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명사 - 한국을 사랑한 외국인 편

기사 요약글

학문과 풍류를 즐길 줄 안다는 의미에서 선비는 보헤미안이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저도 선비입니다.

기사 내용

한국은 내 운명
코리아닷컴 부사장 오 수잔나 (Suzanna Samstag Oh)

 

그녀가 한국에 머문 지 올해로 35년이 됐다.

“대학을 갓 졸업한 1980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인심과 문화에 반해서 눌러살기로 결심했죠. 우연히 사물놀이를 보고 독창적인 아름다움에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심장을 뺏긴 기분이랄까요. 다음 날 사무실에 찾아가서 뭐든 배우고 돕고 싶다고 말씀드렸지요.”

결국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해외 매니저가 되어 세계 무대를 함께 누비며 15년 동안 열심히 뛰었다. 그 후 남이섬 문화원장을 거쳐 지금은 한국에 관한 뉴스와 문화를 소개하는 사이트‘코리아닷컴’의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푸른 눈의 선비
한국학자 베르너 사세 (Werner Sasse)

 

“50년 전 전남 나주의 비료 공장 기술자로 처음 왔지요. 돌이켜보니 그것이 운명이 아니었나 싶어요.”

한국 문화와 전라도 인심에 반한 그는 독일로 돌아가 한국학을 전공하고, 함부르크대학에 한국학과를 개설해 후학을 양성했다. 2006년 퇴임 후, 한국으로‘영구 귀향’해 정착한 지 10년째다. 안성의 깊은 산속 외딴 집에서 황토빛 개량 한복을 입고, 날마다 수묵화를 그리는 그야말로 옛날 선비와 다름이 없다.

“열심히 학문하면서 풍류도 즐길 줄 안다는 의미에서 선비는 보헤미안이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저도 선비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게 살고 있으니까요.”

 

서울의 젠틀맨
사업가 토드 샘플 (Todd Sample)

 

멋 좀 부린다는 남자들 사이에서 토드 샘플은 푸른 눈의 젠틀맨으로 통한다. 직접 맞춤 정장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완벽한 핏의 슈트 차림으로 일찌감치 서울의 사교계를 사로잡았다.

“한국은 나이나 직급 못지않게 겉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입니다. 그러면서도 튀면 안 되죠. 조직에 속한 경우 더더욱 그렇고요.”

잠깐의 대화만으로도 내공이 드러나는 그는 올해로 한국 생활 20년째다. 한국전력과 코트라 등에서 해외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재미있어서 산다
뮤지션 하찌

 

한국 사랑을 외친 뮤지션은 많았지만 한국말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이는 드물다. 남성 듀오‘하찌와 TJ’를 결성한 지 올해로 10년을 맞는 뮤지션 하찌(본명 카스가 히로부미)는‘장사하자’‘남쪽 끝섬’ 등 한국 냄새 물씬 풍기는 노래를 직접 만들어 부르며, 한국 무대를 지켜왔다. 그가 맨 처음 한국에 온 것은 1988년이었다.

“우연히 본 사물놀이에 반해 인간문화재 최은창 선생을 찾아가 석 달 동안 꽹과리를 배웠어요. 그러다 강산에와 전인권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10년 넘게 한국과 인연을 맺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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