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토론 - 세월호 편

기사 요약글

세월호 참사는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에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 앞으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기사 내용

416이라는 숫자는 시간이 지나도 국민들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에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 과거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는 것. 앞으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위원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4월 16일, 오늘이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1년간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이나미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난 뒤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가 있어요. 순수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절대로 침범당하지 않는다, 미국은 안전하다, 미국은 이긴다는 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지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진짜 선진국으로 가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게 해준 계기였습니다. 1년 만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9.11 테러가 일어난 현장인 그라운드제로는 최근에야 재건축에 들어갔어요. 아무것도 안 지은 채로 거의 10년 이상을 놔두었습니다. 15년 가까이 됐는데도 미국인들에게는 아직 9.11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잊힐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지요. 1년이 아니라 10년 이상 걸려서 해결해야 할 것이 많아요. 보이는 것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잘 다지고 있는지 자꾸 돌아보아야 합니다.

김호기
서해 페리호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등 세월호 이전에도 대형 참사들이 있었어요. 세월호 참사가 이러한 대형 사고와 다른 것은 죄 없는 어린 아이들이 많이 죽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우리 사회에 누적된 적폐에서 비롯된 것이지요.‘적폐’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달리 표현할 마땅한 말이 없네요. 우리가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선도적으로 일구어왔다고 자부했는데 또 다른 민낯이 드러난 거지요. 세월호 참사는 가까이는 청해진해운에 잘못이 있지만 어린 학생들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는데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해경의 책임도 있습니다. 물론 박근혜 정부에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바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어요. 슬픔도 컸고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충격과 분노 등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상돈
카트리나 사태(2005년 8월 미국 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이로 인해 한동안 미국 경제가 침체되었다)야말로 미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미국이 이런 나라였는가 하는 물음을 던졌지요. 중앙정부, 주정부, 시정부가 혼란 속에 헤매면서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어요. 인종, 계층 문제까지도 결합되어 있지요. 세월호의 경우 학생들이 구조를 기다리다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치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불순 세력이니 어쩌니 하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시켰습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통령은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추모 자리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치유가 되지 않고 악화할 것입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이나미
경제 위기와 맞물려 우울해서 경기가 안 좋아졌다고들 하는데 일시적이에요. 고성장 시대에는 조증처럼 정서적으로 붐업과 하락을 왔다 갔다 합니다. 현재는 필요한 우울, 필요한 위축 시기인 거죠. 극복하려면 10년은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일본에서도 20년 전에 비슷한 선박 사고가 있었습니다. 미국, 유럽에서도 있었고요. 우리한테만 이런 사고가 일어난다고 자조할 필요는 없어요. 선진국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소종섭

소종섭
동아일보 기자, 시사저널 편집국장을 거쳐 시사평론가와 시사저널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우리 사회가 가장 잘못한 것,
잘못 대처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호기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정치권의 역량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정치권이 미숙하게 대응했어요. 지난해 4~5월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문제, 즉 특별법 논의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정치화되어 버렸어요. 한쪽에서는‘교통사고’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정부 실정을 다소 과도하게 부각시킨 면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의견이 갈렸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전 국민적 시각, 통합적 시각에서 풀 수도 있었어요. 기회가 주어졌는데 여야가 원만하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시민사회가 나뉘는 격렬한 이슈가 돼버렸습니다. 농성이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 한 켠에서 ‘폭식 투쟁’을 한 것은 국민 입장에서 보면 놀랄 일입니다. 아이 잃은 것도 엄청난 슬픔인데 그 앞에 와서 조롱한 것 아닙니까. 그 장면을 보며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막장인가 생각한 국민이 많았을 거예요. 정치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우리 사회가 여전히 미숙합니다.

이나미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을 정치권에서 품지 못한 것이 결정적입니다. 청와대건 국무총리실이건 나서서 이들이 길바닥에 나앉게 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어야 했어요. 외국 귀빈들 모시듯이 불러서 합의될 때까지, 피하지 말고 만났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위 사람들이 품어주는 성격이 아닌 것 같아요. 원칙과 합리성을 내세우면서 정서적으로는 낯설고 부끄러워하는 여성들이 있어요. 특히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성 중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데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속까지 그런 것은 아닌데 그렇게 훈련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처럼 품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여성이기에 기대치가 높아 품어주겠지 했는데 그러지 않으니 더 실망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각, 사후 대응법 등에 있어서 양극단이 횡행하는 듯합니다.

김호기
우선 정치권의 막말을 지적하고 싶어요. 유가족이나 그들을 공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교통사고’ 같은 표현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의 7시간 부재도 상당한 논란이 되었지요. 지난해 여름으로 돌아가보면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을 때 원로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어요. 과거에는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 등이 그런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통합의 구심 역할을 할 원로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불편부당하게,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 사회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메시지를 내놓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는 두 국민 사회가 됐습니다. ‘두 국민 사회’라는 말은 영국의 벤저민 디즈레일리라는 보수주의 정치가가 쓴 말이에요. 그는 영국이 두 국민으로 나뉘어져 있다며 두 국민을 한 국민으로 만드는 것이 정치에 부여된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미국도 ‘투 아메리카’라고 합니다. 공화당의 미국과 민주당의 미국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예요. 보수의 대한민국, 진보의 대한민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이런 구분을 뛰어넘는 참사인데 이 또한 나뉘어 있으니 큰 문제입니다.

이상돈
보수, 진보 진영 얘기를 하는데 중간적인 다수는 침묵하거나 피해자들에게 동정적입니다. 소수 극단적인 사람들이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에 반발해서 다른 쪽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오는 식으로 갈등이 증폭됐어요. 문제는 정부에서 대형 사고를 보는 관점이 타성에 젖어 있는 듯해요. 대책본부 만들고 잠바 입고 밤을 새우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관료들은 이 상황이 갖고 있는 함의를 파악하지 못했어요. 사고가 난 뒤 대응하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유가족이 묻는 것에 답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게다가 해법을 찾으려는 논의나 사회적 숙려 기간도 없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를 덮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나미
우선 우리 사회에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강력한 지도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최소한의 치안과 국방을 보장하는 야경국가에서 국민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는 보장 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치와 정부의 능력 사이에 생긴 불일치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민 기대치를 정부가 못 따라가는 것이지요. 합리적, 논리적으로 풀 문제를 감성적으로 풀려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데 진영 논리에 갇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과정에 대한 불신이 생긴 것, 공공 정책과 수행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봐요.

 

 

이나미

이나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학교 의학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 교수, 한국 융연구소 상임 교수, 이나미심리분석 연구원 원장.

 

김호기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빌레펠트대학교 사회학 박사,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현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어떻게 하면 진영 논리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김호기
두 가지가 중요해요. 우선 제도 개혁입니다. 정치가 갖는 기본적인 중요성이 있어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제도를 만드는 최종 의사 결정을 하는 곳이 국회입니다. 우리 민주주의를 이른바‘협의 민주주의’로 바꾸어야 해요.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시민사회에서도 진영 논리가 극복돼야 합니다.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져야지 진영 논리에 갇혀 옳고 그름을 따지는 한 두 국민 사회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동체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 아닌가요? 다름에 대한 관용이 필요합니다. 정당, 언론, 시민단체까지도 보수, 진보로 나뉘어 있어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하‘조사위’)도 시행령 때문에 활동을 못하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올바른 대책을 세우고, 극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에요. 그러나 진상 조사는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재판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국민이 원했고, 국회가 법을 통과시킨 결과로서 생긴 조사위가 조사조차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지난 1년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김호기
변한 것은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조사위가 출범했으며, 해양경찰청을 해체한 것이지요. 국민안전처를 만들었고, 안전 혁신 마스터플랜도 발표됐어요. 변화되지 않은 것은 얼마 전 발생한 강화도 캠핑장 사건에서 보듯 여전히 안전사고가 되풀이된다는 것이죠. 국민도 안전 불감증을 극복해야 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처하는 것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배워야 해요. 위험 학습, 재난 학습이죠. 우리 사회는 재난에서 별로 배운 게 없어요. 그때만 크게 슬퍼하고 지나면 잊습니다. 하지만 뭐라 해도 정부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전 예방을 할 수 있는 국가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여권도 그렇지만 야권이나 시민단체들도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상돈
그런 면이 전혀 없지는 않죠. 계기를 제공했다고 봅니다. 그러다가 김 아무개 의원처럼 역풍을 맞은 사람도 있어요. 야당이 시민단체와 같은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정부 여당과 시민단체, 유가족 사이에서 중재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정치는 양극화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세월호 같은 참사는‘100% 대한민국’ 공약을 현실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실기했어요. 여론 주도층 인사들은 어떤 진영에 속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쪽 입장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이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김호기
언론, 지식인 사회, 종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이들이 중립적 입장에서 좌우를 비판하며 사회 통합을 강조했는데 요즘은 이 영역도 양극화된 것 같아요. 종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종교 내에 보수, 진보의 흐름이 있어요. 언론도 진영 논리를 넘어서서 사안에 따라 접근해야 합니다. 지식인 사회는 진영 논리에 갇혀 대중을 호도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종교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정신, 가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상돈
우리 정치가 미국 정치에 동조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미국에서 공화당은 더 오른쪽으로 가고, 민주당은 더 왼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중도의 입지가 약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도 목소리가 죽었어요.

 

정부는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결정했고, 갈등을 빚었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도 전향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김호기
인양해야 한다는 것은 여론도 지지했고 유가족들도 원했어요. 잘한 결정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자동차 사고가 나면 증거물은 차체입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예요. 배가 증거물입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인양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진상 조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사가 갖고 있는 의미를 생각할 때 경제적 비용 문제만으로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유가족들은 도대체 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국민들은 세월호 사고의 원인은 청해진해운에 있지만 참사 원인은 해경을 포함한 정부의 대처에 있다고 보는 것 아닙니까. 이 진상,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이것 때문에 조사위를 출범시킨 것입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진상 조사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이상돈
정부가 왜 이렇게 소극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침몰시킨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조사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해야지요. 일각에서‘대통령 7시간’에 대해 말하는데 부담될 이유가 있습니까? 숨길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대면 보고가 안 되는, 비서실장이 문을 부수고 들어갈 수가 없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을 온 국민이 이미 다 알지 않나요?

 

유가족들은 분노와 실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나미
희생자들의 죽음이 의미 없는 죽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 중요해요. 재단법인, 추모 건축, 진상 규명 등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 유가족들에 대해 악성 댓글 등을 다는 이들을 확고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슬픔을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줘야지요. 침체된 안산, 진도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 정신적으로는 애도 반응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절대적으로 사고 없는 나라를 보장할 수 있는 정부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다만 어떤 사고든 어느 정도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해마다 이 정도로 개선되었다는 것을 설명해줘야 합니다. 옥상옥, 위원회 등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안전 관리를 할 수 있는 인원과 브레인을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김호기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사건, 세월호 참사 등을 겪었고 이젠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올라탔습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과연 한 것이 무엇이 있나, 낭비의 시대이지 않나 하는 물음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4대 개혁, 사드 배치 문제도 있고 동북아 흐름도 만만치 않아요. 능동적으로 대응해도 시간이 모자란 판에 이런 식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걱정이 큽니다. 정부의 불행은 곧 국민의 불행입니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그 결과가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올가을이면 내년 총선, 내년 총선 끝나면 대선으로 가는 도정에 올라탑니다. 이번 4월 16일이 새로운 국민 통합이나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은데 정부가 잘 풀지 못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2017년 대선 흐름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상돈
식물정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일상적인 행정이야 굴러가겠지만 경제 위기 등 위기에 닥쳤을 때가 문제입니다.

이나미
과학과 기술 그리고 역사는 전쟁과 사고, 재난 등을 겪으며 발전하기도 합니다. 런던은 몇 차례의 큰 화재, 콜레라 등 역병이 창궐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선진적인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일본, 중국, 미국의 대지진은 건축, 토목, 운송 등 각종 테크놀로지뿐 아니라 의학, 농학 등을 급속히 발전하게 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사고가 엄청나게 증가했는데도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국민과 정부 모두 아주 심각한 책임의 방기입니다.

 

세월호 참사 1년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갈등을 넘어 앞으로 갈 수는 없을까요?

이상돈
세월호도 인양하기로 결론이 났고 시행령도 개정되는 것을 계기로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사 활동은 엄정하게 진행하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이런 계기를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얘기할 때가 되었어요. 사실 지적하기는 쉬워도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아픔을 함께하는 동체대비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것이지요.

이나미
너무 비판적으로 보거나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크게 보면 사회가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계기를 잘 살린다면 우리 사회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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