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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치매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최근 어머니와 일상적인 대화가 힘듭니다. 단어를 잘못 말씀하시는 건 흔한 일이고, 그걸 제가 못 알아들으면 버럭 화를 내십니다. 또 없었던 일을 자꾸 있었던 일처럼 말씀하셔서 곤란한 경우도 많습니다. 어머니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치매 전문가
가혁님의 답변

 

어머니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고 계신 선생님께 위로를 건네며 답변 드리겠습니다.

 

 

먼저 일부 치매 환자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받은 적이 없는데 돈을 주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통장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누가 훔쳐 갔다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보호자들은 이 상황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려 하고, 그러다가 화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실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기분을 공감해주고 환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예를 들면 “어머니, 통장이 없어져서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저랑 같이 찾아보실래요?” 하는 식입니다.

 

 

 

또한 명절 때 가족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다가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화제가 바뀌면 이해하지 못해서 그 감정이 화로 나오는 것인데, 화제를 바꾸지 않도록 노력하고 만약 바뀌었다면 “지금 OO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세요.

 

 

 

특히 “어머니, 이 물건 이름이 뭐지요?”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시겠어요?” 하는 식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하게 테스트를 하는 질문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수치심을 느끼거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질문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치매 환자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이해하거나 한꺼번에 기억하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한참 기다려야 하니까 더 늦기 전에 잠깐 은행에 다녀올게요”라고 말하는 대신 “지금 은행에 다녀올게요”라고 말하고, “마트에 가야 하니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고 화장하고 코트를 입으셔야 해요”보다는 “마트에 가야 하니 씻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경도 치매 환자들은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서 ‘그것’ ‘저것’ 같은 표현을 사용하거나 반지를 ‘둥그런 것’, 넥타이를 ‘목에 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럴 때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거나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켜보라고 말해보세요. “거기 이모쿠 좀 다오”라고 할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 “죄송하지만 이모쿠가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 하고 정확하게 다시 물어보고, ‘길다란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그 물건을 가리켜보세요” 하고 부탁하는 겁니다.

 


그리고 되도록 천천히 말하고, 답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생각하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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