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갱년기다!

기사 요약글

흰머리나 주름이 질환이 아니듯 갱년기도 질환은 아니다.

기사 내용

 

갱년기는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생의 이벤트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꼬리뼈와 사랑니가 우리 몸에서 퇴화된 것처럼 생식기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나이라서 그 기능이 멈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갱년기는 또 다른 자유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출산’이라는 생물학적인 의무에서 완전히 해방된 셈이니까. 다만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갱년기가 되면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갱년기일까?

 

갱년기는 폐경 전후의 시기를 폭넓게 가리키는 말이지만 폐경기는 말 그대로 폐경이 된 이후의 시기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생리 이후 1년 동안 생리가 없으면 폐경으로 진단한다. 여성의 폐경은 보통 45~55세 사이에 일어나고,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평균 50세 전후에 나타난다.

폐경 전후로 1~2년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 폐경 전 3~5년 전부터 증상이 나타나 폐경 이후에도 4~5년씩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좀 더 정확하게 갱년기 여부를 알고 싶다면 병원에서 피를 뽑아 호르몬 검사를 하면 간단하다. 폐경을 앞둔 가장 일반적인 신호는 생리 주기의 변화다. 생리 주기가 빨라지거나 불규칙해지고, 생리 양이 줄어든다. 이와 함께 안면홍조, 밤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면 장애, 우울감이 생길 수 있으며, 질 건조감과 질점막 약화로 성교통이 생기거나 요실금, 요로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함께 호르몬 변화로 지방의 재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엉덩이와 허벅지에 붙어 있던 지방이 남자처럼 배로 몰리기 시작한다. 이 말은 건강에 치명적인 내장 지방이 많아진다는 뜻으로 이때부터는 더더욱 고지혈증, 고혈압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뼈와 관절이 약화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오십견 같은 근골격계 이상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이 모두가 갱년기에 처한 여성들을 괴롭힐 수 있는 증상들이다.

  

□ 35세 이상이다.
□ 갑작스러운 안면홍조와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땀 때문에 괴롭다.
□ 표현하기 힘든 감정적 변화(불안, 짜증, 슬픔 등)에 시달리고 있다.
□ 유방이 평소보다 더 부드럽고 민감하다.
□ 질이 건조하고 성교 시 통증이 있다.
□ 성욕이 줄어들었다.
□ 얼굴 피부가 변했다(피부가 건조해지고 없던 털이나 여드름이 생기는 등).
□ 평소보다 피로를 자주 느끼고 수면 장애가 있다.
□ 생리 주기와 양이 불규칙해졌다.
□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졌다.

 

3개 이하 : 갱년기 증상이 거의 없다.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갱년기로 접어들었을 수도 있으니 적절한 식습관이나 운동 등으로 갱년기에 대비해야 한다.

4개 이상 : 갱년기 증상이 있다.

갱년기를 피할 수는 없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출처 미국 아르거시대학교

 

나는 지금

갱년기 어디쯤에 있을까?

 

갱년기는 기간도 증상도 개개인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언제 갱년기가 지났나 싶게, 아무 증상 없이 넘어가기도 하고, 증상이 너무 심각해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차이는 개인적인 성향과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평소 스트레스가 많거나 체력적으로 약한 경우, 갱년기 증상이 오래,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체력이 좋고 회복력이 빠르면 갱년기가 문제가 안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라면 갱년기도 쉽고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니 갱년기를 잘 넘기고 싶다면 미리미리 몸 관리를 해야 한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심지어 피로와 스트레스를 더하는 생활을 하면서, 갱년기가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는 것은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정도면 정상일까?

 

갱년기 증상이 생활에 많은 불편을 가져온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4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갱년기 증후군’을 겪고 있지만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약 90%의 갱년기 여성들이 이런 불편한 증상들을 단순히 갱년기라서 그러려니, 무심히 혼자서 참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갱년기 증상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골다공증이나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갱년기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증상의 진행 사항을 좀 더 간단하게,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쿠퍼만 갱년기 지수’가 그것인데,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였던 쿠퍼만 박사가 개발한 진단법으로 현재 자신이 처한 갱년기 증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

 

나의 갱년기 점수는?

나의 갱년기 점수(아래 테이블 참고)
  증상 상태정도
1 홍조,열감,화끈거림 없다 약간 보통 심한
2 발한(땀) 0 4 8 12
3 불면증 0 2 4 6
4 신경질 0 2 4 6
5 우울증 0 1 2 3
6 어지러움 0 1 2 3
7 피로감 0 1 2 3
8 관절통,근육통 0 1 2 3
9 두통 0 1 2 3
10 가슴 두근거림 0 1 2 3
11 질 건조, 분비물 건조 0 1 2 3

※ 증상의 정도에 따라 체크한 후 점수를 더한다.
출처 쿠퍼만 갱년기 지수

 

진단방법

증상별로 본인이 겪고 있는 증상 정도에 표시한 다음, 모든 점수를 더한다.

 

5점 미만 :  갱년기 증상은 없지만 지금부터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5~10점 : 경미한 갱년기 상태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증상이 빠르게 치료될 수 있다. 식습관을 고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10~15점 : 중증도의 갱년기 상태로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거나 다른 심각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적인 치료도 고려해본다.

15점 이상 : 심한 갱년기 상태로 의사와 상담 후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힘들면 참지 말자!

 

폐경을 약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폐경기에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면 폐경기 증상에 따른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호르몬요법은 먹는 알약이 가장 흔하지만 주사나 피부에 붙이는 패치, 질 안에 직접 바르는 크림, 주사 등도 사용된다. 예전에는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이나 비만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해서 기피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갱년기 증상이 완화되는데, 특히 안면홍조가 호르몬 치료에 매우 잘 듣는다. 안면홍조와 함께 나타나는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나 수면 장애도 완화된다. 폐경기 여성 대부분이 겪는 질 건조증의 경우에도 호르몬 치료가 효과적이다. 질 건조증으로 인한 외음부 가려움증, 성교통 등에 국소적인 호르몬 연고를 사용하면 경과가 매우 좋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 전에도 받을 수 있으니 갱년기 증상의 정도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다.

 

알약

복용이 간편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단, 간에서 대사가 되기 때문에 간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피부 접착형 패치

아랫배나 엉덩이에 파스처럼 붙이는 형태. 호르몬이 직접 혈액으로 흡수되는 장점이 있지만 피부 발작이나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질 크림제

매주 2회 이상 질 내에 바른다. 질 또는 비뇨기 증상에 매우 효과적이며 질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전신 증상에도 어느 정도 유용하다.

 

안면홍조

안면홍조는 식은땀이나 발열이 함께 나타나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는 등 초조함이 더해져 우울증이나 수면 장애로 이어지기도 한 다. 갱년기 여성의 80% 이상이 겪는 흔한 증상. 심하다면 단기간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도 고 려해본다.

1 방 안 기온을 선선하게 유지한다.
2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풍부한 콩류를 많이 먹거나 비타민E 제제를 복용한다.
3 열감을 상승시키는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4 너무 꽉 끼는 옷, 특히 목을 조이는 옷은 피한다.
5 열감이 올라오면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골다공증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주당 3~4회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물에 떠서 하는 수영은 골밀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니 걷기나 가벼운 조깅, 댄스 등 체중을 싣는 운동이 좋다.

1 일주일에 3~4회 30분씩 운동을 한다.
2 염분은 체내 칼슘을 고갈시키므로 싱겁게 먹는다.
3 뼈를 약하게 만드는 담배, 카페인은 되도록 피하고 우유, 치즈 등을 먹는다.
4 하루 15분, 햇볕을 쬐어 비타민D를 합성한다.

 

요실금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복압을 높이는 행동은 피하고, 비만은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맵고 짠 음식과 카페인도 피한다. 가장 좋은 것은 약해진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하는 것이다. 항문과 질을 오므리는 기분으로 5초 정도 힘을 준 뒤 힘을 뺀다. 시간이 날 때마다 10회씩 반복한다.

1 늦은 저녁에 과일이나 물을 마시지 않는다.
2 방광을 자극하는 담배, 카페인, 오렌지주스를 끊거나 줄인다.
3 소변을 볼 때 소변을 끊는 연습을 한다.

 

질 건조증

생리를 하는 동안에는 자궁과 골반 주변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만 폐경이 되면 순환이 저하되어 이로 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특히 성교통은 성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밖에도 외음부 소양증이나 질염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1 꼭 끼지 않는 면 팬티를 입는다.
2 방향제가 들어 있는 세정제나 입욕제를 질 회음부에 사용하지 않는다.
3 부드럽고 돌기가 없는 화장지를 사용한다.
4 초기엔 수용성 질 윤활제가 도움이 된다.
5 심한 경우, 여성호르몬 함유 크림 처방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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