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제2의 뇌라고?

기사 요약글

장은 단순히 소화나 배설을 위한 기관이 아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면역 기관이며,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는 정신 건강의 파수꾼이다.

기사 내용

 

 

 

 

장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면역 기관이다?

 

 

똑같이 상한 음식을 먹어도 혼자만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독감 환자가 옆에서 기침을 해대도 멀쩡한 사람이 있다. 이와 같은 면역력의 차이가 장 건강에 달려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장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의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1차 방어선이다. 미생물은 피부를 뚫고 침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 감염은 대부분 폐와 장을 통해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음식물을 통해 장으로 침입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런 이유로 장에는 몸의 면역 물질을 만드는 세포의 70% 이상이 모여 있다. 그러니 장 건강이 악화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단순히 변비, 설사, 장염, 위암, 대장암과 같은 소화관 관련 질환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면역력 저하로 인해 어떤 질병이라도 발생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전신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장이 나쁘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사촌이 집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기분이 나쁜데 왜 하필 배가 아플까? 장과 뇌는 약 2천 가닥의 신경섬유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행복이나 만족감, 불안, 두려움 등과 같은 감정들이 뇌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지만 장과 뇌는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장이 하는 일에 따라 뇌도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변비나 설사 등 장 관련 증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배가 아플 수도 있지만, 장 이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 특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은 80% 이상이 장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20%만 뇌에서 만들어진다. 우울감과 행복감은 뇌보다 장 상태가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우울하다면 혹은 행복해지고 싶다면 장을 고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더 빨리 늙는 이유가 장에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살이 찌는 이유는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이유가 있다. 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영양소 흡수와 배설이다. 나이가 들수록 장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소 흡수도 잘 안돼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이 먹으려는 욕구가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칼로리 섭취가 늘어나 과체중이 되며, 많이 먹은 만큼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인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해 결국 노화가 촉진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포모나자연의원 서재걸 원장은 저서<서재걸 슈퍼 유산균의 힘>에서 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장내 부패균이 모든 장기에 나쁜 영향을 끼쳐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주름이 빨리 생겨 나이보다 늙어 보이게 된다’고 주의를 준다.

 

 

 

 

장 속 좋은 균과 나쁜 균의 균형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장은 어떤 상태일까? 우리 몸속에는 약 100조의 세균이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주로 장속에 엄청나게 몰려 있다. 장속에는 좋은 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유익한 균, 해로운 균, 그리고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중간균이 살고 있다. 중간균은 유익균이 우세해지면 유익균 편에, 유해균이 우세해지면 유해균에 붙는 성질이 있다. 그러므로 유익균이 우세한 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일 때는 유익균과 유해균의 세력이 8:2의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다. 이런 상태일 때 대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면역계도 활성화될 뿐 아니라 노화 속도도 늦춰진다. 반대로 유해균이 지나치게 번성하면 암과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고 독소나 노폐물이 쌓여간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의 대변과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대변을 분석하면 유익균의 수가 많게는 1만 배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장 속에 나쁜 균이 증가한다

 

 

장속 세균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은 대부분 현대인이 처해 있는 환경과 밀접하다.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 만성적인 스트레스, 독소 오염, 과도한 알코올 섭취, 항생제 남용 등이다. 더 서글픈 문제는 나이가 드는 것만으로도 장속에서 유해균이 가파르게 증식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내 몸의 유익균>의 저자이자 ‘좋은균연구소’ 김석진 소장은 “노화는 피부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심장을 비롯한 모든 장기들도 노화 과정을 거치는데, 장내 세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장 환경이 노화되면 유익균이 살아가는 데 적절하지 않다. 유익균이 감소하면서 그동안 유익균이 억제하던 유해균이 증가되고, 유익균이 관여하던 면역 기능의 저하까지 일어나 잦은 병치레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다행인 점은 우리의 노력으로 장내 세균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대표적인 유익균인 유산균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요거트는 당 함류량 체크부터!

 

 

유산균 하면 대부분 김치, 된장, 치즈, 요거트 등을 떠올린다. 그럼 이런 음식들을 많이 먹으면 장속에 유산균이 많이 증식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김치, 고추장, 된장, 피클 등에 있는 식물성 유산균은 강한 산성 소화액에 대부분 죽는다고 알려졌는데 최근 연구를 통해 소화액에 죽지 않고 장까지 도착해서 안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대부분 반찬이라서 충분한 양을 먹는 데 한계가 있고 살아 있는 균이라서 가열해 조리하면 죽는다.

 

김치도 많이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올라가고, 유제품은 식물성 유산균보다 장에 안착하는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인에 비해 유전적으로 유당불내증(유제품이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유를 발효시킨 요거트로 유산균을 주로 섭취하게 되는데 일부 제품은 당 함량이 높아서 오히려 해악이 더 큰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요거트 제품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당 함류량을 확인하고 설탕이나 합성첨가물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 섬유를 먹어라

 

 

유익균이 장에 안착했다고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장내 세균은 끊임없이 분열과 증식, 사멸을 거듭하며 자리를 교체해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과 김치, 된장 등의 발효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먹는 것에 따라 언제든 장내 세균 분포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유산균 먹이인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잡곡을 함께 섭취해야 유산균이 잘 증식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서양의 장수촌 식단에 들어가는 것이 통곡물 빵에 요거트이다. 특히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처럼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까지 들어있는 요거트가 나와 유산균이 최상의 상태로 섭취할 수 있게 한 제품도 나와있다.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장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요거트 만이라도 꼼꼼하게 따져 바꿔보자. 특히 당이 너무 많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근본적인 장 환경 개선이 되는지, 프리바이오틱스는 들어있는지 등을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유산균을 위한 식단이 바로 장수하는 습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먹어야 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장내 세균 분포는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김치나 된장, 식이 섬유가 많은 채소나 현미 등을 먹으면 유익균이 증가하고,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으면 유해균이 증가한다. 하지만 먹는 음식만 조절해서는 나이와 반비례해 감소하는 장내 유익균을 보충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뜨는 게 프로바이오틱스 제재다. 몇 년 전부터 프로바이오틱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부작용과 효과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많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장기적인 식습관 개선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요거트는 아이들의 장질환 치료를 위해 1919년 약국에서 판매된 다논이 시작이라고 한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요거트를 만들어온 다논의 균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별도 보관할 정도로 그 관리에 철저하다. 요거트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유산균이 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힘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두 번 요거트를 먹는 것만으로도 장과 뇌 나아가 내 몸 전체를 관리할 수 있다. 매일매일의 식단을 바꾸는 것이 가장 쉽고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온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길이다.

 

 

장내 유해균이 증가하면 이런 병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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