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취미 - 나눔과 봉사 편

기사 요약글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재능 기부야말로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기부입니다.

기사 내용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

“1994년 르완다 전쟁을 피해 콩고로 피신했던 시민 수천 명이 콜레라로 죽었습니다. 하루 200명이 넘는 이들에게 주사기를 꽂으며 살려낼 수 있었어요. 그 긴급 구호 현장의 경험을 잊을 수 없습니다. 1997년에는 UN에 가입한 NGO 대표로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민족의 화해를 도모하게 됐다는 자긍심도 컸어요. 따뜻한 기부의 기회를 더 많은 이웃과 나누고 싶습니다.”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

기부는 호흡과 같은 것

“어머니께선 아랫목에 밥 한 공기를 두곤 하셨어요. 어린 제가‘누가 와요?’라고 물으면 ‘누가 올지 몰라서’라고 답하셨죠.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동네 시각장애인 한 분이 들리셨어요. 그 때 알았어요. 베푸는 일은 준비된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걸. 그 뒤로 가장 따뜻하게 기억되는 말 한마디가 ‘베풀 준비를 하고 살아라’라는 문장입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 오후에도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의 목소리는 불에 델 듯 뜨거웠다. 1947년생인 그가 평생을 복지사업과 함께 호흡한 것도 이토록 뜨거운 신념 때문이 아니었을까. 월드비전을 비롯해 세계적 구호단체에서 활동했던 그는 1991년 대한민국 최초로 토종 사회복지단체를 설립했고(당시 한국이웃사랑회) 기부 문화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며 현재 35만 명이 넘는 기부회원을 가진 굿네이버스로 성장했다. 1996년 UN으로부터 NGO 최상위 지위인‘포괄적 협의 지위(General Consultative Status)’를 부여받으며 국제적 비영리단체로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굿네이버스는 현재 세계 34개국에서 인도적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를 비롯해 국민들이 좌절하고 실망하는 일이 많아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줄어들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이일하 회장은 흐뭇한 눈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세상이 얼어붙더라도 남을 돕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은 한 해였습니다. 2015년 새해에도 세상이 한 뼘 더 따뜻해지도록 언제나 나눌 준비를 하며 살자는 덕담을 전하고 싶네요.”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

“재능 기부는 그야말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나눔입니다. 재능이 없다고 한탄한다면 시간과 노력을 기부할 수 있습니다. 소외 계층의 이사를 돕는다거나 요양원에서 안마 봉사를 한다거나, 독거노인들을 위해 김장을 하는 것도 재능 기부가 됩니다.”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

“3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를 (주)테팔키친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업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자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든 이웃에게 되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 멘토링과 무료 강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해온 그가 (사)한국재능기부협회를 만들고 이끌어온 지 꼭 2년이 됐다. 처음에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찾아가 동참을 호소했지만 어느새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생겼다. 저마다 가진 재능이 다른 것처럼 한국재능기부협회의 활동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성공한 CEO들은 은퇴자들과 청년들에게 창업 멘토가 되어주고, 문화 예술인들은 자신의 목소리와 그림 등을 나눈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좀 더 의미 있는 행사도 가능하다. 14명의 회원이 재능을 기부해 장애인 부부에게 무료 결혼식을 올려주기도 했다. 이웃을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혹은 용기가 나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다면 최세규 이사장의 이야기를 기억할 만하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재능 기부야말로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기부입니다. 그것이 놀라운 기술이든 진정성 깃든 노력이든 소중한 시간이든 상관없습니다. 주는 사람에게는 소소한 것도 받는 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름다운재단 박준서 사무총장

아름다운재단
박준서 사무총장

“예전엔 불쌍한 에티오피아 어린이를 돕기 위해 주머니를 털었지만, 이제는 기부하는 행위로만 끝내지 않고 성금을 낸 사람들이 기부금에 의한 변화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눔의 완성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기부자의 까다로운 시선이 나눔 문화를 밀도 있게 성장시키고 있는 셈이죠.”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

함께 사는 행복을 위해

지난해 아름다운재단의 수장 자리를 제안받은 박준서 사무총장은 영광된 자리라 생각하면서도 머뭇거렸다. 20여 년간 국제구호기구에서 해외 모금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그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비영리단체 아름다운재단에 어떤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함께 사는 사회로 가는 나눔의 생활화’라는 재단의 비전은 이미 잘 진행되고 있었고, 투명성 면에서도 신뢰를 얻은 중요한 시점이었다.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고 학교에 못 가는 친구에게 학비를 대주는 일도 좋지만, 일차적인 모금과 기부에서 나아가 절대적 빈곤 못지않은 상대적 열패감을 메울 수 있는 사업을 궁리했습니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도 스스로를 빈곤하게 느끼는 한국 사회 아이들, 경제 발전 이면의 소외된 노인 문제까지 민간단체가 정서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죠.” 신나게 일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 그는 그제야 아름다운재단 작은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 개인적으로도 흥미진진한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한 셈이다. 손해배상 소송에 의해 가압류당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노란봉투 캠페인,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공간을 안산에 마련하는 등 아름다운재단은 보다 탄력적인 사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5년 아름다운재단은 15주년을 맞습니다. 학문에 정진하는 지학(志學)의 해로 행복과 기회, 평화의 이니셜을 딴 HOPE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에요. 세상은 여전히 어렵겠지만 ‘The Best Thing is in the Worst Time’ 이라는 제 인생의 슬로건처럼 업그레이드된 재단을 꾸려갈 것입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아무런 조건 없이 남을 위해 봉사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27만 명의 정기 후원자들과 1만 7천5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마주하며 매일 감동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세상은 많이 풍요로워졌지만 복지 사각지대에서 괴로워하는 아이들, 가정과 사회로부터의 애정 결핍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을 가꾸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때, 우리도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사랑의 우산을 펼치는 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 전쟁고아가 되어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을 위해 설립된 기독교아동복리회(CCF)가 그 전신으로, 지난 66년 동안 오로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대한민국 복지 역사를 함께해온 국내 최대의 아동복지 전문기관이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생존 지원과 보호 지원, 발달 지원과 권리 옹호 사업 등을 펼치며 국내 아동 5만 8천 명, 해외 23개국 아동 2만 4천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 중앙일보 사장을 역임하는 등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았던 이제훈 회장은 2010년부터 수장을 맡아왔다. “과거에 비해 절대 빈곤에 처한 어린이들이 많이 줄었지만 기본적 혜택도 받지 못하는‘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린이가 67만 명에 이릅니다. 가족해체와 정서적 결핍으로 인해 학교 폭력과 왕따 등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지요.”

2011년‘나영이의 부탁 ’ 캠페인을 통해‘아동대상 성범죄자 공소시효 폐지’ 법 개정을 이끌어 내는 등 아동 중심의 문화 형성과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캠페인, 연구 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이들 중에서 왜 어린이냐는 우문을 던지자 이제훈 회장은 현답을 내놓았다.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어린이가 빈곤으로 고통받고, 노동을 강요받고 있으며 배고픔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과연 그 아이들의 잘못일까요? 이 아이들이 온전히 교육받고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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