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읽어보는

손바닥 영화 이야기

2020년 4월 영화 테마를 소개 합니다.

 

주 수요일 시그나홀에서 만나는

<삼봉로 극장>을 글로 읽어보고

캠퍼스 회원끼리 영화 후기를 댓글로 공유해 보세요~

 

단, 스포일러(영화 내용 및 결과 발설) 안돼요~!!

  

 


▶ 4월 테마 ◀

"시니어 시티즌, 어른이 된다는 것"

 

 <그랜 토리노>, <다가오는 것들>, <스트레이트 스토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지난함을 나이가 먹을수록 알게 된다잉여의 존재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주변화되지 않으려면 롤 모델이 필요하다.

더티 해리 식 마초 웨스턴의 자기반영적인 캐릭터를 구축해온 거장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 주연작 <그랜 토리노>는 보수주의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유서 같은 영화다. <용서받지 못한 자>의 원형적 인물이 이 영화의 캐릭터 스탠리 코왈스키다. 50년간 포드 자동차의 벨트라인에서 근무한 코왈스키는 모든 면에서 올드한 구식 독거노인이다자식들과 불화하고 이웃과 교회를 경원시하는 그는 빈티지 카 그랜 토리노를 닦고 조이고 광을 내는 게 유일한 낙이자 보람이다그랜 토리노는 산업현장에서 제몫을 해낸 코왈스키를 상징한다그가 이웃집 루저 소년을 남자답게 성장시키는 과정은 코왈스키가 반영웅적 롤 모델로 태어나는 과정이다.

<다가오는 것들>은 여자가 나이 들어갈 때 부닥치고 통과하는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이토록 사려 깊고 원숙한 길이 있었던가 놀라게 만드는 영화다이사벨 위페르가 연기하는 이 중년 여성은 생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가장자리에 겸허히 있는 여성이다겸허한 자리에도 변방이 있을 줄은 몰랐다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고 직업적으로도 흔들린다명석하고 잘생긴 제자가 찾아와 손을 잡아주지만 영화는 연하의 제자와 벌이는 로맨스로 응급처치를 하지 않는다님편과 제자의 대비를 통해 떠나온 것과 다가오는 것을 비유하지만 다가오는 것의 범주에는 더 큰 선물이 있다그녀가 평생을 통해 읽어왔던 철학의 세계다나이든 여성 서사가 빈약한 영화계에 축복처럼 찾아온 영화가 <다가오는 것들>이다.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가 맞나싶은 예외적 작품이다스트레이트라는 이름의 노인이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몇 개의 주를 지나 10년간 절연했던 형을 찾아가는 로드무비다잘못된 것을 고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하라시간이 많지 않다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데이빗 핀처 감독을 첫 대면하기에 가장 좋은 선택.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코엔 형제의 대표작이다코엔의 영화적 고향 텍사스에서 벌어지는 범죄스릴러돈 가방‘우연’의 모티브 등 가장 코엔적이라 불리는 모든 요소가 갖춰진 걸작이다은퇴 직전의 보안관이 ‘늙은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에 대해 탄식하지만‘이곳이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것을 정확히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 글:김현숙 강사(영화평론가, 외국인영화제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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