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성취 노하우

기사 요약글

선장 김승진, 사진가 신미식의 성취

기사 내용

PEOPLE STORY 1
선장 김승진

요트로 무기항 세계 일주를 하다

쉰세 살의 김승진 선장은 지난 5월 16일, 209일간의 무기항· 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아시아에서 여섯 번째, 세계적으로도 그 성공 사례를 손으로 꼽을 정도로 어려운 도전이었다. 오로지 바람에만 의지해 지구를 한 바퀴 돈다는 것은 체력과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한 서점에서 <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서> 라는 책을 발견하고서는 ‘아, 이거 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2001년, 그의 나이 서른아홉이었을 때다. 김승진 선장은 아라파니호의 선장이기 전에 다큐멘터리 PD다. 일본에서 영상을 공부하고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에서 난민을 취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신 대지진 때도 재난 현장을 떠나지 않고 영상에 담았다. “전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즐기는 쪽은 아니더군요. 위험을 극복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좋아해요.” 배를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뉴질랜드에서 누구나 동경할 만한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틈만 나면 바다에 나갔다.

2010년에는 유럽에서 인도양을 통해 한국까지, 다시 2013년에는 대서양에서 태평양을 횡단해 한국까지 왔다. 세계의 바다가 어떤 모양인지 어떤 바람이 일어나고 얼마나 거친지 경험이 필요했다. “행방불명된 사례들을 보거나 뉴스를 접할 때마다 결코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들이 더욱 제 마음을 끓게 하더군요.” 지구에서 가장 험한 바다인 케이프혼을 통과할 때는 최대 풍속 50노트의 돌풍과 파고 7미터에 이르는 파도와 영국령 포클랜드제도를 통과할 때는 남극에서 떠내려온 유빙을 피하느라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하지만 김승진 선장은 이런 모든 과정이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돼 있으니 살아 있는 동안에 어떻게 살 것인가가 저에게는 더 중요했어요.” 인생을 전부 베팅한 이 ‘대항해’에서 승리한 김승진 선장은 이제 해양수산부 홍보대사로 사람들에게 바다에 대해 알려주는 일을 시작했다. 국내 요트 대회에도 참여하고 일반인 요트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의 앞에 펼쳐진 바다라는 무대에서 새롭게 펼칠 공연만이 남은 것이다.

 

PEOPLE STORY 2
사진가 신미식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을 짓다

마다가스카르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를 담은 사진으로 유명한 신미식 사진작가는 올해 마다가스카르에 어린이 도서관을 지었다. 2011년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초등학교 교실 하나를 리모델링하고 책장을 만들어 넣은 것이니 도서실에 가깝다. 그러니 도서관은 이번이 처음이나 마찬가지.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 5개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제가 처음 아프리카라는 땅을 밟은 곳이 마다가스카르였고 사진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된 나라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나라에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신미식 작가가 마다가스카르에 처음 간 것은 2005년이다. 한 항공사에서 팸투어를 제안했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작정 다녀왔다. 그러나 단체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마음껏 보지 못했던 마다가스카르가 돌아와서도 내내 어른거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다시 찾은 마다가스카르. 이번엔 차를 렌트해서 한 달여 체류하며 마다가스카르 곳곳을 사진에 남겼다. 그리고 돌아와서 사진전을 열고 <마다가스카르 이야기>라는 책도 냈다. “마다가스카르를 그렇게 딱 두 번 다녀왔는데 어느새 제가 전문가가 됐더군요. 방송사도 취재를 떠나기 전에 제게 연락을 해올 정도였어요.”

그렇게 시작된 마다가스카르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도서관 짓기 사업은 받았으니 돌려준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출발했다. 아프리카를 다녀보니 아이들이 배워야 꿈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 도서관을 떠올린 것이다. 이번 도서관은 마다가스카르 제2의 도시 ‘타마타부’에 지었다. 도서관을 짓기 위해서 현지에서 일을 진행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을 통해 조용문 선교사를 소개받았다. 건축사를 통해 제대로 설계하고 비용은 독자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일부는 신미식 작가가 부담했다. 그렇게 모은 돈 1300여만원으로 20평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 SNS를 통해 기증받은 중고 노트북과 책도 전달했다. “세 번째는 이동도서관으로 운영해볼까 생각중이에요. 마다가스카르가 끝나면 다른 나라로 넓히고 싶고요.” 신미식 작가는 마다가스카르의 도서관과 국내 도서관(안중 도서관)이 자매결연을 맺도록 주선했다. 기회가 되면 사서가 한국의 시스템을 경험하도록 돕고도 싶다. 그는 지금 자신이 가졌던 꿈의 기회를 먼 타국의 아이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 사람들이 신미식이라는 사진가의 순수한 사진에서 깊은 울림을 발견해 내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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