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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후기 여러분이 기부하신 안경이 캄보디아에 잘 도착했습니다 2019.12.02 조회수 1,621

 

시작은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안경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유행이 지나 싫증이 나서, 누군가는 시력교정술을 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던 안경과 선글라스가 멀리 캄보디아에서는 절실하고 감사한 존재가 된다는 놀라운 이야기에 진심과 응원을 담은 안경들이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NGO ‘안아주세요’의 청년들과 오랫동안 저소득계층을 위한 안경 나눔과 교육 지원 활동을 이어오는 ‘휴먼비전’의 안경사들 그리고 전성기캠퍼스의 시니어 봉사자까지 발걸음을 보태 캄보디아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합니다.

 

 

작은 섬마을 꼬닥으로 가다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에서 배를 타고 메콩강을 가로질러 도착한 작은 섬마을 ‘꼬닥’. 단돈 500리엘(한화 150원)에 10여 분이면 강을 건널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대형 쇼핑센터와 외제 차 전시장이 곳곳에 들어선 강 건너 시내와는 다른 시간이 흐르는 곳처럼 보입니다.

강가에서 익숙한 손길로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소를 씻기고 먹이는 아이들, 집집마다 오래된 배틀 앞에 앉아서 한 땀 한 땀 비단을 짜고 있는 여인들까지 전성기 안경 기부 캠페인에서 모은 안경의 주인들은 모두 이런 풍경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태어나 처음 써보는 새 안경, 내 안경

 

3일 동안 전성기 안경 기부 봉사 현장을 찾은 캄보디아 주민들은 988명. 시력 측정을 위해 난생 처음 보는 검안장비 앞에 얼굴을 대고 시력이 많이 나쁘다 하면 어쩌나 하는 긴장과 시력이 아직 괜찮아서 안경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또 한편의 걱정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시력 측정을 마치면 이제 안경테를 고를 차례. 한국에서부터 깨끗하게 단장하고 온 안경테 가운데 수많은 후보들을 들었다 놨다, 썼다 뺐다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고른 안경테를 써보며 상기된 얼굴로 서로의 눈을 맞추는 모습들은 괜한 감동마저 불러일으켰지요. 그렇게 고른 안경은 각자 시력에 맞춘 렌즈를 만나 새 안경이 됩니다.

 

 

당장 시력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안경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동남아의 뜨거운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약시를 예방할 수 있는 선글라스, 노안이 온 어르신들의 눈이 되어줄 돋보기 안경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각자의 눈에 맞게 고른 안경들은 새 주인을 만나 새 쓸모가 생기며 그들에겐 태어나 처음 써보는 새 안경, 내 안경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안경, 캄보디아의 내일이 되다

 

먹고 사는 일에 비하면 눈 좀 안 보이는 건 별일 아니라 여기는 어른들 사이에서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안경은 꼭 필요했지만 감히 가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NPIC(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 안경학과에서 안경사를 꿈꾸며 이번 봉사활동을 함께한 학생들을 보며 조금씩 변화하는 캄보디아를 느낍니다.

여전히 그들에게 안경은 비싸고 지원국의 도움이 필요한 물건이지만 열심히 공부하면 스스로 기술과 능력을 갖출 수 있음을, 그래서 내 동생들, 내 자녀들은 보다 밝은 눈으로 나은 세상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캄보디아의 청년들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건강한 눈빛 너머, 당신이 보내준 안경이 함께 빛나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나눈 안경 너머, 이제 그들이 좀 더 선명하게 보게 될 세상은 이전보다 더 사랑스럽고 친절한 세상이길 바라며 전성기 안경 기부 캠페인에 손길과 마음을 보태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기획 서희라  주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