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지?
떡국의 유래
떡국을 언제부터 먹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1849)>에는 예전에는 ‘떡을 넣고 끓여낸 탕’이라 하여 ‘병탕’ 또는 겉모양이 희다고 해서 ‘백탕’이라고 했으며, ‘떡국 한 그릇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여 ‘첨세병’이라고도 했다. 길고 가늘게 만든 가래떡은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열양세시기(1819)>에는 떡국이 제례음식에 없으면 안 될 음식으로 설 아침에 먹었으며, 손님 접대 음식으로 냈다고 기록돼 있다. 일제 강점기의 문헌인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1937∼1946)>에서는 설에 먹는 풍속으로 상고시대(삼국시대 이전)의 새해 제사 때 먹던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전한다.
생각날 때마다 간편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충청북도 미역생떡국
충청북도는 예부터 찐 가래떡이 아닌, 생 쌀가루를 이용해 떡국을 끓었다고 한다. 이렇게 멥쌀가루를 끓는 물로 반죽(익반죽)해서 만든 떡국을 ‘생떡국’ 또는 ‘날떡국’이라도 부른다. 생떡은 가래떡보다 쫄깃함은 덜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 여기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미역을 넣은 것이 바로 미역생떡국이다. 미역생떡국에는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또한 쌀가루만 준비되면 언제든 즉석에서 반죽해 만들 수 있어서, 반가운 손님이 오면 즐겁게 나눠 먹던 음식이었다고. 간편하게 미역국에 떡 반죽을 떼어 넣어 만들 수도 있다.
꿩 대신 닭이지만 너무 맛있잖아
전라도 닭장떡국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원래 떡국에서 나왔다. 원래 떡국의 국물은 꿩이 최고였다고 한다. 그러나 꿩이 귀하니, 비슷한 식재료로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닭이다. 닭장떡국은 유일무이한 전라도 음식으로, 떡국을 끓이기 전 ‘닭장’을 만드는 것이 특징. 닭장이란 일종의 닭 장조림인데, 작게 자른 닭에 다진 마늘·생강, 국간장 등을 넣고 양념한 뒤, 조리듯 끓여서 만든다. 이때 너무 짜지 않게 물을 넣고 조리는 것이 포인트. 닭장떡국은 물에 닭장과 떡을 넣고 끓여 만든다. 닭장은 넉넉히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떡국이 생각날 때마다 사용하면 된다.
쫄깃하고 고소한 떡국이 있다!
경상도 꾸븐떡국(구운떡국)
떡 모양이 고명과 같이 길쭉하다?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는 긴 가래떡이 아닌, 찌지 않고 구워낸 떡으로 떡국을 끓인다. 멥쌀과 찹쌀을 섞어 잘 반죽한 뒤, 프라이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부침개보다 얇고 노릇노릇하게 부쳐낸다. 이때 구운 떡을 하루 정도 말려서 손가락 크기 정도로 썰어서 떡국을 끓이는데, 일반 가래떡에 비해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구운 떡은 그대로 초청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경상도 사투리로 꾸븐(굽은) 떡국이라고도 부른다.
한해 소망을 둥근 떡에 담아
경상북도 태양떡국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은 일반적으로 어슷 썬다. 그러나 경상북도 향토 음식인 태양떡국은 태양처럼 둥근 모양으로 썬 가래떡을 넣고 끓인다. 태양 모양으로 떡을 써는 이유는 한 해의 무사안녕을 위해서라고. 태양떡국은 육수로 건보리새우 등을 갈아 만든 조미가루를 사용하며, 고명으로 소고기로 만든 육장과 김가루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간편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
경상남도 통영 굴떡국
굴로 유명한 통영에서는 떡국에도 고기 대신 굴을 넣어 끓인다. 떡과 굴을 같이 넣고 끓이기 때문에, 고기로 육수를 내서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간단한 것이 특징. 굴을 넣었으니 국물은 끝내주게 시원하다. 여기에 멸치, 새우,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만들면 영양뿐 아니라 풍부한 맛을 돋을 수 있다. 더 최고의 떡국을 맛보고 싶다면, 굴과 함께 메생이도 넣어보자. 굴과 궁합이 최고다.
한 해 술술~ 잘 풀리라는 뜻 담은
개성 조랭이떡국
개성 만두와 보쌈김치와 더불어 개성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 바로 조랭이 떡국이다. 개성에서는 가래떡보다 얇게 떡을 만들어 대나무를 이용해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든 조랭이 떡을 사용했다. 조랭이 떡은 쫄깃쫄깃한 씹는 맛이 특징이다. 조랭이 떡에는 누에고치의 실처럼 한해의 일이 술술~잘 풀리라는 기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아이들의 설빔에 주머니 끈이나 옷 끈에 다는 조롱박이 ‘액막이’를 한다고 해, 조롱박 모양과 비슷한 조랭이 떡국을 끓여 먹었다고 전해진다.
만두 없는 설은 상상할 수 없어
강원도 만두떡국
우리나라 지역의 떡국 문화는 크게 떡국에 만두를 넣는 지역과 넣지 않은 지역으로 나눈다. 충청도를 기준으로 남쪽은 떡국을, 그 위쪽 서울, 경기, 강원 지역은 떡만두국을, 북쪽에서는 만둣국을 더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강원도에서는 만두 없이는 설을 지내지 않는 지역이다. 특히 두부로 유명한 강릉의 경우, 초당 두부를 넣고 빚은 만두를 떡국에 넣어 먹는다고 한다.
기획 우성민 글 두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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