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육아 - 손주 성교육 편

기사 요약글

어릴 때부터 양육자가 아이에게 몸을 소중하게 대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 내용

성을 터부시 여기던 시대를 살아온 터라“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나중에 크면 알게 된다” “몰라도 된다”는 말로 성교육을 회피해온 50대 이상의 조부모들은 ‘손주 성교육’이라는 문제 앞에서 난감할 수 있다. 그러나 바쁜 자식을 대신해 조부모가 양육을 담당하는 경우, 성교육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의 공동 저자 김백애라, 정정희 씨는 “아이들이 성적 주체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성교육을 미루거나 회피하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부모보다는 아이에게 너그러운 조부모가 성교육의 주체로는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교육은 언제부터 필요할까? 맑은샘 생명학교 성교육센터 최경화 팀장은 “성교육은 아이가 궁금해할 때 시작하는 것이 좋지만, 영아기 때 아이를 목욕 시킨 후 마사지하는 것부터 성교육이다”라고 말한다.

 

부드러운 손길로 목욕 시키기, 남들이 안 보는 데서 기저귀 갈기, 대소변을 볼 때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기 등 아이의 몸을 소중히 대하는 양육자의 태도에서 아이는 ‘내 몸은 귀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성교육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설명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요즘은 각 지자체별로 조부모 양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때 커리큘럼 중 영·유아기 성교육이 포함되기도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연령, 상황에 맞는 다양한 성교육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다.

 

돌발 질문· 행동 대처법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고 질문을 한다면?

DON'T“나중에 크면 알게 돼”라고 회피하거나 “다리 밑에서 주워 왔어”라는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는 건 금물! 질문을 묵살할 경우 다른 곳에서 잘못된 지식을 흡수할 수 있다.
DO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기 어렵다면 아이의 탄생을 설명하는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자. 아이가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아이가 친구들의 성기를 만지거나 보여 달라고 한다면?

DON'T아이의 발달 과정상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아동들 사이에도 성폭력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으니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지 말 것. “성기는 소중한 것이므로 보여주거나 보여 달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DO자신의 성기를 보여줘도 되는 대상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다. “목욕을 시켜주는 할머니, 엄마 혹은 의사 선생님. 그 외에는 아무한테도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자.

성추행 당한 것으로 의심되면?

DON'T놀라는 반응은 보이지 말 것. 아이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피해 사실을 숨긴다.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말을 안 하게 된다. 추궁하듯 캐묻는 것도 금물.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따뜻하고 편안한 스킨십으로 감싸주자.
DO목욕을 시킬 때 아이의 몸을 관찰한다. 외상이 없다면 아이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목하자. 갑자기 밤에 울거나 혼자 못 자겠다고 하는 경우, 할머니나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우, 유난히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경우 의심해보자.

아이가 성폭력이 뭐냐고 물었다면?

DON'T방송 등 아이가 성폭력이란 단어를 접할 수단은 굉장히 많다.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냐’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냐’는 식으로 과민하게 반응하면 아이는 지레 겁을 먹고 부모로부터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DO‘만약 수상한 아저씨가 과자를 사준다면’ ‘만약 오빠들이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면’ 하는 식으로 ‘만약’을 가정해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인식시키고 적절한 예방책을 설명해준다.

자위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DON'T아이의 손을 찰싹 때리며 “너 지금 뭐 하는 거니?” 하는 행동은 금물. 아이는 ‘내가 크게 잘못했구나’ 하면서 성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사람들이 안 보는 데서 몰입할 수 있다.
DO아이가 자위에 몰입하는 경우는 대개 세 가지다. 아이가 무료함을 느끼거나 집이 어두컴컴하며, 집에 항상 이불이 깔려 있는 경우다. 그러니 생활환경을 바꾸는 게 답이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자위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이불은 잠잘 때 아니면 깔아놓지 않는다. 늘 실내를 환하게 유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할머니·할아버지, 이건 절대 하지 마세요!

  1. 1아이의 성기를 지칭할 때 ‘찌찌, 짬지, 고추’와 같은 유아 언어가 아닌, 음경, 고환, 음순, 질, 자궁 등 올바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2. 2“사내새끼가 눈물을 짜고 그래” “계집애가 그렇게 뛰어다니면 안 돼”… 이런 말들은 여자아이에게 자신감을 떨어지게 만들고, 남자아이에게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우월감을 갖게 한다. 결국 성폭력과 연관이 될 수 있다.
  3. 3아이가 3, 4세 정도 되면,“할아버지 친구에게 뽀뽀해줄래? 싫으면 안 해도 돼”라고 말하면서 결정권을 줘야 한다. 성적 의사 결정권을 배우는 것도 성교육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북 칼럼니스트 한미화가 추천하는 성교육 동화

<엄마가 알을 낳았대> (배빗 콜, 보림)

코믹한 그림과 간략한 글로 성을 깨우쳐주는 그림책. 유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솔직하면서도 재미있게 성 문제를 풀어냈다.

<소중한 나의 몸> (정지영 외, 비룡소)

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을 소개하고 자신만이 소중히 간직해야 할 부분이 있으며, 소중한 나의 몸을 지키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임을 강조한다.

<아가야, 안녕> (재니 오버렌드, 사계절)

가족이 함께 보는 출산 그림 동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아기를 낳는 엄마와 가족들이 함께 애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렸다.

<벌거숭이 벌거숭이> (야구 겐이치로, 한림)

남자와 여자가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며 보이는 신체 변화를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난 싫다고 말해요> (베티 뵈거홀드, 북뱅크)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상황에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성폭력 예방 지침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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