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기 1년전부터 은퇴 연습

기사 요약글

은퇴 연습도 필요하다.

기사 내용

은퇴 통장을 만든다

통장을 따로 만들어 매달 얼마씩, 단 돈 만 원이라도 저축하자. 그걸로 떼돈을 벌고,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지만 통장에 돈을 입금할 때마다 ‘은퇴’라는 현실이, 그리고 은퇴 후의 내 삶이 구체화되는 효과가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다

회사에서 많은 동료들 사이에 묻혀 있다가 은퇴하면 혼자가 되는 게 가장 낯설다. 먼저 혼자가 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골프나 축구처럼 여럿이 어울려 하는 운동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등산이나 걷기도 이왕이면 혼자 해라. 그러나 명심할 것은 홀로 고독해지는 아픔에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진짜 나를 발견해서 내가 둘이 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익숙한 것을 끊는다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끊는다. 술을 좋아한다면 줄인다. 살이 쪘다면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늘 습관처럼 살아온 일상, 조직에 소속된 신분, 그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또는 필연적으로 습성이 되어버린 습관들에서 멀어져야 한다. 곧 상실에 대한 연습이다. 빼앗기기 전에 포기한다.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면 화가 치솟고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그 전에 양보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대학 도서관을 찾는다

일반인도 신청만 하면 출입증이 나온다. 주말이나 쉬는 날, 이왕이면 낮에 가서 책도 보고 어린 친구들에게 캔 커피라도 사주면서 말을 걸어보자. 말 안 듣는 자식, 손주들, 1년이면 회사 떠나는 꼰대 취급밖에 해주지 않는 부하 직원들에게서 느끼는 싸가지 없는 젊음이 아닌, 이제 막 새로운 세상을 맞는 나와 다를바 없는 청춘이 느껴질 것이다.

 

 

별장을 짓는다

자금이 되면 땅을 사서 조그만 집이라도 올리면 좋을 테고, 그런 자금이 없어도 방법은 있다. 시골에는 빈집이 많다. 조금 손보고 도배만 해도 주말이나 한 철 잘 지낼 수 있는 나만의 별장이 생긴다. 어차피 빈집이라 임대료도 싸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겠다며 무작정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해 낯선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많은데, 은퇴 후 정착은 독이다. 지금껏 회사에, 가정에 소속된 붙박이 신분이었다면 은퇴라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유목민이 되어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놔두고 최대한 아껴서 훌쩍 떠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자.

 

 

요리를 배운다

남자라도 요리는 배워야 한다. 내가 먹을 음식을 직접 해 먹는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요리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내 손으로 장을 봐서 씻고 다듬고 끓이는 일련의 과정은 창작이며, 동시에 최고의 뇌 운동이다.
아내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이다.

 

 

텔레비전을 끈다

퇴근 후에, 주말에 야구다 드라마다 오락 프로그램이다 챙겨 보면서 소파에 누워 빈둥거리는 것이 지금까지야 큰 즐거움이었겠지만 은퇴 후 이런 행동은 우울증의 간접 원인이다. 우선은 텔레비전을 끄자. 텔레비전이 없어도 내 시간을 채워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익혀야 한다.

 

 

지금 하는 일과 반대되는 일을 찾아본다

지금 하는 일이 몸을 쓰는 일이라면 은퇴 후에는 머리를 쓰는 일이 없는지 찾아본다. 지금 하는 일이 머리를 쓰는 일이라면 은퇴 후에 몸을 쓰는 일을 찾아본다. 사람이 머리만 갖고 살 수 없는 노릇이며, 몸만 갖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왕지사 은퇴 후에도 일을 갖고 싶다면 한번쯤은 지금까지 살면서 해온 일과 상반된 분야에서 해보자. 하루라도 빨리 그런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다리 힘을 기른다

허벅지와 다리는 근육의 집합소다. 그 근육을 단련해야지만 기운을 잃지 않는다. 노년의 건강은 다리에서 나온다. 튼튼한 다리 근육에서 힘차게 펌프질 한 혈액이 심장을 강하게 만들고, 뇌에 신선한 혈액을 공급해 늘 젊은 생각을 갖고 살아가게 한다. 계단을 오르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기마 자세를 자주 연습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까치발로 서서 가자.

 

 

운전에서 멀어진다

은퇴 후에는 시간이 남아돈다. 처음에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좋겠지만, 1년쯤 지나면 가는 시간이 더디고 야속하다.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외출할 것 같으면 그 약속 하나로 하루를 꽉 채워 보내는 것도 요령이다.
이때 제일 좋은 소일거리가 나들이 삼아, 여행 삼아, 오가는 차편을 이용해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것도 닥치면 금방 익숙해지는 일이 아니다. 자가용만 운전한 사람이 갑작스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여간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미리미리 운전과 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명사들의 강연을 듣는다

은퇴 설계나 재무 설계 같은 실용적인 것이 아니어도 좋다. 유명 사찰의 법회나, 사회 명사의 강연, 훌륭한 종교인의 설교 등을 자주 들으러 다닌다. 은퇴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마음의 준비가 먼저이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눈이 바뀌는 데 귀보다 빠른 지름길은 없다.

 

 

손주들과 같이 공부한다

운명적으로 은퇴 후에는 손주를 돌봐주는 시간이 늘어난다. 기저귀나 갈아주고 밥이나 챙겨 먹이고, 어린이집 데려다주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육아가 아니다. 손주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 아이는 죽을 때까지 어린 시절 목격한 책 읽는 할머니, 공부하는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살게 될 것이다.

 

 

나만의 컴퓨터를 구입한다

인터넷은 젊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나이 든 사람에게 필요한 도구다.
거실이 아닌 내 방에 내 컴퓨터를 두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일기도 쓰자.
아이들과 메일도 주고받는다. 컴맹이라도 막상 사두면 결국 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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