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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못하는 성격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때 부탁을 하면 그 사정이 안타까워 되도록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상대가 지나치게 저를 의지합니다. 최근에는 제가 지방으로 장기출장을 한달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병원에 접촉사고로 입원 중이던 지인이 퇴원하면서 보험 청구 서류 접수를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평상시라면 제가 해줬을텐데 당시는 상황상 도저히 제가 처리하기 어려워 처음으로 양해를 구하고 거절했습니다. 저는 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렇게 그 상황은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한달 후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지인에게 연락을 하니 제가 올 때까지 보험 청구 서류 접수를 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지인에게는 가족도 있는데 제가 일처리가 깔끔해서 제가 서류를 접수해야 안심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숨이 막혔습니다. 어찌해야 할지요?

관계/가족 전문가
이호선님의 답변
2020.10.31 13:45

울*이님 거절만 못하는게 아니라 일처리도 워낙 잘하는 분이시군요. 말씀하신 상황에서 거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기다렸다가 다시금 부탁을 하는 경우라면, 거절할 용기는 분명히 있는 분입니다. 지금의 경우는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탁한 이도 바쁜 것이 없고 울*이님에 대한 높은 신뢰로 늦게라도 직접 일처리를 해주기를 기다린 것이지요. 제 생각엔 의지를 많이 한다기보다 호의를 권리로 아시는 분 같습니다. 살짝 무례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일처리조차 부탁을 하는 분이라면 울*이님은 반드시 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계신 분 같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경우는 한번쯤 화를 내셔도 될 듯합니다.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고 상대방의 수고를 당연한 봉사로 생각한다면 친구라기 보다는 무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라면 당분간 연락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대의 경계를 막무가내로 침범하는 경우는 1)나의 감정의 상태를 알리고 2) 관계의 경계와 규칙을 분명히 알리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꼭 만나야할 분이라면 반드시 시행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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