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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1300만 조회의 주인공 스타견 모찌를 탄생시킨 주인공 박진현 씨에게 물었다.

“어떻게 유기견이었던 모찌를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시켰나요?”

 

 

2017년 한 통신사 광고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꾸벅꾸벅 조는 강아지 ‘히릿’으로 출연한 이후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된 모델견 모찌(8세). 모찌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스튜디오가 술렁였다. 앙증맞은 몸을 가득 뒤덮은 털이 마치 일본식 찹쌀떡 모찌를 닮은 모찌. 귀여운 혀를 날름거리며 스태프의 비명과 손길을 즐기는 모습이 연예인 같다.

 

 

모찌와의 운명적 만남

 

박진현 씨는 유기견 입양을 위해 몇 명의 견주에게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 그러던 중 모찌 견주에게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다.

“당시 모찌 상태는 처참했어요. 이빨이 썩어서 턱뼈가 녹는 중이었고, 스트레스와 영양실조로 인해 털도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기관지 협착증, 슬개골 탈구 4기, 눈 경련, 뇌 신경계 이상으로 걷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죠. 아마도 이런 문제들 때문에 네 번이나 파양을 당한 것 같아요.” 

그녀는 이전에도 유기견 ‘토토’를 가족으로 입양한 적이 있었다. 토토를 떠나보낸 뒤 유기견 카페에서 토토와 비슷한 처지의 강아지들을 유심히 살폈다. 모찌를 만났을 때, 그녀는 토토와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다는 생각은 점점 강해졌다.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 유기견을 입양하는 건 정말 어려워요. 강아지의 상처를 치유해주기 위해 주인의 많은 희생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유기견을 입양하는 견주들은 대부분 유기견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문득 모찌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모찌와 눈을 마주쳤는데 제 눈에서 눈물이 뚝뚝 쏟아졌어요. 겉모습에서 오는 단순한 안타까움은 아니었어요. 돌이켜보면 고마웠던 마음인 거 같아요. 얼마 뒤 제 앞에 모찌가 와서 앉더라고요.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했을 게 분명한데 저한테 마음을 열었다는 거잖아요.”

그녀는 첫 만남에 바로 모찌를 집에 데려왔다. 토토를 보낸 뒤라 엄마의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았다. 한 달 동안 설득한 끝에 지금은 모찌 없이 못 사실 정도로 ‘모찌 바보’가 됐다. 털도 다시 자라기 힘들 정도로 가망이 없었던 모찌는 가족의 품에서 사랑을 받으며 천천히 건강을 되찾았다.

 

 

추억을 위해 시작한 뜻밖의 모델 일

 

그녀는 건강해진 모찌를 세상에 자랑하고 싶었다. 네 번이나 파양되며 마음고생을 했을 모찌에게도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진 모찌는 어디를 가나 스타였다. 모델이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고 사진도 찍혔다. 그러던 중 모찌의 견생을 다시 한번 뒤바꿀 통신사 광고 기회가 찾아온다.

“강아지 모델이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직접 지원했어요. 이런 광고를 찍어본 적이 없어서 될까 싶었죠. 담당자가 콘티와 같은 동작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콘티를 받아보고 너무 놀랐어요. 마침 모찌가 제일 잘하는 행동이었거든요. ‘기다려’와 ‘앉아서 졸기’. 광고를 보면 모찌가 현관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조는 장면이 있거든요. 실제로 조는 모습을 찍은 거예요. 유튜브 조회수도 1300만을 넘을 정도로 인기였고요. 통신사 광고 촬영 후 여기저기서 인터뷰, 촬영 요청이 많아졌죠.

 


관계에서 오는 가치가 큰 유기견 입양

 

그녀는 모찌와 함께 촬영 외에도 유기견 카페와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유기견의 실태와 입양을 권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물론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예쁘고 귀여워서 돈을 주고 사거나 입양했다가 강아지가 크면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저라도 동참하면 유기견 한 마리가 줄어드는 거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유기견 관련 활동을 하고 있어요. 유기견을 입양하면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해요. 그중 가장 큰 부분이 돈이죠. 유기견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족이 되면 더 큰 사랑과 뿌듯함으로 충분히 보상돼요.”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지치지 않고 모찌에게 하이톤으로 다양한 말을 건네는 그녀를 보니 모찌가 그녀를 위해 하지 못할 일은 없어 보였다. 저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까?

 


입양을 원한다면 

 

비구협

비글구조네트워크의 줄임말인 비구협은 비글을 포함한 실험동물,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비글을 구조한다. 또 동물실험을 마친 동물이 안락사당하지 않고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실험동물 관련법 개정 등의 활동도 지원한다. 문의 cafe.naver.com/thebeagle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의 불법 포획이나 학대 방지를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하는 국내 최초의 길고양이 보호 단체다. 고양이 구조와 치료 활동을 하고 길고양이 쉼터와 입양 센터 간 네트워크를 지원해 반려묘 입양을 돕는다. 문의 www.catcare.or.kr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서울에서 구조한 유기 동물을 치료하고 보호하는 곳으로, 입양을 가기 전까지 건강검진과 백신접종, 사회화 교육 등을 시킨다. 입양을 원하는 가족은 상담실에서 반려동물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본 뒤 절차에 따르면 된다. 문의 02-2124-2839
 

 

동물권단체 케어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구조 활동을 펼치는 동물 구호단체로, 동물 구조뿐 아니라 구호 동물 입양 센터를 세워 시민의식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센터에 방문해 상담을 받은 후 심사를 거쳐 입양할 수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입양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문의 fromcare.org 

 

행동하는 동물사랑 

파주시에서 발생하는 유기 동물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민간단체로, 매년 200여 마리의 유기 동물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고 있다. 유기견이 상주하는 카페 입양뜰을 운영하며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는 입양 캠페인을 진행해 유기 동물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고 있다. 문의 02-6015-6543

 

 

기획 임소연 구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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