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위만 정상이라고?

기사 요약글

늘 똑같은 패턴으로 부부 관계를 하니 흥미가 더 없어지는 것 같아요.

기사 내용

"남들은 체위도 바꾸고, 재미있게 한다던데. 그러자고 말하려니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걱정되고."

상담실을 찾는 부부들 중 적지 않은 아내들이 같은 고민을 털어놓는다. 같이 섹스를 한 지 오래될수록 체위를 바꾸거나 장소를 바꾸거나 하는 노력 없이 늘 똑같은 방법으로 섹스를 하기 때문에 더 하고 싶지가 않다는 것이다.
 

Q. 남편이 어떻게 애무를 하시나요?

A. "늘 똑같아요. 처음엔 저를 흥분하게 하려고 꽤 노력을 한 것 같은데, 이제는 익숙해지다 보니까 키스하고, 목, 가슴 애무 슬쩍 하고, 삽입할 때가 많아요. 전 좀 더 길게 애무해주거나 다른 체위도 취해봤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보수적이라 말하기도 어려워요."

꽤 오래 산 부부도 성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하기를 두려워한다. 남편이 자기를 ‘밝히는’ 여자라 생각하면 어쩌냐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섹스를 처음 시작한 초기가 아니고, 몇 년이나 살을 대고 산 사이라면 그간의 세월 동안 상대 배우자의 인품이나 타인과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에 대해 이해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방법은 그야말로 두 사람만의 이불 속 일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는 어떤 장난이나 시도도 가능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남편들이 아내가 먼저 섹스를 제안하고, 자신을 흥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아내들의 그런 걱정이 지레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제의를 하려면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일상적인 대화도 안 되는 사이에서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고 솔직하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적인 대화가 잘되는 부부는 일상의 대화도 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여자도 남자도 쉽게 흥분이 되지 않는다. 좀 더 자극적인 접촉과 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때로는 과감하고 짓궂은 장난이 섹스를 즐겁게 한다.

중년 이후의 섹스에 섹스 토이를 이용해 서로를 자극하라고 조언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외국의 성 치료 영상을 보면 노인들이 섹스할 때 침대 한구석에 꼭 등장하는 것이 바이브레이터 같은 섹스 토이다. 이것을 서로 돌아가며 상대의 몸에 대며 흥분을 유도하고 장난을 친다. 성기를 자극해주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나라 나이 든 부부들은 질색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섹스는 생식을 위한 진지함이 빠지고,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를 즐겁게 해주는 놀이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놀이에는 무엇보다 창의성이 필요한 법. 그 바탕에는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즐거울까’라는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정상위 말고도 자신들에게 더 즐거움을 주는 체위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허리를 다치지 않는 선에서 후배위도 좋고, 다리를 교차하는 체위도 자극되는 부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많이 시도하는 체위다. 부부가 합의된 상태에서 서로를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떤 행위도 변태적이지 않다.

나이가 들면 자식들도 독립하고 둘만 있는 경우가 많으니 남의 시선 신경 쓸 필요 없이 좀 대담하게, 적극적으로 둘만의 즐거움을 개발해보면 좋을 것이다. D. H. 로렌스의 <차탈레 부인의 사랑>에 나오는 사랑 행위를 시도해본들 어떤가. 우리는 흔히 로맨스는 대단한 이벤트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행 가서 밤에 함께 수영하고, 물속에서 껴안는 것,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고 와인 한잔 가볍게 하는 것, 물에서 나오는 상대의 몸에 수건을 둘러주는 것, 함께 샤워하며 상대의 몸에 비누칠해주는 것, 침대에서 간단한 음식을 먹여주는 것 "당신은 여전히 멋져" "당신 몸은 참 아름다워"라고 말해주기 등 이런 것들이 섹스를 부르는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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