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행 - 서해금빛열차 편

기사 요약글

기차 여행이라고는 춘천에 간 추억만 있던 기자에게 코레일에서 만든 철도관광벨트는 신세계였다.

기사 내용

 

 

코레일은 2013년 중부내륙벨트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서해골드벨트까지 2년에 걸쳐 총 5개의 관광철도를 완성했다. 지역 특성에 맞게 테마를 달리한 다양한 기차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서해금빛열차를 타보았다. 오전 8시 15분 용산역. 멀리서 노란 금빛 열차가 보이자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서해금빛열차는 장항선을 따라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군산, 익산 등 서해 7개 지역을 운행하는 관광 전용 열차로, 오전 8시 27분, 하루 1회 용산역을 출발해 익산을 돌아 왕복 운행한다. 듣자 하니 매번 예매는 거의 매진이란다. 영국 유명 항공사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텐저린 그룹이 디자인을 맡은 열차는 서해 바다와 금빛 논밭의 물결을 표현했고, 열차 내외부는 차량마다 다른 컬러의 보석을 모티프로 디자인했다. 달릴 때면 보석 모티프들이 오색 창연하게 반짝거리는 느낌을 준다니 기차가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장관이겠다 싶었다.

 

 

 

세계 최초의 온돌마루열차

서해금빛열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한옥식 온돌마루실이다. 1개 차량에 총 9실로 구성된 온돌마루는 보는 순간부터 눕고 싶을 정도로 아늑했다.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뜨끈한 바닥에 누웠다. 열차를 타느라 좀 일찍 일어나서인지 순간 잠이 솔솔 왔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온돌 장판을 그대로 구현해서 찜질 효과도 있단다. 객실 룸을 대여하는 형태라 가족이나 친구들 과의 여행에 색다른 즐거움과 편안함을 준다. 일반 객실 좌석도 한결 넓은데, 의자를 마주 봤을 때 앞사람 무릎이 부딪히지 않는 정도다.

 

 

 

다양한 이벤트와 재미

출발한 지 30~40분이 지나자 삼삼오오 모여 조용히 음료와 간식을 먹던 카페 칸이 부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DJ가 된 승무원의 멘트가 흘러나온다. “환영합니다.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여행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혹시 소란을 피우거나 옆 사람에게 방해되는 일을 하실 분들은 미리 말씀해주시면 출구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는 유머러스한 안내가 이어진다.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DJ는 신청곡과 사연도 받는다. 끼 많은 승무원들이 노래와 춤까지 선사하자 일반 열차 칸, 온돌 칸에 있던 손님들도 하나 둘씩 카페 칸에 모였다. 기차 안에서의 레크리에이션이라니. 마치 수학여행 가는 차 안의 설렘 같다. 이런 기분을 대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걸까? 마침 목요일이라 아산 쇼타임 코미디홀의 유명 개그팀이 개그 쇼를 펼쳤다. 승객들과 주고받는 한마디 한마디에 장난기와 흥이 묻어난다. 공연 이후에는 페이스페인팅, 풍선 아트 서비스도 이어진다. 그야말로 지루할 틈이 없다.

 

 

 


열차에 추억을 남기고

카페 칸에는 족욕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족욕통이 바깥 창을 마주 보고 앉게 되어 있어서 발을 담그고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카페 칸 창가에는 승객들이 비치된 엽서에 사연을 써서 걸어두는가 하면 승무원들이 찍어준 폴라로이드 사진도 나란히 걸어놓았다. 보고 있자니 덩달아 펜을 들고 한마디 써보고 싶어진다. 여행이 주는 휴식과 설렘을 충분히 만끽하고 남길 수 있다는 것, 진짜 여행의 시작이자 참맛은 열차 안에 있는 게 아닐까.

 

 

 

 

서해금빛열차 연계 관광 상품

테마 여행은 당일치기와 1박2일 모두 가능하다. 가이드를 동반한 여행 서비스도 제공하며, 에코투어, 카셰어링(시간당 요금으로 렌트보다 싸다), 시티투어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지역별로 제공되는 사항은 다름). 카페 칸 부스 및 철도청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에서 관광 정보를 안내한다.
 

서해금빛 열차를 타고 싶다면(용산역 오전 8시 27분 출발) / 성수기는 5,8,10월 월,화,목,금,토,일 / 준성수기는 4,6,7,9,11월 월,목,금,토,일 / 비수기는 1,2,3,12월 목,금,토,일 입니다.'

예약: 철도청 홈페이지(www.letskorail.com)나 철도고객센터(1544-7788)

요금: 구간마다 다르지만 새마을호에 비해 3천6백원가량 비싸다. 온돌마루실은 기본 좌석 금액에 객실당 4만원의 요금이 추가된다(최대 6명까지 이용 가능). 3월까지는 개통 기념으로 50% 할인된 2만원에 탈 수 있다.

족욕: 카페실 판매대에서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다. 건식 30분에 4천원, 습식 20분에 5천원. 녹차와 수건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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