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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서 딱히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어요. 시아버지에게 서운했던 일들, 시어머니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그냥 가슴에 꽂히고 계속 떠오르네요. 코로나 시국이고, 노산 of 노산으로 낳은 둘째 아이가 아직 두돌도 안 됐는데 이번 추석은 쉬자는 말씀 결국 안 안 하시네요. 얼굴도 모르는 조상님 제사상을 제가 왜 차려야 하는지 아직도 답을 못 찾았습니다. 추석이 싫어요

관계/가족 전문가
이호선님의 답변
2020.10.04 21:59

김*향님, 명절의 고충은 20세기를 넘어 21세기까지 이어지네요. 누구나 그렇듯 그냥 싫은 일이 있지요. 특히 명절에 며느리의 고충은 일의 양도 있으나 마음부터 시작이 되지요. 추석은 어떻게 지내셨는지 걱정이 됩니다. 시가와의 사소한 불편이 쌓이고, 코로나 같은 두려운 상황이 이어지는데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 부분도 답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가문과 가족의 결합의 의미가 약화된 요즘 시가쪽 제사를 모시는 일은 몸과 마음 모두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지요. 시가에서 시집살이를 시키는 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니, 추측해볼때 꼭 가야할 날짜와 꼭 해야할 일들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날들은 간섭이나 관여없이 지내시는 듯합니다만, 마음의 무게는 쉽게 가벼워지지 않지요. 불합리와 의무 사이에서 고민을 하실때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일단 이번 명절은 지났습니다만, 다음 명절에는 방문날짜를 줄이거나 납득이 될만한 다른 충분한 사유가 있다면 마음은 한결 가벼우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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