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지는 재테크 정보 속에서 무엇을 취해야 할까? 핵심은 이슈부터 살피는 것이다.그래야 향후 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issue 1. 화웨이 부회장 체포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가 체포했던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이 보석금 84억원에 풀려났다. 중국 기업 화웨이는 현재 통신장비업체 부분 세계 1위이다. _CNN“
이슈 풀이화웨이의 그냥 임원이 아니다.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자 현재 차기 최고경영자가 유력한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이다. 혐의는 현재 이란에 대해 취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거래)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인데, 향후 수사에 따라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30년 형까지 중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이 사건이 글로벌 증시 하락까지 가져온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통신 전쟁에 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바로‘기술’이다. 중국은 기술만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그 기술만은 호락호락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통신업종, 특히 5G 시대 기술은 중국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 최고 대열에 올라섰다. 자칫 5G 통신 분야의 기술 표준을 중국이 상당수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미국은 무역 전쟁은‘휴전’을 선언하면서도 추가로 통신 전쟁을 벌인 셈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협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투자법이번 사건을 통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더욱 확실해졌다. 합의나 협상이 아니라 중국의 굴복을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화웨이 사건 이전에도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중싱통신)에 대해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 거래 불가 제재를 내렸다. 통신장비업체가 미국 시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이다. 그런데 화웨이는 ZTE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엄청나다. 통신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장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다. 이 대목에서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하는 건 중국의 대응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지속적으로 미국에 고개를 숙여왔다. 기술력이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자동차도 주고, 농산물도 천연가스도 많이 사주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렇게 압박하면 중국도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경우 미국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증시가 워낙 많이 빠졌기 때문에 2019년에 접어들며‘저가 매수’란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때는 아니다. 2019년 상반기까지‘현금 확보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issue 2. 한국 경제 80개월 연속 흑자
“ 한국 경제가 8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환보유고 또한 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_연합뉴스”
이슈 풀이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수출만큼은 여전히 좋은 흐름이다. 반도체가 수출 시장을 이끌고 여기에 석유제품, 조선 및 기계류 등이 가세하면서 80개월 연속 흑자라는 쾌거를 이뤘다.최근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그간 한국을 멀리 떠났던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여행수지 적자폭이 중국의‘한한령’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늘고 있고 상대적으로 한국인 출국자 수 증가율이 떨어지면서 나온 결과로 이 대목은 생각할 점이 많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를 보면 유독 여행수지와 내수경기가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바로‘유커’라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력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3~2015년을 돌아보면 그 당시 우리 자력으로 내수가 살아날 동력은 없었지만 유커들이 한국에서 상당한 돈을 써 소비지표가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유커들이 국내 내수의 원동력이 됐다는 이야기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유커가 본격적으로 다시 한국에 찾아오고, 그들이 과거만큼 소비한다면 어느 정도 내수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투자법 우리가 다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이 오려면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수지도 적자가 나와야 한다. 즉 외국에서 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황이어야 한다. 가령, 지난 1996년 우리는 OECD 회원국이 됐다고 들떠 있었지만 6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확실한 전조가 있었던 것이다. 둘째, 외환보유고가 급감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경제의 체력은 어느 정도일까? 수출은 여전히 좋은 흐름이다. 외환보유고는 이미 4000억 달러를 넘었다. 참고로 지난 1997년 당시를 보면, IMF 구제금융 신청 직전에는 40억 달러도 채 남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4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는 정말 든든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2018년 반도체 경기가 꺾였다는 것은 승승장구하던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외환보유고에 대한 맹신도 안 된다. 분명 규모가 커진 건 맞지만 화폐가치의 하락도 생각해야 한다. 이럴 땐 달러든 금이든 내 투자 지갑에 안전자산을 편입하는 게 필요하다.
정철진-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주식투자 이기려면 즐겨라><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등 재테크 서적을 10여 편 집필한 국내 대표적인 경제 칼럼니스트다. SBS 라디오<정철진의 스마트 경제>를 2년여간 진행했으며 현재 지상파와 종편 등에서 시사경제 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