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연일 화제인 그곳, 물건 반 사람 반이라는 삐에로쑈핑에 다녀왔다.
문을 연 지 11일 만에 11만 명이 방문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삐에로쑈핑’은 일본의 잡화점‘돈키호테’를 표방했다.‘요지경 만물상’이라는 카피처럼 B급 감성을 내세운 이곳에는 명품 가방부터 반려동물용품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하지만 원하는 제품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었다. 오죽하면 직원들의 옷 뒷면에‘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고 썼을까. 두 개 층으로 이루어진 삐에로쑈핑은 규모는 상당하지만 다니는 길은 좁고 사람은 매우 많아 쇼핑하기에는 불편했다. 곳곳에 ‘가성비’‘특가 세일’ 같은 스티커가 붙어 있어 보물찾기 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있지만 막상 사기에는 애매한, 게다가 구미를 당길 만큼 저렴하지도 않다. 그럼 이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살까? 대부분의 고객이 20~30대라는 소문과 달리 막상 가보니 50~60대가 제법 많았다. 일단 그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따라가봤다.
주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지하1층
명품 가방, 명품 신발
벼룩시장 같은 곳에 프라다, 골든구스와 같은 명품이 진열되어 있어 절로 시선이 가기는 한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만 다들 '생각보다 싸지는 않네’‘여기 있어서 그런지 가짜처럼 보여’ 같은 반응이 대부분.
여기 있어서 그런지 가짜처럼 보여.
주방용품 및 식품
친환경 주방세제를 바구니에 담는 중년 여성에게 달려가 “왜 사시냐” 물어보니 마트보다“몇백원 싼 듯한 느낌이고, 2천원이길래 그냥 사본다”는 답변.
2천원 이길래 그냥.
스포츠용품 및 캠핑용품
나이 불문 누구나 흥미를 가지고 구경하고 있다. 한 중년 남성이 3M 장갑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인터넷에서도 2천원인데 배송비가 붙으니 여기서 사는 게 이득이지.”
와인 및 크래프트 맥주
와인 코너에는 40대 정도의 남성이 많았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결국 그가 고른 건 와인이 아닌 와인 마개.“은근히 이 마개 구하기가 어려워요. 인터넷은 잘 모르겠지만 2천원 정도면 저렴한 것 같아요.”
인터넷 검색 좀 해볼까?
가전 및 건강 기기
삼성, LG TV부터 다이슨 청소기, 헤어드라이어까지 있다. 옆에는 혈압기, 코 세정기, 찜질기 같은 건강 기기들도 많은 편. 대부분 5만원대 이상이라 흥미를 보이다가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저렴이 옷
화장품이 진열된 곳에 비해 한산하다. 재미있는 건 젊은 사람은 없고 50대 이상만 있다는 점. 걸려 있는 옷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질이 좋고‘made in korea’ 제품이 제법 많다. 편하게 입을 티셔츠는 살 만하다. 장바구니에 티셔츠를 담는 중년 여성 발견! 가격 1만원.
편하게 입을 티셔츠는 살 만하네.
갈까 말까?
그야말로 없는 게 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물건도 많다. 그런데 가격을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제값 주고 사는 제품도 많아 저렴한 제품을 득템하려면 인터넷 검색이 필수다. 하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차분히 서서 검색하는 것도 힘들다. 근처에 들를 일이 있을 때 경험 삼아 재미 삼아 가보는 것은 좋을 듯.
신박한데, 인터넷보다 싸!
믹스김 9천9백원
커피믹스를 수저로 젓지 않고 여기에 올려놓으면 컵이 빙빙 돌아가 커피가 타진다.‘믹스김’이라는 이름도 재밌다.
키커랜드 등긁개 1만2천원
혼자 있을 때도 효자손만 있으면 외로움이 덜하다지?
키커랜드 지퍼백 6천5백원(3장)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병 모양의 키커랜드 지퍼백. 가격은 인터넷과 동일하지만 인터넷에서는 24개 이상 주문해야 한다.
전동 우유 거품기 2천9백원
집에서 라테를 마시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은 전동 우유 거품기. 소맥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