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때 월 800만원 버는 봉성집 사장님의 제주 귀촌 성공 스토리

기사 요약글

제주에는 쉼 없이 달려온 삶을 멈추고 호흡을 고르면서 자기만의 리듬과 속도로 일상을 꾸려가고 싶은 이들이 모여든다. 조은형 씨 역시 마찬가지.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에서 숙박업으로 성공적인 2라운드에 안착한 그녀의 창업 여정을 따라가보았다.

기사 내용

 

 

"도시 생활에 많이 지쳐 있었어요"

 

가족들의 힘듦이 바닥을 치던 찰나, 쉼을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제주도로 도망치듯 떠났다. 첫 제주는 사실 실패였다. 아이들 교육을 생각해서 제주 시내 번화가에 위치한 아파트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했지만 치열한 교육열이 서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택한 곳이 인적이 드문 시골 동네, 봉성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차츰차츰 삶의 터전을 가꾸면서 서울에 있는 지인들이 종종 놀러왔다. 그런데 놀러온 지인들이 하나같이 숙박업을 추천하는게 아닌가. 이를 계기로 바로 옆집으로 사는 곳을 옮기고, 기존에 살던 집과 목공 작업실로 쓰이던 공간을 숙소로 만들었다. 이것이 봉성마을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숙소, 봉성집의 시작이었다.

 

 

Q. 숙박업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부터 숙박업을 계획했던 건 아니예요. 처음 봉성집에 왔을 땐 완전 폐가였어요. 가정집과 소를 키우던 외양간이 있었던 자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을 자체가 참 조용하면서 좋았어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낮은 집들과 돌담들이 제가 생각하던 진짜 제주의 모습이었거든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놀러오면 다들 가기 싫다는 거예요. 너무 편안하다면서. 이곳에 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숙소를 해보라고 추천해줬어요. 처음엔 안 한다고 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맨날 놀 수 없으니까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 온 사람들의 공통적인 느낌을 믿고 숙박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사실 너무 시골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니면 말지 뭐'라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했어요.

 

Q. 폐가를 주거 공간으로 바꾸는 데 힘들진 않았나요?

 

오히려 재밌었어요. 원래 가정집이었던 공간만 업체에 의뢰해서 리모델링하고, 창고나 마당 등 나머지 공간은 가족들과 같이 하나씩 꾸며 나갔죠. 여기 와서 제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목공'이에요. 동네 목공방에 다니면서 웬만한 건 혼자 뚝딱 고치고 만들 수 있을 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죠. 외양간이었던 공간도 제 목공 작업실로 꾸몄어요. 

 

 

Q.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거 같아요.

 

천천히 하나씩 하다 보니까 큰 목돈은 필요 없었어요. 무엇보다 여기 와서 배운 목공이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됐어요. 기성품 가구들은 비싸잖아요. 직접 만들면 훨씬 저렴해요. 침대 프레임도 기성품으로 사면 20만원 정도 하는데, 직접 만들면 6~7만원이면 돼요.

인테리어도 제가 다 했어요. 벽은 친환경 페인트로 칠하고 탁자나 의자는 직접 만들었죠.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는 것들은 마당에 풀이나 꽃을 뽑아서 사용하고요. 빠른 시간 내에 시작해야 한다는 욕심만 내려놓으면 재밌게 작업하면서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어요.

 

Q. 숙소를 오픈하고 모객은 어떻게 했나요?

 

에어비앤비 역할이 컸어요. 제가 기계랑 안 친해서 휴대폰도 잘 다룰 줄 모르는데, 동생이 에어비앤비에 올려보라면서 올리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숙소 등록하는 게 생각보다 간단하더고요. 에어비앤비에 숙소를 등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약이 들어왔어요. 저한테 숙박업 하고 싶다고 물어보는 동네 이웃들에게도 에어비앤비를 추천해드리고 있어요. 에어비앤비가 중년에게도 좋은 게 다루기도 쉽고, 어느 때고 전화로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을 해주거든요. 

 

 

Q. 월 매출은 얼마나 될까요?

 

제주도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실해요. 보통 성수기는 5월에서 8월 정도예요. 한 달 예약이 꽉 찬 기준으로 한 달 순수익은 800만원 정도 돼요. 비수기 때는 절반 정도 되죠. 비수기라 하더라도 제주도는 4계절 모두 매력 있는 곳이라 찾는 분들이 꾸준히 있어요. 비수기가 좋은 점은 저도 쉴 수 있어서 좋아요. 손님이 없을 땐 저도 제주도 곳곳을 놀러 다니면서 여행해요.

 

Q. 매출 비결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뭔가를 하기보다 사소한 디테일을 챙기는 편이에요. 손님이 오시는 날 아침에는 꼭 문자로 연락 드려요. 정확한 숙소 위치를 다시 한 번 알려드리고, 숙소에 차를 대고 술 한잔 할 수 있는 맛집과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명소도 소개해드리죠. 제가 추천한 곳에 갔다가 만족해하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해요. 그리고 동네 특성상 마트가 빨리 닫는다는 유의사항도 꼭 말씀해드려요. 그래야 손님들이 실망하지 않거든요. 

사소하더라도 이곳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계속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다음날 아침 식사를 준비할 땐 플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써요. 토스트를 먹더라도 먹음직스럽게 담아주는 것이 손님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오거든요. 그리고 아침 메뉴는 매일 바꿔요. 손님이 오래 머물더라도 매일 다른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손님을 위해 사소한 디테일을 챙기는 게 노하우인 거 같아요. 그래서 소개받고 오는 분들이 많아요. 또 부부가 왔다가 부모님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고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하는 손님이 반이면 지인 소개로 직접 전화로 예약하는 손님이 반이에요. 결국 최고의 마케팅은 손님이라고 생각해요.

 

 

Q. 숙박업은 관리가 힘들지 않나요?

 

힘들었다기보다 살짝 마음 아팠던 적은 있는데, 에어비앤비에 딱 한 번 안 좋은 후기가 올라온 적이 있었어요. 장마철에 숙소를 이용한 손님이었는데, 숙소 안이 조금 눅눅했나 봐요. 그래서 쾌쾌한 느낌이 들었다는 후기를 올리셨는데 그때 좀 속상했죠.

덕분에 손님들의 말에 더 귀기울이게 됐어요.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바로 조치를 취하고, 손님이 없을 땐 제가 직접 숙소에 머물면서 생활해요. 비가 많이 올 땐 어떤 부분이 불편한지, 화장실을 이용할 때 춥진 않은지, 이런 것들을 계속 확인하면서 손님들이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Q. 제주도에서 지역 텃세 때문에 힘들었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당연히 주민들의 텃세가 있죠. 그런데 제주도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제주에는 '괸당'이라고 하는 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어요. 같은 마을이라도 윗동네 아랫동네가 나뉘어 있죠. 괸당은 친척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인데, 혈연관계를 넘어서 지연, 학연을 모두 내포하는 의미예요. 괸당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살아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해요. 그래서 음식점을 가더라도 괸당이 운영하는 집으로 가거나, 무엇을 사더라도 괸당이 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중요해요.

 

Q. 숙박업으로 낯선 사람들이 자주 오면 주민들이 불편해하진 않나요?

 

오히려 조용한 동네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걸 좋아하세요. 동네가 발전하는 느낌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얼마 전에 동네에 카페가 생겼는데, 마을 분들이 지나가는 말로 봉성집 덕분에(?) 생긴 거라며 칭찬해 주셨어요. 그리고 저희 숙소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동네 주민분이 하시는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덕분에 식당 손님이 늘었다고 식당 사장님이 좋아하세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저도 좋고요. 

 

 

Q. 2라운드로 숙박업을 운영하며 내 삶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서울에 살다가 제주도에 오면 친구들이랑 멀리 떨어지게 돼서 외로운 마음이 크게 들어요. 그런데 1박이든, 2박이든 잠시 동안 손님들과 소통하면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특히 어린아이들이 오면 정말 행복해요. 아이들이 오면 번잡스럽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 제주도 숙소 중에서도 노키즈존이 많은데, 저는 아이들의 넘치고 밝은 에너지가 좋아요. 아이들이 저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관광지 안 가고 여기만 있고 싶어 해요. 아이들이 실컷 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한동안 가슴앓이 할 정도로 많은 정을 주고받죠.

이런 점에서 은퇴 후에 적적하고 외로운 분들에게 숙박업을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를 좋아하는 분이면 더더욱 좋고요. 손님들로부터 받는 에너지와 애정이 2라운드를 살아가는 큰 힘이 되거든요.

 

 

봉성집

위치: 제주시 애월읍 봉성로 2길 16-7번지

문의: 010-9833-8578 (오전 9시~오후 9시)

가격: 13만원~19만원 (추가인원 1인당 2만원)

홈페이지: https://blog.naver.com/b-s-zip/221623369968

봉성집엔 두 개의 별채가 있다. 바리스와 구름세메. 바리스는 터키말로 '평화로운' 구름세메는 '미소'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평화로운 미소를 머금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3인 이상이면 바리스를, 혼자나 둘이면 구름세메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Check! 봉성집 성공 포인트 



Point 1.
 웬만한 건 혼자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목공 기술' 터특하기.

Point 2. 손님이 없을 땐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 개선하기.

Point 3. 손님에게 '미리 연락'해 숙소 주변 맛집, 명소, 특이사항 공유하기.

Point 4. 먹음직스러운 아침처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순간 만들어주기.

 

 

 

기획 우성민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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