힘줄을 끊어 고기가 틀어지지 않게 밑 작업을 한다. 양념한 고기는 1차 숙성을 시킨 뒤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히는데, 달걀물에 우유를 섞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이 집의 비법이다. 튀김옷을 입힌 고기를 다시 냉장고에서 2차 숙성 과정을 한 뒤 기름에 튀겨 낸다. 여기서도 이 집의 노하우가 있는데, 돈가스를 튀기는 기름에 양파를 넣어 기름의 비린내를 날리고 달콤한 향이 묻어나게 한다고. _장이담(전 M25 편집장)
단골의 한마디
식전 빵 하나는 남겨두었다가 빵 사이에 돈가스를 잘라 넣어 일명 ‘돈가스샌드’처럼 먹는 것이 이 집 단골들의 비법이다.
- 추천 메뉴 : 돈가스 9천원
-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4시
- 주소 :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로 29-16
- 문의 : 031-425-4359
제주 흑돼지의 진면목 요리하는 푸줏간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제주 ‘똥돼지’ 하면 서울 사람들이 질색했다. 게다가 돼지고기는 비곗덩어리라는 인식 때문에 푸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제주 흑돼지고기를 먹고 싶어 제주 여행을 하는 사람이 많다. ‘요리하는 푸줏간’은 고향 제주에 가면 꼭 찾는 곳이다. 이 집의 흑돼지구이는 초벌구이로 살짝 기름을 뺀 다음 손님상에 올린다. 그래야 맛도 좋고 연기도 없다는 것. 여기에 전복과 송이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 익은 고기를 ‘멜젓’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기본이다. 김대희 사장은 “돼지고기는 16℃의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감칠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덧붙인다. _문인수(전 KBS 강릉방송국장)
단골의 한마디
참숯으로 초벌구이를 한 흑돼지는 약불에 익혀야 육즙이 새어 나가지 않아 더 맛있다.
- 추천 메뉴 : 흑돼지 초벌구이 1만8천원(1인분)
-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175
- 문의 : 064-723-3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