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야행 프로그램이 열리는 여름날 저녁.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도 잠시, 금방 갠 하늘에 걱정도 휙~ 날아갑니다.
대한문을 지나 오른쪽.
덕수궁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켰을지 모를 커다란 은행나무가
우리 프로그램의 집결지입니다.
조선 후기, 왕실의 관심 밖이었기에 궁궐다운 건물도 없었다는
덕수궁의 서글픈 이야기도 잠시,
살구나무가 든든하게 지키는 '석어당' 앞에서,
고종이 음악을 즐긴 '정관헌'을 조용히 바라보며,
궁궐과는 어울리지 않게 '푸른' 눈을 가진 '석조전'앞에서.
덕수궁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품어온
이복수 활동가의 시낭송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저도 잠시 눈을 감고 시 한편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석어당 누마루에 올라 들창문을 열고 |
금천교-중화전-석어당-정관헌-중명전-석조전에 이르기까지.
이번 프로그램은 덕수궁 해설을 넘어,
덕수궁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이복수 활동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시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덕수궁 안에서 느낀 감성을 시로 엮었고, 그것을 참가자와 함께 공유한 것이죠.
이 시간을 통해 우리는 마음에 있는 '소녀감성' 이 탁- 깨어났습니다.
세월 앞에 잠깐 숨어버린 청춘이라는 문을 '똑똑' 두드린.
이 시간을 그리고 이 감정을 우리는 모두 간직하겠죠.
궁궐 안에서의 시낭송을 새롭고, 그리고 즐겁게 받아들인
참가자들의 후기가 연이어 이어집니다.
이 후기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궁궐 안에서 시도 써보고, 그 감상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면 어떨까, 생각에 잠겨봅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며... |
이복수 활동가/시인 "글은 남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죠,
참가자 전화자님 참가자 오희숙님 |
다음 프로그램은 또 어떻게 우리 안의 '소년', '소녀'를 깨울까요.
선선한 여름 바람과 함께 스치듯 만난
내 안의 '나'를 전성기캠퍼스 프로그램을 통해 또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시 제공) 전성기활동가 이복수의 시집 '라면냄비 받침으로 좋을'
(사진 제공) 참가자 모이나님, 이유진님, 이숙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