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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예술로 뒤덮인 도시, 봄날의 홍콩 아트 트래블
여행∙문화 4,261

3월의 홍콩은 문화예술의 달이다.

아시아 최대의 미술 이벤트로 자리 잡은 아트 바젤 홍콩과 세계 정상급 공연을 총망라한 홍콩 아트 페스티벌 플러스까지, 사방이 예술로 뒤덮인 도시에서 올봄을 우아하게 시작해본다.

3월에 홍콩을 꼭 가야 하는 이유

최근 여행의 트렌드는 예술과 역사 탐방이다. 그래서 진짜 여행의 고수들은 매년 3월이면 홍콩을 주목한다. 이유는 바로 아시아 최대 시각예술 이벤트인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과 최고 퀄리티의 공연예술을 만날 수 있는 ‘홍콩 아트 페스티벌 (Hong Kong Arts Festival)’이 동시에 열리는 달이기 때문.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더욱 강력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무장하고 전 세계 아트 러버들을 기다리고 있다니, 명품 백 대신 그림 한 점 사보는 건 어떨까.

아트 트래블의 목적지로 홍콩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전시장과 공연장 밖에서도 일상의 예술이 이어진다는 데 있다. 유명한 거리는 물론 이름 모를 작은 골목에서도 쉽게 마주치는 크고 작은 갤러리와 쇼핑몰을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는 대중 친화적인 전시, 유서 깊은 전통 건축물과 나란히 자리한 모던하고 독특한 빌딩까지, 아직 아트 페어는 익숙하지 않은 당신의 동반자도 어느덧 홍콩의 다른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 것이다.

 

NO1.
피카소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아트 바젤 홍콩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아트 바젤 홍콩은 전 세계 미술 애호가와 주요 인사들은 물론 할리우드 배우들도 즐겨 찾는 미술계의 빅 이벤트다.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미술 행사로,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계 미술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홍콩의 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쟁쟁한 명성 때문에 혹시 ‘아트 페어가 어렵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미술품을 전시하는 성격이 강한 비엔날레(biennale)와 달리 아트 페어는 여러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게 주목적. 따라서 32개국, 248개의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수많은 작품 중 취향에 맞는 몇 점을 분명 만나게 되고, 유명 화가의 덜 유명한 작품을 구매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 역시 11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니 세계 속 우리 미술의 위상을 확인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정일 듯.

Tip.
거대한 전시장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갤러리스’ ‘인사이트’ ‘디스커버리’ 등 3개로 나눠진 구획을 따라 관람하면 편리하다. 그중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이 한자리에 모인 ‘갤러리스’가 하이라이트이니만큼 이 섹션부터 먼저 들르자. 올해 가장 주목 받는 부스는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2017 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사를 뽑는 ‘파워 100인’에서 5위에 오른 세계적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즈워너의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와 같은 매체의 2015년 ‘파워 100인’에서 1위를 한 하우저& 워스 갤러리이니 참고할 것.

  • 장소 :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
  • 기간 : 2018년 3월 29일~31일
  • 홈페이지 및 티켓 예약 : www.artbasel.com/hong-kong
  •  

NO2.
예술에 풍덩, 홍콩 아트 페스티벌

올해로 46회째를 맞이하는 홍콩 아트 페스티벌은 유구한 역사에 걸맞게 세계 정상급 공연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다. 3월 한 달간 21개 공연장에서 오페라와 연극, 음악, 춤 등 무려 130개 공연이 펼쳐진다고 하니, 그야말로 ‘공연 덕후’를 흥분시키는 축제가 아닐 수 없다.

Classic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아시아 투어 프로그램. 바그너와 슈트라우스 등 우리에게 친숙한 클래식 외에도 덴마크 출신 작곡가인 카를 닐센과 중국 작곡가인 궈원징의 작품을 선보인다.

Chinese Opera

중국 국립 경극사의 <창핑공주>
홍콩에 왔으니 중국 문화예술의 진수인 경극을 경험해보는 것은 새로운 재미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창핑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을 포함해 중국식 오페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명작이 준비되어 있다.

Acrobatic Circus

세븐 핑거스&리퍼블리크 시어터의 <보스 드림즈>
‘태양의 서커스’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이에게 추천하는 애크러배틱 서커스 프로그램. 캐나다와 덴마크팀이 공동 제작한 <보스 드림즈(Bosch Dreams)>는 기괴한 매력의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작품인 <쾌락의 정원>을 모티프로 했다.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애크러배틱을 절묘하게 엮어 놀랍고도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

Ballet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휘프트 크림>
작년 봄 뉴욕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어 갈채를 받은 작품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다. 사탕을 많이 먹고 잠든 한 소년이 꿈속에서 프랄린 공주와 티플라워 공주, 커피 프린스 등을 만나는 모험이 주 줄거리. 달콤한 캔디와 초콜릿의 환상적인 무대는 온 가족이 모두 즐겁게 관람하기에 충분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창핑공주>, 노벨 재즈 위켄드,<휘프트 크림>

 

NO3.
센트럴에서 즐기는 오감 만족 홍콩

뉴욕의 첼시, 한국의 삼청동처럼 홍콩에도 유수의 갤러리들이 밀집한 구역이 있다. 홍콩 금융과 쇼핑, 관광의 중심지 센트럴이다. 미술계에서 심장 역할을 담당하는 이곳에는 가고시언, 화이트 큐브, 갤러리 페로탱 등 내로라하는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입점해 명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3월 26일 저녁은 센트럴에 자리한 갤러리들이 동시에 전시 오프닝을 개최하는 날. 놓치면 평생 후회할 만큼 축제 분위기가 넘치니 일정표에 꼭 체크해놓자.

홍콩 여행의 보석, 올드타운 센트럴 산책

센트럴의 아찔한 고층 빌딩 숲과 나란히 이웃한 올드타운 센트럴은 홍콩 여행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보석과도 같은 장소다. 할리우드 로드와 미드 레벨 지구 사이 소호와 노호, 포호를 포함하는 이 구역에는 근사한 레스토랑과 감각적인 숍, 갤러리와 골동품 가게가 모두 몰려 있다. 홍콩에서 가장 트렌디한 미식과 예술, 쇼핑은 물론 역사적 흔적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만큼 느긋하게 골목을 거닐어보자. 특히 해가 질 무렵, 홍콩의 가장 트렌디한 바들이 몰려 있는 란콰이펑에서 즐기는 나이트 라이프를 잊지 말 것.

 

NO4.
도심 속 그린 오아시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트럴의 북쪽, 빅토리아 피크로 향하다 보면 복잡한 중심지와는 사뭇 다른 녹색 공간이 나타난다. 바로 2012년 개관한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영국군의 탄약고였던 건물은 이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와 레스토랑, 정원이 있는 도심 속 자연 공간으로 변신해 홍콩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7일부터 7월 15일까지는 조각으로 잘 알려진 팝 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전시가 열리니 꼭 들러보자.

예술 도시를 향한 정부와 시민의 노력, 서구룡 문화특구

쇼핑과 미식 천국으로 여겨지던 홍콩이 이처럼 예술 도시로 확대될 수 있었던 건 홍콩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홍콩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예술’로 규정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 장려하고 있다. 그 눈부신 미래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곳이 서구룡 문화특구. 주룽반도 서쪽 바닷가에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문화예술 지구를 만든다는 목표로 12만 평 면적에 3조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각종 문화 관련 프로젝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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