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기 Books 백일승 대표

기사 요약글

백일승 대표는 게임 개발로 대박을 터트린 신화적인 인물이다.

기사 내용

서울대 공대, IBM 임원 출신으로
벤처 붐이 일던 2000년 아내와 함께 온라인 게임회사 제이씨엔터테인먼트(현 조이시티)를 차렸다.
그는 온라인 농구 게임의 대표작 <프리스타일>과 모바일 소셜 게임의 일종인 <룰더스카이>를
성공시키며 벤처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2년 전 암 진단을 받으면서 넥슨에 지분을
넘기고 게임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세운 것이 이공계 전문서적 출판사 '더하기 BOOKS'. 큰일을 겪은 뒤, 자신의 인생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배들에게 전하겠다는 각오로 온-오프라인 콘텐츠 라이프 트레이너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젊은 후배들을 위한 마음으로

그가 처음 쓴 책 <바보야, 이제는 이공계야>는 아내의 아이디어다. "제목을 '이공계를 위한 진로 조언'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내가 원고를 보더니 그게 뭐냐고 하대요(웃음). 이 책은 개인의 진로에 대한
일종의 미래학 탐구서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전공 불문하고 공무원 시험을 치고 있어요.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시대 흐름, 변화에 따라야 합니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는 이공계 수요가 많습니다. 갈수록 더해집니다. 우리나라 4대 대기업 신입사원을 봤더니 80%가 이공계 전공자예요. 은행 같은 금융업에서도 이공계 출신 신입사원 비율이 40%가 넘었어요."

 

 

우리나라 IT업계의 현실

하지만 현실은 사회적 요구와 거리가 멀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여전하다. "예나 지금이나 이과의 우수한 인재는 의과대에 가고, 문과의 우수한 인재는 법대에 갑니다. 사실 톱 인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데 한쪽으로 몰립니다. 우리나라 우수 인력들 다 어디로 갔나요? 모두가 의사 한다고 해요. 최고라는 삼성전자,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인재가 없어 인도, 방글라데시에 연구소를 세우는 실정입니다. 그 나라 소프트웨어 인력을 훈련해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죠. 왜 그렇게 됐을까요?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아이러브스쿨' 같은 독보적인 소프트웨어를 제일 먼저 만들었어요. 그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은 세계 최고였어요. 한데 요즘은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요. 하드웨어나 통신만 갖고 IT 강국이라 할 수 있나요? 하드웨어가 몸이라면 소프트웨어는 몸을 움직이는 두뇌에 해당하는데, 이 두뇌를 만드는 데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해요. 인도 소프트웨어 역량의 1/100, 미국의 1/50, 중국의 1/10도 안 돼요. IT 산업이야말로 변함없는 미래 유망 분야인데 걱정입니다."

 

 

이공계는 한국의 미래다

"저는 2010년 이후를 신정보화 시대로 부르고 싶어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더 발전할 것이고,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2017년엔 빅데이터가 현실이 될 것입니다. 5년 후부턴 기계공학과 IT를 결합한 로봇 산업이 급속하게 발달할 것이고요. 도미노피자는 '도미곱터'라는 로봇을 만들어 피자를 집까지 정확하게 배달합니다. 영국에서 테스트를 마치고 실행을 앞두고 있어요. 아마존에선 책 분류 작업을 로봇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산업도 유망합니다. 세계 1위 조선산업을 활용하면 자원 발굴이나 양식업, 요트 레저 분야까지 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먹거리'가 될 수 있죠. 세계적으로 BT(Bio Technology) 산업도 발전하겠지만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하고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으니까요."

 

 

자식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세상 변화를 잘 살펴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사회 수요에 맞추는 것이 좋은 진로다. 백 대표는
미래엔 이공계 출신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대를 갔다. 공부가 재미 없을수밖에. 그러나 졸업 후 깨달았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상상해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 공학은 인간을 위한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사실을. "자녀 진로를 정할 때
적성과 미래를 봐야지요. 흔히들 수학이나 과학 과목을 잘하면 이과 적성, 그 부분이 약하면 문과 적성으로 결정합니다. 그게 의문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이과 적성과 문과 적성이 섞여 있거든요. 5% 미만이 한쪽으로 치우친 적성을 가지고 있어요. 세종대왕이나 신숙주, 성삼문 같은 집현전 학자들 보세요. 문과 성향만 갖고 한글이라는 세계 최고의 과학적인 문자를 만들어 냈을까요? 오히려 그분들 적성이나 소양을 보면 조선 최고의 이과 인재였다고 볼 수 있어요. 이렇듯 인문계 성향이 강한 사람이 이공계 공부를 하면 더 잘할 수 있어요.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풍부하니까요."

 

 

TURNING POINT

샐러리맨에서 벤처사업가로 이제 라이프 트레이너로 인생 3막을 펼쳐가고 있는 백일승 대표. 후배들을 염려하는 그의 마음은 봄날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패션 감각만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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