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싫든 좋든 우리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겪어야 한다. 반려동물도 또 하나의 가족이다보니 이들과의 이별이 주는 슬픔과 충격은 만만치 않다. 우울증, 대인기피 등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극단적인 결심을 하는 반려인들도 있다. 

도서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의 저자 세르주 치코티(Serge Ciccotti)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반려인은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랑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부모와 영·유아 간의 유대감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자녀와의 이별과 동일시 될 수 있다. 또 나와 가장 가까웠던 대상과의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므로 어느 때보다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 불안, 우울, 대인기피 등의 정신적 고통을 겪는 병리적인 현상으로 가족처럼 사랑했던 반려동물이 죽은 뒤에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말한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현실 부정과 죽음의 원인에 대한 분노,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슬픔, 혼란, 공포로 오는 우울증, 불면증, 섭식장애와 같은 스트레스 등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흔히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소화불량이나 피로감, 두통, 가슴 통증, 근육통 등이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상이자 부모와 같은 책임감을 느낀 존재, 함께한 인생의 증인인 반려동물의 상실이 펫로스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만일 3~6개월이 지나도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벗어날 수 없다면 펫로스증후군 전문상담센터나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펫로스 증후군 예방 및 극복 5계명

 

1. 마음가짐을 다르게

안타깝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할 때부터 그 반려동물이 보호자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개와 고양이의 수명은 사람보다 훨씬 짧으며 또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그 시간이 더욱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나 고양이의 1년이 사람의 1년과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받아들여야 반려동물의 나이에 맞는 영양 및 건강관리를 해줄 수 있다. 또한 남아있는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보낼 수 있다. 

 

2. 정성을 다한 반려동물 장례

반려동물이 죽은 경우 그 반려동물의 장례를 잘 치러주는 것이 펫로스증후군 예방을 위한 시작. 고가의 비용을 들인 장례를 치러주자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다한 반려동물과의 이별의식(장례)을 통해 남겨진 보호자는 위안을 얻고 무거운 책임감을 벗어날 수 있으며 마음의 치유를 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3. 마음껏 표현하는 슬픔

반려동물을 잃고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슬픈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 슬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만일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이해를 구할 필요가 없으며 나의 감정에 개입하지 말라고 선을 긋고 무시하면 된다. 또한 나와 같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슬픔과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자책하지 말고 씩씩하게

어떤 결정을 내렸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 있었던 시간을 하늘로 간 반려동물도 행복했다고 여길 것이다. 반려동물도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씩씩하게 살아나갈 보호자가 보고 싶고, 그런 보호자를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결국 모두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며 다시 자연의 한 부분이 됨을 이해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5. 죽음은 끝이 아닌 시작

죽음은 끝이 아니라 진정한 시작일 수 있으며 주어진 날을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우리의 죽음은 오히려 긍정의 희망일 수 있다. 죽음은 또 다른 세상으로 가는 하나의 문이며 과정일 수 있다. 반려동물이 나보다 먼저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당신이 먼저 죽어 당신을 그리워하며 고통 받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위안이 될 것이다. 떠난 반려동물도 남겨진 보호자가 자신으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며 아마도 그 동안의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고마워할 것이다. 먼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다리며.

 

아이를 떠나 보낸 이들이 힘이 됐다고 전한 말 5

 

1. 잊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잊을 필요는 없잖아요? 함께라서 좋았던 기억을 기쁜 마음으로 간직하세요.

2. 우리가 먼저 떠난 뒤 혼자 남아 우리를 그리워할 강아지를 상상해보세요. 우리가 아이를 그리워하는 편이 나을거예요.

3. 못해준 것보다 잘해준 것이 많으니까 당신의 강아지도 좋은 기억만 있을 거예요.

4. 오래 아프지 않고 잘 떠나준 것, 가족들 모두 모였을 때 떠나준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계속 생각하세요.

5. 다시 말하지만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요.

 

기획 임소연 최시영

*최시영
한국반려동물협회의 대표로 동물복지와 인식의 개선, 올바른 펫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반려동물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반려동물장례 실무교육을 개설하여 반려동물장례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저서로는 <반려동물관리와 장례실무>가 있다.

 

이전글

배고픈 길고양이를 만났다고요?

다음글

싫어요! 견생사진 찍을 때, 반려견의 ‘카밍 시그널’

댓글
댓글

펫방 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