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책 - 2015년 6월의 추천 신간

기사 요약글

지금껏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했던 기준들이 이리저리 휘청이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기사 내용

‘정직할 것, 이타심을 가질 것,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것’ 등을 당연하게 지켜왔건만, 요즘 세태를 보면 오히려 그런 가치 기준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정도다. 각종 탈세와 투기로 재산을 늘리고, 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남을 짓밟고 일어서는 현상이 적당히 용인되는 세상. 이쯤 되면 서서히 내적 갈등이 빚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 우리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빠진다.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골똘히 궁리한다고 해서 정답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든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필연적인 인생의 질문들이다. 하지만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며 일상의 작은 위로를 느낄 뿐, 인간과 삶의 가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란 어쩐지 어렵고, 무겁고 지루하다. 그러나 과연 ‘인생 고민’이 그렇게 ‘빨리 감기(FF)’ 하듯 넘겨버릴 수 있는 문제일까?

 

 

철학의 힘 : 저자 김형철,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철학의 힘
저자김형철 출판사위즈덤하우스


‘대한민국 최우수 인문학 강의 교수상’ ‘2013년 SERI CEO 최우수 강사’ 등 ‘명강사’란 수식이 따라붙는 연세대 철학과 김형철 교수는 이 같은 철학적 고민을 주제로 수많은 강의를 펼쳐왔다. 그리하여 ‘문답이 오고 가는’ 자유로운 강의가 이어진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주제를 모아 이번 책을 발간했다. 책에서 그는 다양한 사고와 주장이 충돌하는 시대일수록 자신을 바로잡고 지켜낼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이 힘은 바로 끊임없는 질문과 의심, 즉 철학의 과정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개 철학을 심오한 분야로 여겨, 지레 손사래를 치곤 하지만 저자는 ‘철학적 사고’의 물꼬만 터준다면 누구나 진지한 고민을 거듭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는 가족, 직장 등 개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상황을 가정해서 독자에게 철학을 이해시키는데,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에 얼마나 많은 철학적 고민이 파생될 수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그것을 스스로 감지하고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철학의 힘’인 셈. 좀 더 실용적인 관점에서 인문, 철학을 접하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 저자 송정연·송정림, 출판사 나무생각


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저자송정연, 송정림 출판사나무생각


서울에서 방송 작가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는 두 자매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기억력이 떨어지는 엄마가 있다. 누군가는 이 상황에서 걱정과 불안을 호소하느라 시간을 쓰겠지만, 자매는 틈틈이 제주도 요양병원을 찾아가 엄마와 함께 시를 읽었다. 신사임당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에서부터 새뮤얼 울만의 ‘젊음’까지 인생의 여러 장면을 노래하는 명작은 참 많았고 시 낭독이 끝나면 그에 얽힌 세 모녀의 즐거운 수다가 이어졌다. 책은 이렇게 시가 따뜻한 가족 교감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한편 주옥같은 시 리스트까지 소개한다.

 

 

스틸 앨리스 : 저자 리사 제노바, 출판사 세계사


스틸 앨리스
저자리사 제노바출판사세계사


하버드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인생의 최정점에 섰던 50대 그녀가 어느 날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다. 서서히 떨어지는 기억력 앞에 하버드대 교수인 남편, 변호사 큰딸, 의사 아들 역시 점점 지치기 시작한다. 어쩌면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얼룩질 수 있는 삶이지만, 그녀는 자존감과 당당함을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소설은 가족이나 주변인이 아닌, 환자 본인의 심리 상태에 주목해 알츠하이머병을 묘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간 첫 주<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지금까지 200만 부가 넘게 팔렸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가족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저자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출판사 21세기북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저자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출판사21세기북스


대통령은 최고 권위와 지위의 상징이지만, 우루과이 전 대통령으로 28년 된 낡은 자동차를 끌며 월급의 90%를 기부했던 호세 무히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닌다. 임기를 마친 현재, 허름한 농가에서 아내, 강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가 육성으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그가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과정,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천할 수 있었던 원동력 등 누구나 귀 기울여 들을 만한, 가치 있는 ‘인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단 한 번의 사랑 : 저자 김홍신, 출판사 해냄출판사


단 한 번의 사랑
저자김홍신 출판사해냄출판사


중년이 되어 과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첫사랑과 재회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첫사랑이 지금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면? 소설<인간시장>으로 유명한 작가 김홍신이 고희를 앞두고 <단 한 번의 사랑>을 통해 독자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다. 시인이자 교수인 홍시진에게 첫사랑이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에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은 물론, 독립운동가로 위장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온 재벌의 이야기 등 사회적 문제의식이 드러난다. 가슴 떨리는 ‘진짜 사랑 이야기’를 꼭 써보고 싶었다던 작가는 어떤 모습의 사랑을 말하고자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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