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전성기재단

50대 추천 - '꿈의 집'을 구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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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집'을 구현하다.

설계 사례 1 - "대물림할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어요"

관리가 편하다, 깨끗하다는 이유로 줄곧 아파트 생활만 고수하던 A 씨.
눈 온다고 마당을 쓸 일이 있나, 여름마다 해충과의 전쟁을 벌일 일이 있나 여러모로 아파트는 속 편한 곳이었다. '질주 본능'을 드러내는 윗집 꼬마와 새벽 5시만 되면 요란 벅적지근하게 출근 준비를 하는 아랫집 '처자' 때문에 가끔 울컥하긴 했어도, 그래도 아파트는 편한 곳이었다. 그런 그가 새삼 '집짓기'에 관심이 생겼던 건 서울 근교의 한 전원주택 단지를 구경하면서부터다. 아기자기한 텃밭, 늠름한
진돗개에 멋진 테라스까지 그간 잘 살아온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는 전원주택에
홀딱 마음을 빼앗겼다. 안산에 살고 있던 A 씨는 결국 여윳돈 2억원을 투자해 화성에 694m²
(약 210평)의 대지를 사들였다. 본격적으로 집짓기에 돌입한 그는 먼저 설계사무실부터 알아봤다.
'내 머릿속의 집'을 구현하려면 건축가의 전문성이 필요했던 것. 온라인 사이트를 뒤져 '딱 내 스타일이다' 싶은 건축 사례를 접한 그는 해당 업체 2곳에 전화를 걸어 그중 한 곳과 미팅 약속을 잡았다.
'드디어 시작'이라는 설레는 마음을 갖고 나간 자리에서 건축가는 '집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오라'는 숙제를 내줬다. 시를 써도 좋고 일기를 써도 좋으니 자신의 '드림하우스'를 글로 정리해 설계사무소
카페에 올리라는 것. 이를 토대로 1차 평면도를 구상하게 되는 만큼 가급적 정확한 요구사항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고심 끝에 A 씨는 다음과 같은 글을 작성해 카페에 올렸다.
 

  • 건축주 A 씨의 바람
    "화성 땅에 165m² (약 50평) 규모의 주택을 짓고자 합니다. 드레스 같은 화려한 집보단 파자마 같은 편한 집이 좋습니다. 트렌드다 뭐다 해서 잘 쓰지도 않는 복잡한 공간을 만들곤 하는데 저나 가족의 성격상 새것에 적응하는 게 도통 맞지 않습니다. 어느 누가 들어와 살더라도 이질감이 없을 만큼 취향을 타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은 집을 지어 대대손손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지만 혹시 나중에 집을 되파는 일이 생기더라도 '특이해서 안 팔리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테니까요. 저희 부부는 아들 내외와 같이 살 계획인데, 서로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도 때론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듯합니다. 아파트에만 거주했던 터라 주택의 유지, 관리, 보수에 부담감도 적지 않습니다. 단독주택은 난방비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이를 보완할 방법은 없을까요? 또 마당에 작은 숯가마 찜질방을 설치할 계획이니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설계자의 답변
    해당 글을 올린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1차 평면도가 나왔다.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연령이나 가족 구성원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이면서도 클래식한
    구조였다. 설계자가 제시한 주택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았다.
    • 1.대대손손 집을 물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연도금 강판을 활용한 스틸하우스 공법을 적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고베 지진에서 '살아남은' 주택 중 8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과 안정성을 자랑하는데 오죽하면 별칭이 '100년 주택' '3대 주택'일 정도입니다. 외장재 역시 튼튼하면서도 유지, 보수에 큰 손이 가지 않는 세라믹, 패널, 벽돌 등을 제안합니다.
    • 2.98.3m²(약 29.8평) 크기로 설계한 1층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구조로, 각 공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음식 냄새가 집 안에 배지 않게 해 달라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거실과 주방은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 3.오픈 천장을 설치해 내부 구조에 특징을 주고자 합니다. 평면도에 나타나 있듯 1층과 2층 사이의 천장이 반쯤 뚫려 있는데 이는 두 세대가 '분리된 듯' 공존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죠. 1층에서 보면 천장, 2층에서 보면 '특별한 쉼터'가 되는 공간은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기에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벽 쪽으로 책장을 짜 넣어 '가족들의 서재'를 만들어보면 더욱 의미 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4.58.4m²(약 17.7평) 크기인 2층엔 별도로 테라스를 설계했습니다. 이는 주로 젊은부부가 이용할 듯합니다. 중년 부부에겐 문만 열면 너른 잔디밭이 펼쳐지니 모두 만족스러운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추후 마당에 찜찔방을 설치하실 계획인만큼 해당 공간은 건축물이 침범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 5.난방비 문제는 벽난로를 설치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600만원 정도의 시공비가 예상되지만 한겨울 난방비가 10만원대로 낮아지므로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A 씨는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디테일한 사항을 반영해 제시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이후 서너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최종 설계도를 확정해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주택 공사에 들어간다.
설계 협조 :넥서스 C&D 02-573-6296(www.nexuscnd.co.kr)

건축주 A 씨의 요구를 반영해 설계한 '꿈의 집'. 사진은 실제 건축물을 예상해 그려본 3D 투시도. (1층 평면도)'거실에 음식 냄새가 배지 않게 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거실과 주방을 분리했다. (2층 평면도)오픈 천장 구조를 취해 1층과 2층 사이의 천장이 반쯤 뚫려 있다.

 

 

설계 사례 2 - "도심 속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요"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B 씨 부부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을 꿈꿨다. 두 아이들이 모두 대학생이
된 터라 이제 마음 놓고 그 꿈을 실현해볼까 했는데 막상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백화점, 병원, 문화센터 등등 지금껏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텃밭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남편과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던 아내에게 '전원주택'은 더 늦기 전에 꼭 이뤄야 할 꿈이었다. 그때 그들의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부모님이 물려주신 서울의 작은 땅이었다. 삼각형 모양의 대지에 면적이 74m²(약 22평)밖에 되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공간만 집약적으로 쌓아 올린다면 괜찮은 전원주택이 될 것 같았다. 그 길로 소형주택 전문 건축사무실을 알아본 부부는 마음에 드는 업체를 선정해 직접 미팅을 제안했다. 처음 만난 건축주와 건축가는 토지 구석구석을 살피며 집을 짓고자 하는 이유에서부터 앞으로 은퇴 계획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건축가는 부부의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다 듣고 싶어 했다. 그들의 옷차림, 성격, 말투, 습관 같은 사소한 것들을 잘 파악할수록 만족스러운 집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장 답사 전에 이미 건축사무실에서 토지이용계획원, 토지대장, 토지등기부등본, 현장항공사진 등을 분석한 터라 '집 지을 수 있는 땅'인지의 여부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건축가에 대한 믿음이 생긴 부부는 꼭 갖췄으면 하는 사항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 건축주 B 씨 부부의 바람
    저희가 꿈꾸는 집은 3층 구조입니다. 1층엔 공부방을 운영할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을 갖추고자
    합니다. 추후 카페나 원룸을 운영할 생각도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주시길 바랍니다. 2층은 부부 침실을 비롯해 거실, 주방을 갖춘 메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길가에 자리 잡고 있어 건물이 완성되면 오가며 집을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집안 내부가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써주세요. 3층은 아이들 방과 세탁실을 둘 예정입니다. 3층에는 옥상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출가하고 나면 저희 부부가 3층으로 메인 주거 공간을 옮기려고
    생각합니다.
  • 설계자의 답변
    1주일에 한 번꼴로 건축주와 만나 수정, 변경 사항을 논의했던 건축가는 다음을 고려해
    집의 모습을 설계했다.
    • 1.부부는 한 층 면적이 33m²(약 10평) 내외인 '협소 주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해당 대지를
      검토한 결과 건폐율 60%에 용적률 200%로 한층에 43m²(약 13평)씩 3개 층 건설이 가능합니다.
    • 2.1층을 공부방으로 활용하다 추후 카페나 원룸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으므로
      주인집 출입구를 따로 분리해 사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 공간과 공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분리시켰습니다.
    • 3.자녀의 출가 이후 옥상 출입이나 세탁기 사용을 위해 3층을 주공간으로 쓸 생각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부부는 늘 비어 있는 2층 공간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따라서
      추후에도 메인 주거층은 2층으로 정하는게 좋을 듯합니다. 또 외부에서 집 안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없도록 거실 창의 세로 길이를 일반적인 주택보다 짧게 구상해보았습니다. 채광이나 통풍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 4.건축주께서 차량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만큼 주택 외부에 모던한 느낌의 은색 펜스를
      설치해봤습니다.
    • 5.옥상에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필요한 방수 조치 등을 취하겠습니다.


첫 미팅에서부터 최종 설계 도면이 나오기까지는 두 달 남짓, 마침내 집을 짓기로 결론을 낸
B 씨 부부는 4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꿈에 그리던 '도심 속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설계 협조 :AAPA 건축사사무소 070-8223-2011(www.aapa.co.kr)
 

B 씨 부부가 설계를 의뢰해 지은 협소주택(한 층 면적이 33m² 내외). 면적이 74m²(약 22평) 밖에 되지 않는 '삼각형 모양'의 땅을 활용해 집을 지었다. 비록 한 층당 면적이 33m²(약 10평)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로 쌓아올린 형태라 네 가족이 살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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