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규 톱스타 만든 워크맨 탄생 비밀

기사 요약글

장성규를 톱스타로 만든 유튜브 채널 <워크맨>. 담당 PD가 탄생 비화를 공개한다.

기사 내용

 

 

‘세상의 모든 알바를 리뷰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워크맨’은 지난 5월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유튜브 채널에 첫 영상을 업로드한 뒤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7월에 단독 채널로 독립했다. 현재 구독자 수는 335만 명. 출연자 장성규는 ‘선넘규’라는 캐릭터로 예능을 평정했고, ‘에버랜드 편’에 등장한 화제의 인물 ‘윤쭈꾸’는 크리에이터이자 연기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워크맨은 이렇게 10분짜리 유튜브 콘텐츠의 엄청난 파급력을 증명하고 있다. 고동완 PD에게 워크맨 탄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매일 구독자 수를 체크하나?

 

 

처음에는 매일 검색했는데 300만이 넘은 이후로는 후배들한테 가끔 물어만 본다. 요즘은 구독자 수 자체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정도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욕심 같다.

 

 

에피소드 한 편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하다.

 

 

‘워크맨’은 나 포함 PD 셋과 조연출 한 명이 팀을 이뤄 만든다. 작가가 따로 없고 우리끼리 기획하고 촬영 전에 답사를 간다. 성규 형의 사수로 일할 사람과 인터뷰를 하면서 하루 스케줄을 파악하고 힘든 일이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한다. 설정이 없는 그야말로 100% 리얼이기 때문에 촬영 구성안도 따로 없다. 촬영은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고 6시간 정도 찍는다. 주당 한 편씩 업로드하고 있다.

 

 

영상에 담긴 에피소드는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어디까지가 리얼인가?

 

 

사전에 자동차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출연자와 충분히 조율해서 촬영하는 것이 기존 방식이라면, 우리는 사전에 어떤 알바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사전 미팅 때 특정 상황이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그림은 있다. 그럼 성규 형한테 현장에서 ‘저쪽 섹션에서 일해보자’는 정도의 가이드는 준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반응을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 즉흥적인 상황에 따라 대처한다.

 

 

 

 

장성규의 타고난 순발력이나 재능이 큰 몫을 차지하는 건가?

 

 

그렇다. 물론 모든 멘트를 성규 형 혼자서 담당하는 건 아니다. 다행인 건 나와 성규 형의 개그 코드가 정말 잘 맞는다. 내가 ‘이 상황에 이런 말이 나오면 웃기겠는데?’ 하고 그 말을 힌트처럼 툭 던지면, 성규 형이 그걸 센스 있게 캐치하고 자기화해서 말한다. 하지만 성규 형이 본능적으로 뱉는 드립이 더 재미있고 자연스러울 때가 많아서 가급적이면 출연자가 자연스럽게 하는 말을 위주로 편집하는 편이다.

 

 

연출자 입장에서 장성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진지한데 재미있고, 비꼬거나 이른바 선 넘는 멘트를 해도 얄밉지 않다. 욕을 하거나 상사한테 ‘대가리’라고 말해도 웃음으로 승화된다. 그건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무척 예의 바르고 젠틀하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무조건 존댓말을 쓰고, 놀리거나 조금 곤란한 멘트를 한 뒤에는 상대에게 꼭 사과한다. 콘셉트상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알고 대부분은 이해해준다.

 

 

대중에게는 <런닝맨> PD로 먼저 얼굴이 알려졌다. 잘나가는 방송을 그만두고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런닝맨> 조연출을 7년 정도 했는데, 그때는 연출자보다 출연자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그러다 SBS를 나와서 외주 제작사에서 일하는 동안 중국에서 1년 정도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다. 놀랐던 것이 그때 이미 중국 시장은 다 디지털화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집에 TV가 없고,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보는 데 익숙해져 있더라. 그걸 보고 국내 콘텐츠 플랫폼 시장도 곧 저렇게 되겠구나 싶었다. 다녀오자마자 회사에 디지털팀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회사에서 한 달에 100만원 주면서 연습 삼아 만들어보라고 했고, 1년 정도 후배들과 카메라 한 대만 들고 드라마타이즈나 혼자 요리하는 영상 같은 것을 만들었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워크맨의 주요 기조는 진정성과 공감이다. 협찬이나 홍보 때문에 콘텐츠가 훼손되는 건 원치 않는다. 그래서 협찬사의 요청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 회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하. 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이나 알바를 소개하려고 한다. 놀이동산 알바, 술집 알바, 녹즙 배달원처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을 다루는데, 그것이 공감 포인트인 것 같다. 동시에 그 일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도 줘야 하기 때문에 꼭 전달해야 할 내용은 팁 자막으로 넣는다. 힘든데 ‘괜찮아요’ 하는 건 어딘가 TV 예능스럽다고 생각해서 가급적 그 일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키즈 카페 알바를 한 뒤 ‘키즈 카페라 그런지 시급도 애기 눈물만큼 주네요’하는 등 사이다 발언도 통쾌하다.

 

 

어느 정도 의도한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히 ‘이 직업은 이렇습니다’ 하고 스트레이트로 보여주는 것 말고 영상을 통해 풍자를 해보고 싶었다. 실생활에서는 할 수 없는 말이라 대리 만족을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원래 워크맨의 타깃 시청자는 10대에서 20대 초중반인데, 그런 점 때문에 직장인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최근 장성규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계약서를 다시 썼다’고 하면서 워크맨의 수익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예전에 성규 형이 농담처럼 한 달에 20억을 번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사실이라면 아마 방송국들은 다 문 닫고 유튜브에만 전념할 거다. 성규 형이 처음 계약서를 쓸 때는 프리 선언을 하기 전이었다. 아나운서 출연료로는 나름 최고 대우를 해줬는데, 얼마 안 있다가 프리 선언을 했다. 지금은 다시 계약서를 써서 출연료를 올려줬다. 하하. 출연료는 명목상일 뿐, 우리끼리는 돈 얘기를 하지 않는다. 성규 형은 워크맨을 통해 예능인으로서의 캐릭터를 얻었고, 나는 대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고마움이 크다.

 

 

워크맨의 다음 목표가 있다면?

 

 

내년에는 지금의 포맷에 다양한 변화를 줄 계획이다. 살짝 걱정되는 부분은 워크맨이 장성규의 1인 미디어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이를 상쇄할 만한 포맷을 도입하려고 여러 가지를 구상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런닝맨>, <뇌피셜> 등을 만들면서 사수였던 조효진 PD님께 정말 많이 배웠다.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은 바람도 있다. 또 진짜 예능 잘 만드는 디지털 예능팀을 꾸려보고 싶다. 디지털 웹 예능을 대표하는 PD는 아직 없는데, 더 열심히 해서 ‘고동완이 만드는 건 무조건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다.

 

 

기획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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